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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십결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열 가지 비책
마수취안 지음, 이지은 옮김 / 이다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위기십결(圍棋十訣), 당나라 현종 때 바둑의 명수 왕적신이 바둑을 둘 때 명심해야 할 열 가지 지침을 이야기 한다고 한다. 여기서 위기(圍棋)는 바둑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사실 책을 받아 보고서야 위기라는 것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 본 것이다. 중국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을 담은 책이라고 해서 중국의 이야기와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무언가 깊은 말을 전해 줄 것 같은 느낌에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원래 제목은 人生攻守進退智慧書 라고 한다. 한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있는 그대로 읽으면 인생을 살면서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를 말하는 지혜를 주는 책이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책에는 저자의 말이 없고 그냥 들어가는 말만 있어서 이 책이 왜 위기십결이라는 제목으로 탄생하였는지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작은 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느낌이다.
요즘 인생을 바둑에 비유하는 말들이 유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한 만화가의 작품이 드라마로 방영이 되면서 바둑에 관한 용어도 많이 들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아내기도 하는 것 같다. 아주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바둑을 배우면서 어른들로부터 인생의 한 판을 이 바둑판에 담아 둔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잠깐의 방심 또는 무모한 한 수가 가져오는 결과는 처참하기 때문이다. 바둑은 다시 두면 그만이지만 인생을 다시살기는 어려우니 바둑에서 인생을 배우라는 말씀이었던 것 같다. 장기와 달리 바둑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서 판을 모두 채워야만 끝나는 경기이다 보니 인생을 어떻게 채우는가에 대한 교훈을 담아 놓았다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왕적신의 위기십결은 이 책의 목차 열 개와 다르지 않다. 첫 장이 이기려면 이기기를 탐하지 말라 로 시작한다. 역설적이게도 이겨야 하는 게임에서 이기기를 탐하지 말라 로 시작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실천이 없는 말의 공허함, 한 순간의 분노가 가져온 아쉬운 결과, 작은 것을 탐하는 소인배의 행동, 등을 역사의 한 장면과 함께 설명한다. 너무 목표에 집착하다 보면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하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간절함이 지나치면 여유로움이 없어지고 여유로움이 없어지면 조급해지고 조급해 지다 보면 말이 앞서게 되며 말이 앞서다 보면 작은 것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하면 맞지 않을까?
경계에 들어갈 때 완만하게 하라는 두 번째 장에서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면 찬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임을 기억해야 한다. 즉 적의 경계를 들어갈 때 완만하게 하라는 의미는 결국 세상을 살아가면서 매서운 채찍이 아닌 따뜻한 당근을 주면서 자신의 것을 취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왕연 스스로는 무능함을 보였지만 세상은 그를 그렇게 보지 않았던 것은 매서운 공격은 상대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더 단단하게 뭉쳐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지만 느슨함이 있는 접근은 매서움 보다 더 무서운 칼날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어떤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정당화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 모두 자리 잡을 수 없다. 또한 잘못을 고치기는 더더욱 어렵다. - Page 149
3장의 공고피아에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바라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을 올바른 가치관 속에 담아두며 정진할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무언가를 결정하고 나아가기 전에 자신의 상태와 현실을 잘 바라보고 자신이 하는 일이 정당하고 의미 있는 일인가를 돌아보라는 말로 받아들이게 된다.
책은 이렇게 바둑의 열 가지 교훈을 담아 인생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사 속에 이 교훈을 되 뇌일 만한 사건들을 끄집어내면서 그 내용과 십훈과 연결시켜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분량의 책을 이야기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와 조금은 지루할 수 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단락별로 끊어져 있어 내용의 연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상황이기는 하지만 같은 결론을 끌어내는 부분도 있다.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건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며 역사적 부분에 설명이 가미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성현들의 지침과 가르침이 있다. 하지만 그 것을 실천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은 항상 자신의 몫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목적이 분명하고 도덕적 가치관에 위배되지 않으며 남을 희생하지 않고 자신의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면 최고의 지침이 아닐까?
육손이 관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육손이 잘한 일일까? 관우가 교만해서일까?
육손은 사람을 시켜 관우에게 서한을 보냈다.
“장군의 존함은 온 천하가 알고 있으니, 그 공로를 누가 감히 비교하려 들겠습니까. -중략- 앞으로 장군의 가르침을 따를 터이니 이런 저를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관우는 육손의 서한을 읽고 매우 뿌듯했다. -중략- 얼마 뒤에 관우를 급습한 그는 형주를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관우의 목까지 벴다. - Page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