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라도 내려놓아라 - 몸과 마음이 분주한 현대인에게 전하는 일상의 소중함 Art of Lving_인생의 기술 5
뤄위밍 지음, 나진희 옮김, 김준연 감수 / 아날로그(글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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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구나, 무언가에 쫓기면서 사는 것은 아니라고 아무리 위안을 해 보아도 나는 나도 모르게 평상심이라는 것에서 멀어져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배고픈데 끼니를 걸러 가면서 일을 해야 하고, 잠을 줄여가면서 무언가를 해야만 하고, 때로는 자고 싶은데 잠을 잘 수 없는 것이 아마도 평상심에서 멀어져 있는 내 모습의 대표적인 것 같다.

 

마음을 다스리는 글을 여러 번 접하였지만 이 책은 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작가가 중국인 인 것을 예상하고 이력을 확인해 보면 추측이 가능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평상심의 사상은 선종의 사상을 근간으로 한다. 사람들의 마음에 평상심을 들이우고 그 평상심을 찾아가는 길에 중국에서 표현된 시와 그 해설을 주로 담아내고 있다. 시를 해석하면서 배경을 설명하고 그 설명을 읽고 있다 보면 스스로 내려놓음의 길을 가고 있음을 알 게 한다. 평상심이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 많이 강조되고 있고 그 마음을 유지하고 찾아가는 시의 구절과 해설이 있어 좋다고 해야 하나, 공부도 되면서 위안도 받는 다고해야 하나 그런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이 된다.

 

평상심(平常心)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달이 뜬다.

여름에는 산들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흰 눈이 내린다.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인생의 좋은 시절이라네. (Page21)

 

시가 주는 의미를 해석하고 선종의 사상을 생각하며 자연의 그것을 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무래도 이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이 될 것 같다.

사실 많은 시와 시를 해설해주는 저자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선종의 사상과 시의 의미를 이해하기란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다른 현상에도 같은 말을 하고 무언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으면서도 있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가 때로는 깊은 의미가 담긴 일상의 용어로 그렇게 표현이 되어서 말이다.

 

차 한 잔 마시게라고 상대방에게 말하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 차를 마시라 하고, 다시 방문한 사람에게도 차를 마시라하고, 그 사유가 궁금한 사람에게도 차를 마시라 하는 말을 하는 조주의 말에 의미는 무엇일까? 감원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는 이 한 마디 조주의 말에 저자는 차의 기원과 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는다. 그리고 차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본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그 의미를 궁금해 하였을 것이다. 그리곤 이런 시를 남긴다.

 

만나면 물어본 뒤 내력을 알고는

친소를 가리지 않고 바로 차만 주었네.

돌이켜 생각하니 끊임없이 왕래한 자들이여

바쁜 중에 뉘라서 차 항아리에 가득한 꽃향기를 알았으리. (Page 200)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자꾸 자꾸 읽어 본 대목이다. 다른 상황에 다른 사람에게 그리곤 전혀 다른 시간에도 그렇게 말한다. “차 한 잔 마시게무엇일까? 그가 준 차 한 잔에 꽃향기 가득함을 느끼고 심취한 사람이 있었을까? 그렇게 후대의 시는 그의 마음을 표현하고 선종의 사상을 이야기 하려 한다. 그러니 읽고 고민하기는 쉽지 않지만 읽고 나면 정갈해 지는 느낌 혹은 잘못 이해하면 머리가 더 복잡해 질 수도 있지만 말이다.

 

중국의 선에 대한 사상과 그리고 그 선을 표현한 시가 잘 어울려 있는 책이다. 그렇게 편집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좀 까다로운 부분은 저자의 해설이 있어서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제목처럼 읽고 있다 보면 좀 아등바등 사는 것이 부질없는 일일 수도 있고 때론 쓸 데 없는 상념에 자신을 놓치며 사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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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집 예찬
김병종 지음, 김남식 사진 / 열림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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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층 모두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가끔 화장실에 앉아서 그런 생각을 한다. 같은 위치 위아래를 상상해 보면 영 개운치 않다. 별로 좋을 것 없을 것 같은 이런 구조의 집들이 이젠 보편화 되어 있고 편리하다는 미명하에 부의 상징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투자 수단이 되기도 한다. 힘들게 벌어 모은 논의 대부분을 한 집에 쏟아 붓고는 절절 메며 살아가기도 하고 신조어를 생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집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을까? 그리고 정말 편안한 것일까? 집이란 정말 어떤 곳이어야 하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할까? 우리 몸이 기억하는 집의 편안함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집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는 집이다. 숨소리와 말소리가 스며 있는 집, 체온이 어리고 세월이 녹아드는 집, 빗소리와 바람 소리를 듣는 집, 해가 뜨고 석양이 지는 것이 바라보이는 집, 시간이 고이는 집, 창호에 어리는 댓잎과 하늘하늘 지는 꽃 그림자를 볼 수 있는 집, 아아, 이것이 집이다. -Page 63

 

저자는 우연히 생긴 토담집의 이야기부터 시작을 하여 그 집에 얽힌 사람들과 집의 풍경 그리고 그 집을 다시 나무집으로 짓기까지의 이야기를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얽어서 하고 있다. 저자는 우연히 생기게 된 집에서 사람이 사는 집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 집을 만들어 간다. 한옥이 가지는 불편함 보다는 그 불편함에 익숙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익숙함이 시간을 가져다주며 그 시간은 자신에게 여유와 행복을 주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위층이나 아래층이나 같은 구조로 살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이야기와는 새삼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나무집이라고 그냥 지으면 되는 건줄 알았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참으로 많은 것을 고려하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걸 알게 된다. 그리고 한옥은 한번 지으면 다시 옮겨도 될 만큼 튼튼한 나무를 이용하는 것인지 요즘의 한옥은 대부분 옮겨 짓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오래된 한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 아파트도 그렇게 할 수 있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건 안다. 한옥은 그렇게 할 수 있나 보다.

 

절반은 저자의 집짓는 이야기 절반은 그 집의 풍경과 작가의 여유로운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이다. 사진과 글이 잘 어울리며 저자의 글 역시 마음에 와 닿는다. 시골에 대한 향수가 아니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의 좋은 것을 느끼게 하는 나무집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어린 시절 몸이 기억하는 그 것에 대한 향수 일 거라는 저자의 한 줄이 생각이 난다.

 

예쁘게 꾸며진 한옥의 멋스러움 속에서 살기에는 너무 편한 것에 익숙해 져 있음을 안다. 그리고 지금 세상에서 한옥에 대한 예찬이 사람들에게 많이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생활 방식을 충분히 현대의 생활 방식과 잘 융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저자처럼 미술적 감각을 꼭 찾아서 예술 작품을 만들 듯이 집을 지어 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어른들에게는 아파트 보다 단독을 선호 하듯이 우리도 우리 몸이 기억하는 흙의 냄새에 더 가까운 곳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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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하지 마라 - 한의사이자 자연의학 전문가가 말하는 ‘외모의 비밀’
이경원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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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고 행복하게 사는 일이 쉽지 않은 세상이다. 모두가 평생을 같이할 파트너를 찾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하고 혹은 힘든 결정을 하곤 하기도 한다. 만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기는 더 어려운 일인 것인데 그런 결정을 하고자 할 만큼 큰 결함이 있었다는 것은 처음부터 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나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상대를 완전하게 겪어 본 다음에 결혼을 하고 싶지만 꼭 그렇다고 실제의 모습을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상대에게 자신을 노출하지도 않는 것이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 아마도 연애 관련된 지침 같은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상처받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들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지만 통계적인 적용 방법을 많이 차용하고 있으니 확률적으로 실패할 경우가 적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한의사로 체형과 체질에 따른 성격을 유추하고 서로 비슷한 유형이 만나기를 권한다. 비슷한 식습관과 생활유형을 가진 사람이 만나면 상대적으로 어긋날 확률이 적어질 것이니 결혼생활을 하는 데 즐거울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체질을 구분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니 조심해야 하고 외형적 구분을 보면서 유추해 내는 것이 관건이라 할 것 같다. 초반의 이야기는 체질에 관한 이야기이니 한의사의 전문 영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고 후반 부에 나오는 이야기는 어른들이 결혼적령기가 되면 해주던 이야기들이다. 운전 습관에 관한 이야기 먹는 습관에 관한 이야기로 추정하는 상대의 성격 등 젊은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좀 식상한 이야기이고 삶을 살다보면 꼭 그런 것 만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꼭 맞는 맞춤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람이 틀에 의해 구분되고 결정지어지고 그 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실패하기도 하고 자신의 사랑을 금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더라도 배려와 서로에 대한 존경이 있다면 그 커플은 깨지지 않은 것이다. 어떤 체질이던 어떤 상황이든 절대로 서로에게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떤 틀에서 상대를 유추하는 일은 신이 아닌 이상 어렵지 않을까?

 

책을 다 읽고 나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나와 내 아내와의 체질은 어떤가? 전혀 다른 체질이다. 여름에는 살이 닿는 것도 실어할 정도인 아내와 찌는 여름에도 일불을 덮고 자야하는 나, 마른 체형의 아내와 풍만한 배를 자랑하는 나, 전혀 체질 적으로는 맞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살아가는 데 크게 불편함은 없다.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고 서로의 생활 방식을 변화 시키려 하지 않으면서 살고 있다. 즉 선입관에 쌓이는 것 보다는 진짜 사람들을 경험하고 배려하고 존경심 있고 서로를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이 아닐까? 첫눈에 반하더라도 그 것만 지키면 좋지 않을까?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정도 같이 헤쳐 나가지 못할 정도로 철부지 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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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십결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열 가지 비책
마수취안 지음, 이지은 옮김 / 이다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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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십결(圍棋十訣), 당나라 현종 때 바둑의 명수 왕적신이 바둑을 둘 때 명심해야 할 열 가지 지침을 이야기 한다고 한다. 여기서 위기(圍棋)는 바둑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사실 책을 받아 보고서야 위기라는 것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 본 것이다. 중국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을 담은 책이라고 해서 중국의 이야기와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무언가 깊은 말을 전해 줄 것 같은 느낌에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원래 제목은 人生攻守進退智慧書 라고 한다. 한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있는 그대로 읽으면 인생을 살면서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를 말하는 지혜를 주는 책이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책에는 저자의 말이 없고 그냥 들어가는 말만 있어서 이 책이 왜 위기십결이라는 제목으로 탄생하였는지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작은 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느낌이다.

 

요즘 인생을 바둑에 비유하는 말들이 유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한 만화가의 작품이 드라마로 방영이 되면서 바둑에 관한 용어도 많이 들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아내기도 하는 것 같다. 아주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바둑을 배우면서 어른들로부터 인생의 한 판을 이 바둑판에 담아 둔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잠깐의 방심 또는 무모한 한 수가 가져오는 결과는 처참하기 때문이다. 바둑은 다시 두면 그만이지만 인생을 다시살기는 어려우니 바둑에서 인생을 배우라는 말씀이었던 것 같다. 장기와 달리 바둑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서 판을 모두 채워야만 끝나는 경기이다 보니 인생을 어떻게 채우는가에 대한 교훈을 담아 놓았다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왕적신의 위기십결은 이 책의 목차 열 개와 다르지 않다. 첫 장이 이기려면 이기기를 탐하지 말라 로 시작한다. 역설적이게도 이겨야 하는 게임에서 이기기를 탐하지 말라 로 시작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실천이 없는 말의 공허함, 한 순간의 분노가 가져온 아쉬운 결과, 작은 것을 탐하는 소인배의 행동, 등을 역사의 한 장면과 함께 설명한다. 너무 목표에 집착하다 보면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하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간절함이 지나치면 여유로움이 없어지고 여유로움이 없어지면 조급해지고 조급해 지다 보면 말이 앞서게 되며 말이 앞서다 보면 작은 것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하면 맞지 않을까?

 

경계에 들어갈 때 완만하게 하라는 두 번째 장에서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면 찬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임을 기억해야 한다. 즉 적의 경계를 들어갈 때 완만하게 하라는 의미는 결국 세상을 살아가면서 매서운 채찍이 아닌 따뜻한 당근을 주면서 자신의 것을 취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왕연 스스로는 무능함을 보였지만 세상은 그를 그렇게 보지 않았던 것은 매서운 공격은 상대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더 단단하게 뭉쳐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지만 느슨함이 있는 접근은 매서움 보다 더 무서운 칼날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어떤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정당화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 모두 자리 잡을 수 없다. 또한 잘못을 고치기는 더더욱 어렵다. - Page 149

 

3장의 공고피아에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바라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을 올바른 가치관 속에 담아두며 정진할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무언가를 결정하고 나아가기 전에 자신의 상태와 현실을 잘 바라보고 자신이 하는 일이 정당하고 의미 있는 일인가를 돌아보라는 말로 받아들이게 된다.

 

책은 이렇게 바둑의 열 가지 교훈을 담아 인생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사 속에 이 교훈을 되 뇌일 만한 사건들을 끄집어내면서 그 내용과 십훈과 연결시켜 이야기 하고 있다. 많은 분량의 책을 이야기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와 조금은 지루할 수 있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단락별로 끊어져 있어 내용의 연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상황이기는 하지만 같은 결론을 끌어내는 부분도 있다.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건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며 역사적 부분에 설명이 가미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성현들의 지침과 가르침이 있다. 하지만 그 것을 실천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은 항상 자신의 몫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목적이 분명하고 도덕적 가치관에 위배되지 않으며 남을 희생하지 않고 자신의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면 최고의 지침이 아닐까?

 

육손이 관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육손이 잘한 일일까? 관우가 교만해서일까?

 

육손은 사람을 시켜 관우에게 서한을 보냈다.

장군의 존함은 온 천하가 알고 있으니, 그 공로를 누가 감히 비교하려 들겠습니까. -중략- 앞으로 장군의 가르침을 따를 터이니 이런 저를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관우는 육손의 서한을 읽고 매우 뿌듯했다. -중략- 얼마 뒤에 관우를 급습한 그는 형주를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관우의 목까지 벴다. - Page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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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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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짧고 간결하고 흥미롭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을 들이면 영화 한 편 보는 것 이상의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연극 대본에 지문만 있는 듯 한 문체와 대화가 나오지 않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지만 한 쌍의 남녀 이야기이다. 먹을 것이 항상 등장하고 그들의 행동을 위주로 묘사하고 있다. 극도로 간결한 행동에 대한 묘사와 그 속에서 두 주인공 엘렌과 로익의 심리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든다. 어쩌면 그 구조가 얇은 책임에도 두꺼운 소설을 읽었을 때 보다 더 많은 느낌을 주는 것은 아마도 독자에게 선물한 상상의 시간을 가미했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인 엠마뉘엘 베르네임은 이와 같은 100쪽 남짓의 소설을 다섯 편을 발표했다고 한다. 다른 책을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형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도로 절제된 관찰자 입장에서의 행동의 묘사를 축으로 한 소설 말이다.

 

남녀 두 주인공은 식사를 매개로 사건을 만들어 간다. 밋밋할 것 같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열 번의 식사는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과 식사 약속이 어긋난 이후의 남과 여의 행동 그리고 같이 식사한 이후의 행동과 상상이 절묘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이 행동을 작가는 치밀하게 관찰하고 그 행동에 독자의 생각을 가미 시킨다. 그리곤 상상을 하게 만들어 흥미를 유발하고 다음 행동은 왜? 라는 질문을 하지만 작가는 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곤 암시적 행동을 담아 두어 다시 상상하게 만든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로익의 행동은 그간 엘렌을 만나면서 스스로 해왔던 의심과 밀고 당기는 행동의 종지부를 찍었음을 암시한다.

 

남자인 로익은 끊임없이 엘렌을 의심하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상상하고 증명하려 하지만 엘렌은 자신이 알고 있는 보통의 여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여자인 엘렌은 로익에게 표현하지 않지만 그를 만날 때면 약간의 들뜬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그 장면을 작가는 간결한 행동으로 묘사한다. 남자인 내가 볼 때는 아마도 누군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 이전에 가지는 호감의 표현을 적절하게 표현한 부분이라고 해석한다. 열 번의 식사가 만들어 준 그들만의 추억은 아마도 해피엔딩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물론 작가는 마지막 역시 독자의 몫으로 돌려놓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결말은 그렇게 감지된다. 너무 낙관적인가? 아니 소설의 전반을 끌어가는 로익의 행동 역시 엘렌에게 분명 호감이 있었음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이한 소설을 만났고, 짧은 만큼 시간을 오래 들이지는 않았지만 혼자서 많은 것을 상상하고 심리상태를 유추해 보고 왜? 이런 행동을 하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은 고민을 해본 것 같다. 그럼에도 남녀 간의 관계가 깨질까? 이루어질까? 하는 질문은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게 할 만큼 긴장감도 가지고 있다. 단순한 질문이지만 이 물음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작가의 능력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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