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래된 서류 봉투 속에 담겨 있던 오벤바흐의 미 출간 친필악보가 어느 날 우연히 생방송 도중에 한 노인에게 전달이 된다. 자신이 유대인이었다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아니 의도적으로 자신의 그런 출생에 대한 기억을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기억 때문에 지우고 싶었던 한 노인에게 이 악보가 전달되면서 모든 사람들의 이목은 재산에 관심이 쏠린다. 무슨 재산 이 악보가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재산권에 관심이 쏠린다. 어떻게 해서든 그 저작권을 소유하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의 탐욕에 시선이 쏠린다. 그런데 작가는 그 이야기를 갑자기 독일에서 벌어진 마인강 위의 선상 레스토랑의 살인사건으로 가져온다. 잔인하게 살해된 다섯명의 시체를 따라가는 마탈러 형사의 행적을 쫒아가다 보면 다시 친필악보를 건네받은 호프만이라는 노인과 연관을 가지게 된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사건의 연관관계를 어떻게 풀어 가는가는 작가의 글을 끌어가는 힘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이 악보가 가진 가치보다 그 것을 세상에 나오기를 거부하고 방해하는 사람들의 음모와 행동 속에서 세상의 추악한 모습 그리고 그 것을 기록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대한 경이로움을 생각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작가는 글을 끌어가는 힘을 어디에 두었을까? 처음에는 악보가 가진 가치에 대하여 그 관심으로 독자들의 시선과 생각을 풀어낸다. 그 중심에는 기자인 발레리가 있다. 그가 호프만이라는 노인의 대리인으로 독일에 들어가는 것에서 그의 행적은 사라진다. 아니 이야기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 아주 느닷없이 그가 감금 되어 있음을 알린다. 그 것도 선상의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마탈러의 행적 사이사이에 정말 뜬금없이 발레리의 감금된 상황이 반 페이지에서 한 페이지 정도로 표현이 된다. 마탈러의 추적 상황이 지루해 질 때쯤 등장하는 발레리의 모습은 다시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다. 나 같은 경우는 마탈러의 행적 보다는 발레리의 생사가 더 궁금했으니 말이다. 결국 마탈러의 추적과 발레리의 감금 상황이 동일 사건의 연장선임이 밝혀지지만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결과를 알고 나서는 이 시대의 거의 마지막에 나올 수 있는 소설임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았다는 것은 작가나 번역이나 즐거움을 줄 정도의 내용과 글이었다고 생각한다.

 

얀 제거느는 추리소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관점 즉 독자의 시선을 다른 쪽에 돌려놓았다가 자신이 의도하는 곳으로 끌어 들이는 주 전개의 요소가 잘 구성되어 있는 작가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사이에 등장인물들의 생활상과 감정의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작게나마 마탈러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행적을 공연히 의심하고 다시 한 번 범인의 선상에 잠깐 올려놓게 하지만 그 것 보다는 마탈러 개인의 일상과 감정의 변화를 묘사라는 것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과론 적이지만 큰 뼈대를 잘 갖춘 상황에서 개별적인 섬세한 감정 묘사가 더해 져 있다고 해야 한다고 할까 아마도 이 책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구성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냥 재미있다는 말이 가장 먼저 나왔지만 그 재미의 요소가 어디에 있었나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도 지루하지 않은 일이라 한 번쯤 짚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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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자님, 좋은 토요일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