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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하지 마라 - 한의사이자 자연의학 전문가가 말하는 ‘외모의 비밀’
이경원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사람을 만나고 행복하게 사는 일이 쉽지 않은 세상이다. 모두가 평생을 같이할 파트너를 찾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하고 혹은 힘든 결정을 하곤 하기도 한다. 만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기는 더 어려운 일인 것인데 그런 결정을 하고자 할 만큼 큰 결함이 있었다는 것은 처음부터 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나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상대를 완전하게 겪어 본 다음에 결혼을 하고 싶지만 꼭 그렇다고 실제의 모습을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상대에게 자신을 노출하지도 않는 것이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 아마도 연애 관련된 지침 같은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상처받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들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지만 통계적인 적용 방법을 많이 차용하고 있으니 확률적으로 실패할 경우가 적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한의사로 체형과 체질에 따른 성격을 유추하고 서로 비슷한 유형이 만나기를 권한다. 비슷한 식습관과 생활유형을 가진 사람이 만나면 상대적으로 어긋날 확률이 적어질 것이니 결혼생활을 하는 데 즐거울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체질을 구분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니 조심해야 하고 외형적 구분을 보면서 유추해 내는 것이 관건이라 할 것 같다. 초반의 이야기는 체질에 관한 이야기이니 한의사의 전문 영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고 후반 부에 나오는 이야기는 어른들이 결혼적령기가 되면 해주던 이야기들이다. 운전 습관에 관한 이야기 먹는 습관에 관한 이야기로 추정하는 상대의 성격 등 젊은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좀 식상한 이야기이고 삶을 살다보면 꼭 그런 것 만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꼭 맞는 맞춤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람이 틀에 의해 구분되고 결정지어지고 그 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실패하기도 하고 자신의 사랑을 금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더라도 배려와 서로에 대한 존경이 있다면 그 커플은 깨지지 않은 것이다. 어떤 체질이던 어떤 상황이든 절대로 서로에게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떤 틀에서 상대를 유추하는 일은 신이 아닌 이상 어렵지 않을까?
책을 다 읽고 나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나와 내 아내와의 체질은 어떤가? 전혀 다른 체질이다. 여름에는 살이 닿는 것도 실어할 정도인 아내와 찌는 여름에도 일불을 덮고 자야하는 나, 마른 체형의 아내와 풍만한 배를 자랑하는 나, 전혀 체질 적으로는 맞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살아가는 데 크게 불편함은 없다.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고 서로의 생활 방식을 변화 시키려 하지 않으면서 살고 있다. 즉 선입관에 쌓이는 것 보다는 진짜 사람들을 경험하고 배려하고 존경심 있고 서로를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이 아닐까? 첫눈에 반하더라도 그 것만 지키면 좋지 않을까?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정도 같이 헤쳐 나가지 못할 정도로 철부지 들이 아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