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우리 젊은 날 복각판 세트 - 전3권 - 응답하라1988 그 시집 - 1988년 전국 대학가 익명, 낙서, 서클 시 모음집 슬픈 우리 젊은 날 복각판
사회와 문학을 생각하는 모임 엮음 / 스타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젊었던 시절이 그리워진다는 것은 현실이 퍽퍽하다는 의미임에도 옛날을 그린 드라마를 보고 그 시절의 글들을 다시 본다는 것이 어쩌면 서글픈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그 시절 끝자락에 선배들의 책을 돌려 보면서 얼핏 보았던 그 책이 다시 복간 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움 반, 그 시절 내가 고민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다시 책을 잡아봅니다. 드라마의 한 여인의 손에 들려 있던 그 책이 같은 모습으로 제 손에 들려 있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 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때의 고민도 떠오릅니다.

 

8시간 일하고 8시간 데이트도하고 책을 읽으며 나머지 8시간은 푹 쉬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지금은 무엇을 위한 투쟁인지도 모를 투쟁을 하였던 그 시간에 그런 고민을 하던 사람들은 대학생이었습니다. 그 시절에 대학생은 그 이전 시대의 대학생 보다는 덜 하지만 그래도 선택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이 고민하던 사람들은 산업현장의 현장 노동자를 말하는 것 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참 어른이 된 지금에도 이들의 삶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냥 고민하고 위장취업하고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참 고민을 하게 만드는 한 구절이었습니다. 저도 지금 8시간을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 소박한 꿈을 이루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른 시대의 젊은 사람들과 같이 미래를 걱정하고 술로 담배로 때로는 데모현장으로 때로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으로 그리고 현실에 대한 걱정으로 그렇게 글들을 이어갑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50대 중년의 나이겠지요. 현실을 살면서 사람들이 이때의 생각을 곧게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요? 당시 명문대 써클 주변의 술집 카페에서 이 글을 적은 사람들은 아마도 사회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이 생각들을 실천하면서 살았을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현실에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간 지난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을까요?

 

저는 이 책장을 넘기면서 많은 것을 잊고 살았음에 부끄러웠습니다. 지금도 만나는 그 때의 친구들을 보면서 지금은 당시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보다 아이들, 그리고 집, 그리고 직장 혹은 건강이야기를 하면서 아마도 나에 대한 것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도 그 때가 좋았던 것은 젊었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슬프다는 제목과 역설적이게도 그 때는 젊어서 좋았던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나누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었던 것 같고, 정치에도 이데올로기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고 있네요. 다시 그런 고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오래전의 젊은 이였던 지금의 중년들에게 삶의 무게를 떨치며 나눌 수 있는 그런 생각의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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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17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팔 효과가 대단하군요. 이 책까지 다시 나올거라 생각 못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