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북 TEST BOOK - 나도 몰랐던 진짜 나를 찾아가는 심리 지도
미카엘 크로게루스 외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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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왼손으로 처음 만졌는지? 오른손인지 아직 안 만졌는지? 이런 것으로도 나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책 띠지에 붙어 있는 질문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세상에서 가장 잘 알 것 같지만 제일 모르는 것이 자기 자신이라나? 아마도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왜냐고? 내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나도 나를 좀 알았으면 하는 생각에 말이다. 이런 생각은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정형화 시키고 성향을 모둠으로 모아 놓기를 좋아하고 하나의 범주로 인정하여 분류하기를 생각해 낸 것이다. 그래서 질문과 행동 그리고 그 속에서 성향을 찾아가는 보편화를 추진하였다.

 

하나의 질문이 나와 성향을 찾아가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나 단순하게 정의 되는 것이 아님을 알지만 많은 사람들의 성향 속에서 나는 어떤 범주의 사람인가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이 책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은 별것 아닌 것에 대한 아주 사소한 궁금증도 확인을 시켜 준다. 어떤 부분인가 하면 나는 힘이 센가? 하는 질문에 어떤 테스트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보편적인 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잠깐 고민해 보면 힘을 어떻게 책을 통해서 측정을 하지? 간단하다. 책은 푸시업을 시킨다. 그리고 각 나이별로 좋고 나쁨 탁월함을 구분한다. 정신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질문이 우리에게 주는 결과물에 대한 값이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나는 이런 것이 왜 궁금할까? 어떤 범주에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소속감을 가지길 원하는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 그것이 이 책을 잡은 호기심일 수 있다. 나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사교적인 성향은 이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것을 정형화 하지 못하고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보편화 시켜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무리를 짓고 싶어 하는 성향의 일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책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질문도 있고, 주변인이 필요한 테스트도 있다. 그리고 분석이 잘 맞는다 아니다 는 개인적인 성향이니 더 언급하기는 힘들 것 같고, 하지만 한 가지 무척 재미있다. 나는 미쳤는가? 라는 질문에 어떤 텍스트가 따라올까? 그리고 더 재미있는 질문은 나는 사람인가? 이다. 어떤 텍스트로 질문하고 판별할까? 이 책이 재미있고 웃음을 가져다주는 이유이다. 혹시 이 책을 읽게 되면 정상범주와 사람인 범주에 다 속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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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박웅현.TBWA 주니어보드와 망치.TBWA 0팀 지음 / 열린책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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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그래 나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다. 한 번 욱하면 무섭거든.

이건 좋은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책 제목이 왜 하필 폭탄일까? 부제를 열심히 들여다보면 나오네. 창의력 폭발?? 응 그런 내용이 군 화가 나서 폭발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고 긍정적인 의미의 그렇지 책을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서야 쓰겠어. 제목에 대한 수다는 그렇고 박웅현의 책을 주로 읽어 본 경험으로는 그이 사고방식의 논리의 주제는 언제나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사람이 중심이었다. 아니 자신이 중심이었다고 해야 하나? 우연히 접하게 된 그의 책에서 광고에 대한 이야기와 그 한 줄을 위해 몇 날 며칠을 고생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그 과정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도 있었다. ‘우리 심심한 데 회의나 할까?’ 제 기억으로는 책 제목이 이렇다. 박웅현의 주변인들은 꼭 무언가를 기록으로 남긴다. 그이 딸, 그리고 같이 일하는 동료 후배들, 그리고 이번에는 그의 회사에서 대학생들에게 창의력에 관한 일종의 강의인 망치라는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들까지...

 

이 책의 이야기는 마지막 그 대학생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대중과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때로는 조금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황당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바라보는 시각이 지금의 젊은 사람들의 신선하고 날카로운 시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주제로 가장 적합한 것이 무엇일까? 지금부터 고민을 해본다. 지금은 내가 누군가에게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그리곤 어떤 형식으로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리고 어떤 공감을 전달해 줄 것인가? 메시지는 무엇인가 고민해본다 나의 이야기에 긍정을 원하는 가? 아니면 단지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한가? 그리고 그 속에 몰입을 할 수 있는 기술은 말투 혹은 행동 혹은 슬라이드로 할까?

 

아마도 이 책에 나온 대학생들이 맨토의 지도를 받으면서 고민했을 내용들이다. 평범한 나의 인생경험 (대학생이라 많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은 X)에서 이들이 선택한 주제를 가지고 7분이 조금 되지 않는 시간동안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공감을 끌어내는 일을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이는 노래로 발표한다. 주제는 내가 혼자 머리를 깍 게 된 이유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워 노래를 발표에 끌고 들어와서 사람들에게 신선한 몰입감과 내용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시골의 출신의 한 학생은 울먹이는 말투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그 말투는 철학적 질문이 주제로 담겨 더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대충 버리는 휴지를 쓰레기를 유심히 바라보고 그 것을 몬스터에 비유한 한 학생의 아이디어는 그가 만들어낸 몬스터의 세심한 디테일과 행동양식이 사람들로부터 멋진 박수를 받아낸다. 지금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너도하니까’, ‘안보이겠지’, ‘나는모르오이 세 몬스터는 쓰레기를 무심코 버려야 할 때마다 웃으면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들의 모든 이야기는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 찾아보니 책을 낸 것은 21기고 22기도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 했나 보다. 이동 간에 잠깐 잠깐 동영상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깊이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프로 같지 않은 프로가 되어 가는 모습이 멋지게 느껴진다. 그리고 박웅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재미 혹은 관심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조금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것은 남들과 공유하는 것에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과 말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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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링 : 이미테이션 게임
앤드루 호지스 지음, 박정일 옮김 / 해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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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이 가능한 수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것에 대해 고민하고 증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핸드폰에서 그의 흔적을 계속 보고 있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지금 이 자판을 두드리는 곳 어딘가에서 아니 지금은 많이 사라진 형태이기는 하지만 하여튼 인류는 이 사람의 많은 연구 업적을 근거로 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냐고요? 바로 앨런 튜링입니다. 최근 영화가 개봉이 되어서 그런지 이 사람의 이야기는 새롭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사람에 대하여 알게 된 것은 에니그마라는 암호체계입니다. 어떤 철자를 입력하면 규칙과 조합에 따라 다른 철자가 나오게 되어있는 형식의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함호 체계입니다. 예를 들어 I를 입력하면 X가 나오는 형식 말입니다. 이 암호의 체계는 매일 바뀌는 형태였다고 합니다. 매일 바뀌는 암호의 내용을 해독하고 찾아내는 것에 일조를 한 인물이 바로 엘런 튜링이라는 사람입니다. 이 때 저는 에니그마 라는 소설의 원주인공이 앨런 튜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두 가지의 유명한 수사가 따라다닙니다. 하나는 컴퓨터 발명의 시작점을 제시한 사람, 두 번째는 독이든 사과입니다. 이 책에서는 튜링의 컴퓨터 발명의 시초가 될 수 있게 한 그의 논문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세하게 이 이론을 모두 이해 한다는 것은 불가능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튜링의 논문과 편지 그리고 토론에서 이야기 한 것을 종합하여 보면, 사람의 계산법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다 라는 신념을 가지고 튜링은 수학, 과학, 공학 등에 대한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그 것을 기초로 하는 과정에서 에니그마를 해독 할 수 있는 장치도 만들어 내고 말입니다.

 

두 번째는 그의 마지막 일생을 같이한 사과입니다. 그는 천재이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동성애자입니다. 그로 인한 차별과 학대로 인하여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청산가리가 들어 있는 사과를 한 입 물고는 자살을 합니다. 편견이 가져다준 처참한 비극이지요.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최고의 석학이라도 이 부분을 인정해 준다는 것이 힘들었나 봅니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그의 마지막을 같이한 사과는 공식적으로는 해당 회사에서 튜링과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하였지만 아무래도 그 로고가 가진 의미는 튜링과 상관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세계의 역사를 완전히 뒤바꾼 두 개의 사과가 있다. 하나는 아이작 뉴턴의 사과이고, 다른 하나는 앨런 튜링의 사과이다. - Page 156

 

이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앨런 튜링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의 제목은 논리 게임과 비슷한 유형으로 튜링이 창안한 게임이라 합니다. 논리적 질문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 내는 게임인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것 같기도 하고 비슷한 게임을 해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모르니 비교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책이 담은 내용은 튜링의 연구 전반에 관한 흐름을 살펴보며 튜링의 일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튜링의 논문을 해제한 부분은 저에게는 많이 어렵고 읽기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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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근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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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이상하지? 그런데 읽다 보면 자꾸 내가 그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세상에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이 말도 안 되는 세상에 살면서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것일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들어 준다.

 

고집불통에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잡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할아버지, 스스로는 잘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사람을 고용해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사진을 찍어오면 일당 5만원을 주겠다는 전단지를 돌린다. 나는 무명 프리랜서 소설가이다. 통장에 잔고는 바닥이고 말도 안 되는 이 전단지를 보고 찾아가서 무작정 불광천에 돌아다니는 오리 사진을 찍어오는 일을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한 일에서 남자는 자기보다 먼저 이 일을 시작한 여자를 만난다. 둘의 사정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 한 끼 식사를 걱정해야 하는 이 남녀들은 그렇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기 위한 어이없는 일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두 사람도 오만원이라는 일당에 익숙해 질 무렵 노인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리에만 집착하는 이 노인을 보면서 화가 난다. 시키지도 않은 청소를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음식도 해주고 그렇게 셋은 말없이 단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사람의 도리를 하고 지낸다. 큰 사업을 하던 노인은 아들에게 회사를 빼앗기고 화병이 난 것인지,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아들은 아직도 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소설은 이렇게 우화 아닌 우화 같은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나는 이 속에서 말도 되지 않는 일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회사가 무엇인가? 말이 되는 일만 하는 것이 회사인가? 아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그런 의문을 품은 채 월급이라는 일당에 익숙해져 그냥 모른 채 하면서 어긋난 상황을 말하지 않고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가끔 내 생각이 옳다고 주장도 해보지만 결과는 그렇게 신통치 않다. 그래서 침묵한다. 침묵하고 조용히 월급을 기다린다. 그래서 우리는 화가 난다. 화가 난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몸이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상황을 우리는 모른 채 눈감고 있다. 소설 속 노인의 손자도 아는 보다 좋은 해결 방법을 현실에 빠져 있다 보면 누군가의 꼬임에 넘어가 판단력도 흐려져 서로에게 해가 되는 일을 선택하기도 한다. 소설의 두 남녀는 나보다 한 수 위다. 화가 나는 것을 참지 않고 바로 잡으려한다. 가진 건 없지만 힘이 있는 남녀다.

 

어이없는 설정에 처음에는 코웃음을 치다가, 점점 빠져들었다. 나는 오리를 쫓고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사람이다. 아니 회사에 들어가려고 사원증을 목에 걸고 돌아다니는 사람이다. 수많은 오리 중에 정작 그 오리는 어떤 놈인지 모른다. 나는 회사의 생존 원칙에 따라 이익이 찾는 사업을 찾는다. 하지만 어떤 것이 이익이 날지 몰라 이리 저리 방황하며 아이템을 찾는다. 그리곤 화가 난다. 나를 소설에 빠지게 한 이유다. 작가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소설은 이런 면에서 현실과 많이 닮았다. 비웃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어이없는 일에 매달리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정상상태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을 수도 있다. 노인 아들의 꼬임에 빠지지 말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세계문학상 대상, 거짓과 진실의 혼란이라는 홍보 문구는 나에게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의 특이한 이력이나 그 이력을 보지 않고 블라인드 상태로 작품을 선정하였다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어쩌면 그 것이 이 소설에 힘을 더 실어주는 무게감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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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0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제목이 재미있군요. 잠자자님의 서평에 소개된 줄거리를 대충 읽어봤는데 이야기가 황당하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

잠자자 2015-03-04 21:12   좋아요 0 | URL
네 처음에는 저도 조금 황당하였는 데 읽다 보니 현실과 부합되는 부분이 있어서 재미가 있었습니다. 어렵지 않고 당황스러운 이야기임에도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부분이 이 소설의 힘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3-06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에 대한 관심보다 무려 11회차나 된다는 `세계`문학상이라는게 뭔지가 더 궁금하네요.ㅎㅎ 엄청 거창한 이름인데, 이천재, 김만석, 이부길 같은 이름이 떠오르는 작명센스라는 생각도 듭니다.ㅎ

잠자자 2015-03-06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문학상? 그냥 흘렸는데 거창한 이름 이네요
 
모터사이클 세계일주 크레이지 홀리데이 1
정두용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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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이 가진 장점은 온 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숨 쉴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라이딩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가 생애 처음 접하는 공기와 풍경이라면 신선함이 더 짜릿할 것 같습니다. 저자의 무모함이 부럽기도 하고 여행의 끝에서 만난 파랑새와의 인연이 더 궁금해지게 하는 책입니다. 10만 킬로미터를 달려서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평생의 친구와 지금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저자의 일상이 마냥 부럽기만 한 책입니다.

 

누구나 일상의 탈출을 꿈꾸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그리곤 그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엿보죠. 저처럼 말입니다. 버킷리스트에 담겨있는 세계일주 그 것을 실행하기위해 선택한 모터사이클, 면허도 없던 그는 면허부터 시작하여 세계 일주를 기획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는 길에 다른 사람의 길잡이가 되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일정을 기록하고 남겨 놓습니다. 흔한 여행가이드가 아니라 정말 모터사이클로 여행을 기획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남길만한 쿨팁을 전해 줍니다. 그리곤 말합니다. 시작해 보라고 그리고 말합니다. 별거 아니라고.

 

저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소시민이기에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은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용기를 가지기까지는 지금의 반복된 일상이 아닌 다른 일상을 살아야 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경험을 훔쳐봅니다. 그리고 같이 여행을 합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그의 만남 속에 들어가 보고, 부수입을 챙기려는 경찰관과 벌금을 흥정하는 현장으로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아무도 없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비를 맞고 라이딩을 하는 그 모습을 상상하며 빗물에 온 몸이 젖어 보기도 합니다. 책은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로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여행에 동참을 한 것 같습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날씨에 러시아를 횡단하는 그 모습을 상상하기도 해보고 저자가 남긴 사진을 한 참을 들여다보며 먼 산을 바라보고 상큼한 바람을 상상했으니 말입니다.

 

여느 여행 가이드 보다 분량도 많고 꼼꼼합니다. 이동 수단인 모터사이클을 국가와 국가 사이로 이동을 해야 하니 더 많은 사전준비가 필요 했을 수도 있고 정보가 필요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가 철저해도 문제는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그 문제 속에는 어디인지 모를 곳에서 나타난 수퍼맨 같은 현지인들이 있어 여행을 평안하고 아름답게 해줍니다. 다른 여행보다 모터사이클을 수리하고 정비할 수 있는 곳의 정보, 그리고 그린카드라고 하는 2륜차 운행 책임보험에 대한 이야기, 또 까르네라고 하는 관세에 대한 증명서 등을 발급하는 것은 아마도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정보가 아닐까 합니다. 까르네는 물품을 다른 나라로 들여올 때 자신이 사용하고 다시 반출할 것임을 증명하는 서류라고 합니다. 즉 수입에 따른 관세를 내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서류라고 하네요.

 

무엇보다도 멋진 이야기는 마지막 부분에 에필로그에 숨겨 놓았습니다. 볼리비아에서 만난 자신의 평생 반려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혼자서 잘 버티던 저자가 한 여인과의 만남으로 여행이 심드렁해지기 시작합니다.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것이죠. 귀국을 해서 결혼을 하고 지금은 제주에서 또 다른 버킷리스트를 채우고 있다고 하니 여행의 많은 경험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찾지 않았나 싶습니다. 갑자기 궁금해 지내요. 저자는 러시아의 친구들로 받았던 선물을 귀국 전에 사용을 했을까요? 아니면 고이 간직하고 있었을까요? 내가 너무 많이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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