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와 너의 사회과학 - 우리 삶과 세상을 읽기 위한 사회과학 방법론 강의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1년 3월
평점 :
사회과학이라는 것을 접한 적이 있었나? 자연과학은 아겠는데 사회과학의 정의를 내리라면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한창 젊은 시절 사회를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무슨 말인지도 모를 책들을 붙잡고 그 것에 대해 토론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시대가 그래서 그런 것이지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그 것이 사회관점 론에서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렇게 배움의 터를 떠난 시점에서 그 많던 시간들을 떠나보내고 남는 것은 무엇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그저 방관자의 입장에서 시절을 흘러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 아닌 반성의 느낌이랄까?
사회과학이란 단어에 반가웠다. 근 20년이 다 되어가는 그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아니 막연하게 접하였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하여야 할까? 사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부끄러웠다. 치우친 사상논쟁에 아니면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버린 생각의 단편성을 부정할 수 없었던 자신에 대한 초라함이라고 하여야 할 것 같다. 철학에세이였던가? 책을 붙잡고 재미있다 보다는 다들 읽으니까 나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읽었던 이야기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저 읽고 말았던 시절, 내용을 이해하기 보다는 읽었다는 아니 뜻도 모를 단어의 나열을 지겨움을 이겨내고 읽었다는 그 쾌감으로 버티던 시절이었다. 결국 남는 것은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런 책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부정적인 부분이 긍정적인 부분보다 많아지는 것 같아 점점 내 자신을 다스리는 글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회의 흐름도 돈에 더 혈안이 되어 있었고 자신이 모자라서 발전하지 못하고 간절하게 바라지 않아서 이루지 못한다는 개념들이 더 많았으니까? 그렇게 사회는 변화되어 갔지만 나는 그저 직장인으로 세상을 그렇게 보내며 살아가는 일에 충실하고 가정을 만들고 가정 속에서 더 복잡한것을 싫어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나에게 문제만 없으면 될 것처럼 살아왔다. 가장 편안하지만 지루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겠지만.
나에게 책은 국고 싶지 않아서 고통을 참고 읽는 것이었다. 좌파이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거의 안 하고 살아가는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책 밖에 없었는데, 너무 어렵고 지겨워서 울면서 읽은 적도 있었다. (알라딘 명사들의 책 소개 코너 중 우석훈 교수의 말 중에)
치열하고 처절함이 묻어난다. 어쩌면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와 원칙인 사회과학을 무시하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한 소리 하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의 말대로라면 아마도 내가 사는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치욕스러웠을지 모른다. 그래서 많은 그 많은 어려운 책들을 읽고 자신의 머리에 담아 두고 그것을 세상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사실 책은 아무런 개념을 주지 못하던 사회과학이라는 부분의 여러 부분을 두루 설명하고 있다. 어디선가 강의를 하는 원고인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구어체 문장이고 각 장의 후미에는 재미있는 숙제들이 있다. 꼭 강의 시간에 숙제를 받아 적어가는 학생의 입장이 되어서 리포트를 제출하여야 할 것 같은 그런 숙제들 그리고 그렇게 수월하지 않은 숙제들이다. 처음 사회과학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하여주고 왜 사회과학이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이야기하는 우석훈 교수의 입담에서 몇 장 걸러 하나씩 소개되는 책들을 받아 적어 놓았다. 들어 보지도 못한 책들 그리고 제목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지는 그런 책들 말이다. 그렇게 책들을 소개하여 준 것 만으로도 우 교수가 원하는 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의지를 담은 책을 쓰겠다는 각오로 세상을 바라보는 논리를 전개하겠다는 입장으로 세상을 본다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신만이 가지는 세상이 될 것임에는 충분하니까?
사실 책을 읽으면서 한 방향으로 치우쳤던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젊은 시절의 책 읽기가 어쩌면 너무 치우친 사상이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일면 사회과학의 일종이었겠지만 왜 우리가 사회과학에 접근하여야 하고 양방향이 가지는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옳고 그름에만 치중하였던가에 대한 기분 좋지 않은 생각들이 여운으로 남는다. 좀 더 넓게 그리고 사사의 기원과 발전과정을 같이 배웠더라면 그렇게 쉽게 접어두지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을 해본다.
시민이 될 것인가? 국민이 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나는 한 때 시민이고 싶었는데 점점 국민이 되어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매와 비둘기의 전략에서 매의 공격적인 모습보다는 비둘기의 전략을 사용하게 되고 움츠러들고 작아지는 이유는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알지 못하는 것을 부정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의문을 가지지 못하는 수동적인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증거일지 모르겠다.
이 책은 지도와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깊이 있게 논의 하자면 끝도 없을 내용들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고 그 재미 속에서 자신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가르쳐 주는 지도 말이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있는 많은 사상의 보물들이 아마도 우 교수가 언급한 책들이 아닐까? 이렇게 흥미를 가지고 하나씩 챙겨보는 사람들 그리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가 바라는 사회과학의 르네상스로 들어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