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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여행 - 세기의 작가들에게 길을 묻다
이다빈 지음 / 아트로드 / 2019년 2월
평점 :
니체, 도스토옙스키, 루쉰, 윤동주, 푸시킨..
저는 처음엔 좋아하는 작가가 나열되어 있어서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이다빈 님은 중국, 러시아,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의 대문호 작가들의 고향, 작품 배경지, 마지막 거처 등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치열했던 사유의 흔적과 마주하고 시를 띄워 말을 건넵니다. 또한 작가의 주요 작품을 통해 시대와 역사를 읽고, 그 내면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요. 처음에는 이러한 과정이 무척 낭만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애정하고 동경하는 작가의 자취를 찾는 과정과 여행이라는 단어가 설렘을 주었었죠. 하지만 읽을수록 고통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삶의 길을 찾는 것은 한편으론 고단한 일입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작가들을 마주하면서 편협했던 시각에서 벗어나서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러 작가들의 "삶의 도"에 관련해서 쓰여있는 이 책은 저에게 용기를 받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며 "나의 길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어요.
2019. 3. 1 벌써 5일이 지났네요. 이번 삼일절은 백 주년이라 더 뜻깊었습니다. 시청 등에서도 행사가 많았고 TV에서는 독립운동 관련 영화를 많이 상영했었는데요. 그중 이준익 감독에 동주를 보며 너무나 가슴이 저릿해서 펑펑 울었습니다. 이 책에서 윤동주 님의 흔적을 찾아서 여행을 했는데요. 그에게 큰 영향을 준 몽구 님의 얼굴도 책에서 볼 수 있었어요. 작가는 윤동주의 생가와 도시샤 대학을 갔습니다.
룽징 명동촌 마을 입구에는 윤동주 생가임을 알리는 표석이 덩그러니 놓여있다고 해요. 윤동주 님은 이곳에 태어나서 14년을 보냈죠. 윤동주 생가에 가면 <서시>가 커다란 비석에 새겨져 있대요. 그리고 일제 강점기 일본군 간섭을 피하기 위해 김약연 목사가 지은 명동교회 옆에 <자화상>의 소재가 된 우물도 보이고요. 책에 생가 사진과 표석 등이 함께 있어서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윤동주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 일본 교토의 이마데역에서 찍은 도시샤대학 내 윤동주 시비를 보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동주라는 영화를 보고 그의 시집을 읽고 그런 일부분을 보는 것 이상의 것을 책을 통해 느꼈어요. 그리고 저자가 작가노트에 시공을 넘은 교감을 통해 느낀 아름다운 즉흥시를 쓴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세기의 작가들이 전하는 삶의 이정표! 이 책은 저에게 이정표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게끔 도와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