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늘 나와 함께 있었네. 사막한복판에서 물을 구하는 사람처럼.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거기 있던 게 결코 사람이 봐서는 안 되는 세계의 광경이었다는 걸세. 그러나 한편으로는 누구나 자기 안에 품고 있는 세계이기도 하지. 내 안에도 있고 자네 안에도 있어. 그럼에도 역시, 사람이 봐서는 안 되는 광경이라네. 그렇기에 우리는 태반이 눈을 감은 채로 인생을 보내는 셈이고."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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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 사람들에게는 그림자가 없다. 그림자를 버릴 때 처음으로 그것에 뚜렷한 무게가 있었음을 실감한다. 평소 생활에서 지구의 중력을 느낄 때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뭐가 됐건 오랜세월 함께하며 친밀해진 상대와 갈라서는 건 아무래도 심란한일이다. 



"그림자를 달고선 벽 안쪽에 발을 들일 수 없어." 문지기는그렇게 고했다. "여기 맡기든지, 도시에 들어가는 걸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다."
나는 그림자를 버렸다
- P67

몸에서 분리된 그림자는 생각보다 훨씬 볼품없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낡은 장화처럼.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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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거다. 그동안 심히 목말랐던 그 하루키 스타일


4


... 오래된 코트 주머니에서 너덜너덜해진 무언가를 하나씩 꺼내놓는 것처럼.

... 마치 줄거리를 따라가려면 그 위에 새겨진 손금(인지 무언지) 을 꼼꼼히 해독하는 일이 필수불가결하다는 듯이.

... 친절한 일곱 난쟁이가 날이 밝기 전에 정성껏 닦아준 것처럼.

... 가지런히 자른 검은 앞머리가 이마를 덮고 있다. 신중히 선택한 그림자처럼.

... 작고 얇은 살굿빛 입술은 늘 착실하게 다물려 있다. 중요한 비밀 몇 가지를 그 안에 숨기고 있는 것처럼.

...실수로 다른 방문을 열어버린 사람이 서투르게 변명하듯이.

... 너는 그러고서 몇 번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를 격려하는 것처럼.

... 둘만의 특별한 비밀 세계를.....
- 높은 벽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도시를.


그 건물의 문을 민 것은 도시에 들어오고 사흘째 되는 날 저녁이었다.

너는 가족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너는 그런 사정을 띄엄띄엄 조각내어 들려준다. 오래된 코트주머니에서 너덜너덜해진 
무언가를 하나씩 꺼내놓는 것처럼.
또하나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것- 너는 가족 이야기를 할 때면 어째서인지 항상 자기 손바닥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마치 줄거리를 따라가려면 그 위에 새겨진 손금(인지 무언지)을 꼼꼼히 해독하는 일이 필수불가결하다는 듯이.

나로 말하자면 가족에 대해 네게 해줄 만한 이야기가 거의 떠오르지 않았다. 부모님은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이다. 아버지는 제약회사에 다니고, 어머니는 전업주부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부모처럼 행동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부모처럼 말한다. 나이든 검은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운다. 학교생활에서도 특별히 이야기할 만한 부분은 없다. 성적은 나쁜 편이 아니지만 이목을 끌 만큼 우수하지도 않다. 학교에서 가장 편하게 느끼는 장소는 도서실이다. 그곳에서 혼자 책을 읽고 공상하며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한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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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HAKUNAMATATA > [100자평] 탐정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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