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若銓 1758 ~ 1816 (순조16)
1801년 辛酉迫害때 전라남도 신안 흑산도로 유배, 1814년 집필 兹山魚譜

‘사람에게는 다 제 그릇이 있는 법˝

먼 곳에 유배되었지만 丁 Brothers는 
결코 세월을 허비하지 않았다.
丁若鏞(1762~1836)




역시 술은 좋은 것이다. 막힌 데를 뚫어 주고 맺힌 곳을 풀어 주는 묘약이다. 시인 묵객들이 술을 제일의 벗으로 삼은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 P252

창대는 신이 났다. 동리 사람들은 창대를 보고 흑산진 별장도 나몰라라 하는 죄인의 하인 노릇을 자청했다며 손가락질을 했지만 창대는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약전의 인품에 반한 데다 그를 도와서 어보를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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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흔들의자와 같다.
계속 움직이지만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 윌 로저스



걱정을 걸어둘 수 있는 나무 한그루 키워볼만하다. The worry tree



"먼저 널 괴롭히는 고민거리를 하나 생각해 내는 거지. 널힘들게 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도 괜찮아."



"그런 다음 그 걱정을 네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 거야. 물론상상으로 말이야. 이렇게 ………."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실로 그 걱정거리 가운데를 꽁꽁묶는 거야. 그리고 맨 위에 이렇게 고리를 만들어 크리스마스트리에 거는 장식처럼 말이야. 그 다음엔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고리를 살짝 집어서 나뭇가지에 걸어 놓는 거야. 바로 이렇게 말이다."

"걱정 나무에 사는 동물들이 아침까지 네 걱정들을 지켜 줄거야 쉽게 말해서 네가 잠을 자는 동안 동물들이 대신 걱정을해 주는 거지."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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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살 더글러스 스폴딩의 1928년 여름.
더글러스 스폴딩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깜찍하고 발랄하고 은근은은훈훈한 문장의 향연, 빛바랜 추억의 소환과 위안을 받기에 충분한1974년에 쓴 레이 브래드버리(1920.8.22~2012.6.5.)의 소설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글풍이 있다.
창작은 모방에서 비롯 되고 밑줄 긋는 문장을 반추할 때면 작가를 폄하하려는 것은 추호도 아니지만 혹시 ‘하루키도 여기서...‘, 음~ ‘김연수도 여기서...‘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밑줄긋었겠다 싶은
-김연수의 소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2007년- 제목만으로 김연수라는 소설가를 예사롭게(?) 보지 않고 그의 작품들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메리 올리버의 시《기러기》1992년- 의 한 구절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래 그랬어 역시 먼저 알았을 뿐이야 여기서 차용했어‘ 라고.


#원조 #발견 #차용 #표절 #모방








조용한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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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완연한 여름 느낌이었다. 
세상은 천천히 따뜻한 숨을 길게 내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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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아침이 열릴 것이다.
열두 살인 더글러스 스폴딩은 이제 막 잠에서깨어났다. 이른 아침에 흘러 들어온 여름이 그의 곁에 빈둥대고 있었다. - P17

 ‘와인을 병에 담을때마다 1928년을 몽땅 안전하게 모아 두는 것이다.‘ 
이런 표현은 어때, 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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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최초로 싸우고 혼남. 1928년 여름, 6월 24일 아침. 뒷면의 발견과 계시 칸에는 이렇게 썼어. 
어른과 아이가 싸우는 이유는 서로 다른 종족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보라, 우리와 다르지 않은가? 우리를 보라, 그들과 다르지 않은가? 서로 다른 종족이며 ‘둘이 결코 일치할 수 없으리니.‘ 
이 말들을 음미해 봐, 톰. - P55

완벽한 침묵이었다.
이런 침묵은 생전 처음이다.



천만 개의 달팽이 촉수가 움츠러들듯이 별빛이 거두어졌다.
귀뚜라미들이 노래했다.
어둠은 놀라고 충격 받아 화를 내며 물러섰다. 막 잡아 먹으려는 찰나에 그렇게 무례하게 뛰어들자 식욕을 잃고 물러난 것이었다.  - P77

"모든 걸 아는 것처럼 보이는 건 늙은이의 특권이야. 하지만 그것도 연기고 가면이야. 다른 연기나 가면과 마찬가지로 우리 늙은이들 사이에선 서로 윙크를 하고 웃으며 ‘내 가면, 내 연기, 내 확신이 어때?", "인생은 어차피 연극 아니야?‘, ‘내 연기가 썩 괜찮지 않았어?"라고 하지." - P230

그는 눈을 감았다.
6월의 새벽, 7월의 정오, 8월의 저녁이 끝나가고 끝났으며 영원히 사라졌다. 그의 머릿속에 느낌만 남긴 채. 이제 가을 전체가, 하얀 겨울이 시원한 초록빛 봄이 지난여름을 결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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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잠들었다.
그리고 그가 잠자는 동안1928년 여름이 끝났다.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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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을 까야해서 일석이조의 시간활용으로 선택한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제레미 아이언스의 연기력과 매력은 차치하고 영화에서 느껴지는 지적 아우라에 신선한 충격을 받아 마늘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영화에 집중했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리스본도 매력만점인데 야간열차라
기적같은 여행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영혼은 사실이 있는 장소인가, 아니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우리 이야기의 거짓 그림자에 불과한가?]



비에 젖은 창백한 그녀의 얼굴에 분노가 일었다. 소리를 질러 가라앉힐 수 있는 그런 감정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꾹 누르며 견디어온 분노, 내면을 향한 분노였다. - P11

침묵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와 멜로디를 주는 경험들은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관찰의 대상은 그 자리에 서 있지 않고, 말은 경험한 것에서 미끄러져 결국 종이 위에는 모순만 가득하게 남는다. 나는 이것을 극복해야 할 단점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 P27

낡은 단어들과 진부한 언어 습관을 내 머릿속에서 날아가게 하고, 늘 똑같은 잡담의 찌꺼기를 묻히고 사는 나를 씻겨 깨끗한 정신으로 돌아오게 해줄 바람. 그러나 그런 다음에도 뭔가 할말이 생기면, 예전과 조금도 달라진 바 없는 나를 보게 된다.



단어들은 윤을 낸 대리석처럼 흠이없고,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은 모두 완벽한 침묵으로 변화시키는 바하의 변주곡 음색처럼 맑아야 한다. 가끔 언어의 진흙 구덩이와 타협하려는 마음이 내 안에 약간 남아 있다면,  - P39

그 아인 기억력이 엄청나게 뛰어났지. 검은 눈은 옆에서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해도 흔들리지 않는 달관한 시선과 굉장한 집중력으로 두꺼운 책들을 한 줄씩, 한 쪽씩 모두 빨아들였소. 어떤 선생이 이렇게 말하더군. ‘아마데우가 책을 읽고나면 그 책에는 더 이상 글씨가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아마데우는 책의 의미만 삼키는 게 아니라 잉크까지 먹는다니까요." - P193

" 먼지가 날리는 더위에서 물을 한 잔 마시는 것과 같우, 중요하지 않은 작은 기쁨이나 스치고 지나가는 즐거움에 관해문제가 아니야. 이건 사람들이 하길 원하고 경험하고 싶은 일, 그게 있어야 고유하고 아주 특별한 각자의 인생이 ‘완전해지고, 없다면 토르소나 파편처럼 불완전해지는 그런 문제야." - P263

영혼은 만들어진 것에 불과해 우리 인간의 가장 천재적인 발명품이지, 현실 세계에서처럼 영혼에도 뭔가 발견할 게 있으리라는, 무척이나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질 만한 암시성 때문에 천재적이지 하지만 조르지, 진실은 그렇지 않아. 우린 대화할 대상을 갖기 위해 영혼을 만들어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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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영혼에 대해 말하지 못한다고 한번 생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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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유는 둘째야.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시(詩)지 시적인 사유와 사유하는 시가 존재하는 곳은 낙원일 거야.‘ - P438

"난 말하지 않았소. 단 한마디도 말은 몽땅 내 안에…… 가두었지. 그래요, 내 안에 가두고 다시는 열지 못하도록 문을 잠갔소. - P479

분노를 올바르게 다스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우리가 무엇을 만나도 상관없는 무정한 존재, 차갑고 냉철한 판단만 내리는 존재, 진정으로 신경을 쓰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 무엇도 흔들어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타인에게 복수하는 데 너무나 많은 것을,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이 대차대조표는 청산염처럼 쓴맛이 나리라. - P498

기억의 방은 텅 빈 채 침묵하고 있었다.
아니었다. 쏴아 소리를 내는 드넓은 바다가 언어와 낱말의 기억이나 망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게 아니었다. 


여러 말 가운데, 여러 단어들 
가운데 단 하나의 단어, 말과 단어는, 눈 먼 채 침묵하는 바다가 손댈 수 없는 먼 곳에 있었다.  - P511

왜 완행열차를 선택했느냐는 그의 질문에, 그녀는 지금 들고 있는 책을 마저 다 읽으려고 탔다고 대답했다. 
《말이 있기 전, 세상의침묵』이라는 프랑스 책이었다. 그녀는 기차만큼 책 읽기에 좋은 장소는 없다고, 새로운 것을 향해 자기가 이렇게 마음을 활짝 여는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그래서 완행열차의 전문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 P560

기억은 과거를 고르고, 조절하고, 수정하고 속일 것이다. 기억 말고는 다른 근거가 없으므로, 누락과 비틀기와 거짓을 나중에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이 소름 끼쳤다. - P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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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斜陽

p146
[인간에게는 살 권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죽을 권리도 있을테죠]
살고 싶은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살아낼 것이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무슨 수를 써라도 죽음에 이른다
다섯번째 이윽고 성공한 다자이 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죽을 권리를 챙겼을까
자기 안의 자기를 그렇게도 견딜 수 없었나?

유명인들의 자살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시간을 돌이켜 꼭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다자이 오사무 다.
그가 원하지 않는다면 죄송하지만.

나에게 단 한사람과 만찬의 기회를 준다면
산 자는 무라카미 하루키
죽은 자는 다자이 오사무
두 분께 궁금한게 많다.

소설속 나오지는 현실의 다자이 다.
저물어가는 태양은 내일이면 또 다시 찬란하게 떠오른다.
12월 31일의 그 태양이나 1월 1일의 그 태양은 다르지 않다. 똑같다.
그런데 1월1일 아침에는 유별난 환영을 받는다. 다만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가 부여되면서.
그는 인간은 다 똑같다는 말을 싫어했다
그는 다르고 싶었고 다름을 증명하고 싶었을까
작가와 작품은 분리불가를 재증명하는 소설


인간은 거짓말할 때 으레 진지한 표정을 짓는 법이다. 요즘지도자들, 그 진지함이란. 쳇! - P66

내가 조숙한 척하면 사람들은 나를 조숙하다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괴로워 나도 모르게 신음 소리를 냈을 때, 사람들은 나를 괴로운 척한다고 수군거렸다.
자꾸만 빗나간다.

결국 자살하는 수밖에 도리 없지 않은가. - P67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떡해서든 끝까지 살아야만 한다면, 이 사람들이 끝까지 살기위한 이런 모습도 미워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살아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아아, 이 얼마나 버겁고 아슬아슬 숨이 넘어가는 대사업인가! - P136

인간은 모두 다 똑같다.
이 얼마나 비굴한 말인가요? 
남을 업신여기는 동시에 자신마저 업신여기고, 아무런 자부심도 없이 모든 노력을 포기하게 만드는 말. 
마르크시즘은 노동하는 자의 우위를 주장합니다.
‘다 똑같다.‘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존엄을주장합니다. 
‘다 똑같다.‘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오직 유곽의 호객꾼만 그렇게 말합니다. "헤헤헤, 아무리 잘난 척해 봤자. 똑같은 인간 아닌가?"
어째서 똑같다고 하는가. ‘월등히 낫다.‘라고 말하지 못하는가 노예근성의 복수. - P149

단 한 가지, 어머니의 애정, 그것을 생각하면 죽을 수 없었어요. 인간은 자유롭게 살 권리를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마음대로 죽을 수 있는 권리도 가졌지만, 
‘어머니‘가 살아 계시는 동안 죽음의 권리는 유보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그건 동시에 ‘어머니‘마저 죽이고 마는 일이니까요.
- P150

혁명은, 대체 어디서 일어나고 있을까요? 적어도 우리들 주변에서 낡은 도덕은 여전히 그대로 털끝만큼도 바뀌지 않은 채,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다 표면의 파도가 아무리 요동친들 그 밑바닥의 바닷물은 혁명은 커녕 꿈쩍도 않고 자는척 드러누워 있을 뿐인걸요.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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