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마녀가 죽었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6
나시키 가호 지음, 김미란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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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지루한 일상이 갑자기 극적으로 변할 때의 불안과 기대가 걷잡을 수 없었다.

인간은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모순적인 동물이다. 둘 중 하나에 더 기울어있는 경우야 있겠지만 대개의 인간은 하루 종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도 하루하루 특별한 일이 생기는 삶도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일상의 안정을 추구한다. 하지만 내 내면에는 뭔가 재미있는 일이 터지기를 바란다. 지루한 일상이 갑자기 극적으로 변할 때의 불안과 기대를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 변화를 감당할 수 없을 때는 곧잘 후회하지만.

 

11난 학교에 안가. 그곳은 내게 고통만 줄 뿐이야.”
11쪽 엄마는 왜 학교가 고통만 줄 뿐인가에 대해 전혀 물어보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게 될까 봐 겁이 났을지도 모른다.
33쪽 어느샌가 좁은 교실의 숨 막히는 인간관계에 답답해왔던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130, 그룹이 생길 때마다 생기는 심리적 보상 같은 거. 들어가고 싶은 그룹 아이와 시선이 마주치면 방긋 웃는다거나, 관심도 없는 화제에 열심히 맞장구를 친다거나, 가고 싶지도 않은 화장실에 간다거나. 그런 것들이 비겁해 보였거든
132적대하는 경우도 있고 사이가 좋은 경우도 있는데, 우리 반은 이상하게 전부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는 것 같다.” “, 간단해. 모두가 한 사람을 적으로 삼으면 되니까.”

마이는 학교에 가기 싫다고, 그곳은 고통만 안겨줄 뿐이라고 엄마에게 말한다. 이에 대해 엄마는 마이가 왜 그런지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회피하고 있다. 등교를 강요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만 아쉬운 모습이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이 선택은 옳았다)
왜 마이가 등교를 거부하는지는 후반부에 나오는데 대다수의 교사들이 이미 체험하고 있는 여자 아이들 간 파벌 문제 때문이다. 여자 아이들에게 있어 이런 사회관계 문제는 개인의 생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런 파벌을 만들므로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안식처를 구축하고 안정감을 얻는다.
그리고 이런 파벌 간 다툼을 넘어서 마이처럼 혼자 따돌림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왕따 현상이다. 사실 관찰하는 단위를 인류로 확대하면 남녀 불문 특이한 어떤 것에 대한 차별은 항상 있어왔고 이는 그 집단을 단결케 하는 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흑역사는 지금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왕따 현상의 민족, 인종, 국가 확대판이다. 따라서 교사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아예 문화, 교실 권력 구조, 아이들 세계관을 바꾼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는 평화샘 프로젝트와도 일치한다.


14함께 지낸다는 것은 가끔 놀러 간다는 것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 집에 가끔 놀러가는 것과 아예 거기에 머물러 몇 달 몇 일 지내는 것은 아예 다른 이야기다. 가족이 아닌 이상 아무리 나랑 친한 사람이라도 내 집에 몇 일 이상 계속 거주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다. 나 같은 경우 다른 사람 간섭 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이랑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렵다. 나랑 친한 사람도 1주가 지나가니 그만 좀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18나야 마이와 함께 지내는 것은 즐겁지. 난 항상 마이가 태어나 준 것에 감사하고 있으니까.”

아무리 할머니랑 친해도, 할머니를 좋아해도 할머니 집은 마이에게 있어 자신의 공간은 아닌 곳이다. 할머니 집에 도착했을 때 마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새로 반 배정을 받고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들 마음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이런 상황에서 마이가 태어나 준 것에 감사한다는 할머니의 말은 마이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학급에서 맞이할 때도 그럴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사명감 비슷한 책임감은 느끼고 있지만 존재 자체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아직 나에게 너무 먼 경지처럼 느껴진다.


41쪽 할머니는 거리낌 없이 가족을 칭찬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족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마치 식물에게 물을 주는 것만큼 당연하게 여겼다.

요 저번에 지금 전쟁 중인 지역에서 찍한 사진을 한 장 본 적이 있다. 4~5살 된 어린 아이가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인데 알고 보니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이를 총으로 착각하고 손을 든 것이다. 생존본능인 것이고 살기 위해서 최대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특성이 발휘된 모습이지만 내 입장에선 그다지 아름답진 않았다. 이런 어린 아이가 벌써부터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 것은 분명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심리에서도 나온 이야기로 인간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부정편향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진화과정에서 생겨난 것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동시에 이미 다른 종을 말살할 수 있고 실제로 말살하고 있는 오늘날에는 이러한 특성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길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은 그냥 생존만 가지고 만족할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특히 강자인 어른의 입장에서 약자인 어린이를 대할 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은 그들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고 생존에 급급해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나도 남자들 세계에서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말버릇이 좀 험한 측면이 있다. 밝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야 그다지 큰 영향이 없겠지만 좀 힘든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이러한 내 말은 기자가 들이대는 총으로 착각할 수 있는 사진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주의해야겠다. 그리고 마이의 할머니처럼 사소한 것에도 진심을 담아 칭찬해주는 버릇을 길러야겠다. 내가 제일 힘든 부분이다.


43쪽 그 당시 사람들은 모두 선조에게 전해 내려온 지혜나 지식을 바탕으로 생활했단다. 병을 낫게 하는 약초에 대한 지식, 거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뛰어넘거나 참아 내는 힘 같은 거 말이야.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지금 사람들보다 훨씬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
119쪽 할머니는 입에 맞지 않더라도 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토산품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오늘날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교과 중심, 학문 중심 교육으로 그 학문에서 필요한 내용을 최대한 체계적이고 위계적으로 구성한 내용들이다. 이러한 분과학문들은 인류의 입장에서 보면 오늘날 현대문명을 이루고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지식들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게 만들고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 능력을 앗아간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최근에는 교과를 통합하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권장한다. 왜 이를 다 교사에게 떠넘기는지는 의문이지만 그 방향은 옳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는 중등과 다르게 민주시민으로서 기본 소양을 갖추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렇다고 봤을 때 지금과 같은 분리된 교과를 통한 배움보다는 주제나 지역을 중심으로 한 통합교과를 통한 배움이 효과적일 것이다. 실제로 국가교육과정에서는 이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앙집권적인 한국의 특성상 지역교과서 역시 국정교과서에 예속되어 제대로 된 지역공부가 이루어지지 못한다. 더불어 과거 일제고사는 전국에 적용될 수 있는 내용만 평가했기 때문에 틀림없이 국가교육과정에서 하라고 되어 있는 지역화 재구성, 주제 중심 재구성을 막는 원흉이 되기도 했다.
우리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평화샘 프로젝트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을 넘어서 학생과 학생을 연결하고 학생과 교사를 연결하며 지역과 학교를 연결하여 궁극적으로 우정과 돌봄이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데 그 진의가 있다. 이러한 공동체가 필요한 이유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파편화되고 개인의 삶과 연결된 주관적 지식을 깡그리 무시하는 학문, 교육 풍토를 극복하고 함이다. 마을공동체연구소 문재현 소장은 본인의 6번째 저서 마을에 배움의 길이 있다에서 혁신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혁신이 교사들을 너무 지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도 그 대안으로 먼저 교사들이 뛰어놀고 주변 마을, 동네를 공부하기를 권하고 있다. 당장 이대로 하긴 힘들어도 학교교육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싶다.


47마이는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니?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게 행복한 거야?”

마이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런 심리가 오늘날 학교폭력을 만든 동력 중 하나 아닐까? 그런 점에서 아들러가 말한 평범해질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58쪽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힘, 자신이 결정한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 말이다. 그 힘이 강하면 악마도 그렇게 쉽게 들어오지 못할 거야.
78쪽 마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란 뭐니뭐니해도 스스로 결정한다.’ 하는 것에 있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다. 사회심리학 책을 보면 인간은 다른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행동이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 사회는 복잡하게 얽혀 있고 대중매체가 끊임없이 유행을 생산해 이에 자유롭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다른 친구가 입는다고 노스페이스나 블랙야크같은 고가 잠바를 입는 모습을 대다수의 어른들은 혀를 차며 바라본다. 그러나 그 어른들도 세상의 유행에 쉽게 쓸려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지금도 지역에 따라 정당득표수가 거의 결정되지 않은가? 이것 역시 분위기에 휩쓸려 가는 인간의 특성에 대한 증거라고 한다면 너무 비약일까?
동아시아 권 사람들이 브랜드나 유행에 민감한데 반해 정작 패션의 본고장이라는 프랑스는 자기 개성을 중시하지 브랜드나 유행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공동체가 강조되는 동아시아 특유의 문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같이 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구분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이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은 학교에서 반드시 길러줘야 할 것이긴 하다. 이것이 독선이나 아집으로 흘러가면 정말 감당하긴 힘든 일이지만.


94모르겠다. 실은 나도 죽어 본 적이 없거든.”
95아빠는 죽으면 그걸로 끝이래.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게 되고 자기가 없어지는 거라고 했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거라고. 그래서 내가 죽어도 태양이 뜨고 모두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어.”
129마이, 아빠는 그 당시의 자신에게 정직한 거란다. 또 마이를 한 인격체로서 대등하고 성실하게 대한 거고.”

마이의 아빠는 꽤나 둔감한 사람인 것 같다. 책을 다 읽어본 시점에서 둔감하다기 보다는 그냥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몇 년 전이라면 마이가 유치원~초등 사이일 때이고 산타가 실재한다고 믿을 나이다. 그런 아이에게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참 무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이의 마음에 내가 공감이 가는 이유는 그게 바로 내가 아직도 종교를 믿는 이유기 때문이다.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아무런 감각이 없고 아무것도 없는 그런 것. 상상을 해봤는데 썩 유쾌한 기분이 아니었고 왠지 허무하다는 내가 왜 살아있는 걸일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어떤 입증이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존재와 사후세계의 존재에 부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신을 믿는 것은 좀 다른 문제로 그건 기독교적 세계관이 내 기호를 충족한다는 점, 그리고 이 우주가 스스로 태어났다고 보기에는 어떤 정신적 원인 없이 물질적 원인으로 기존에 없었던 현상이 벌어진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여하튼 사후세계에 대해 난 지금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런 것 치곤 좀 막 사는 거 같긴 하지만.


113쪽 마녀는 자신의 직관을 소중하게 여겨야 해. 그러나 그 직관에 사로잡히면 안 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지독한 편견, 망상이 그 사람을 지배하게 되는 거란다.

직관이라는 것은 결과에 따라 편견, 선입견으로 치부되긴 하지만 개인의 그동안에 쌓아놓은 경험이 녹아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직관에 의지해서 명백한 자료나 증거들을 외면해서는 곤란하다. 그 과학계에서도 동물을 연구할 때 남성적 세계관에 입각해 최근에 다 부정된 주장들을 했던 흑역사가 있다. 또한 아이슈타인 역시 처음에 양자역학 이론을 들었을 때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며 강력히 부정한 바 있다. 가까이로는 정치논쟁을 보면 정치인 또는 정당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계속 말이 바뀌거나 이중 잣대를 대는 것이 있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해야 하는데 궁예를 능가하는 관심법을 시전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123할머니는 여자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시거든

이 책에서 할머니가 하신 말씀 중에 유일하게 전혀 동의가 안 되는 이야기다. 여자가 반드시 가정을 지켜야 할 이유는 딱히 없다. 생물학적으로 여자가 육아에 더 적합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가정을 지켜야 할 이유가 되는지는 회의적이다. 아이는 부모가 같이 기르는 것이고 아이를 잘 길러야 하긴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모두 아이에게 저당 잡힐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어머니들을 보면 도리어 그런 생각이 아이들을 망치는 것 아닐까?
물론 오늘날 사회경제구조는 아예 여자가 가정을 지킨다는 선택지 자체를 뺐고 있어 문제긴 하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여건이 된다 할지라도 이에 대한 선택은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를 봐야 되는 부분이다.

 

155쪽 서쪽 마녀로부터 동쪽 마녀에게. 할머니의 영혼 탈출 대성공!

유쾌하면서도 손녀에 대한 따스한 사랑이 담긴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하이라이트며 그동안 끌고 왔던 모든 이야기가 집약된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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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어린 시절의 영향이라 해서 부모를 탓한 문제는 아니다. 부모의 역할은 과거의 것이고, 의도하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제 와서 돌이킬 수도 없다. ‘그런 행동이 반복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변화의 첫 걸음이다.

9쪽 변화에는 통찰과 인지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3쪽 이미 우리에게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위축되지 않을 수는 있다.

13엄마니까. 엄마는 나를 사랑하게 되어 있지만, 이모는 아니잖아.”

14쪽 즉, 애착의 첫 번째 목적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부모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아이에게 너무나 위협적이고 두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21쪽 애착을 인간 사이에서 지속되는 심리적 연결성이라고 정의했다.

21쪽 아무에게도 애착을 갖지 못한 아이보다는, 누가 되었든 애착대상이 있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감정 손상이 적다.

23쪽 애착 연구 과정에서 볼비는 아이가 엄마에게 육체적 안전만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의 통제, 즉 마음의 안정도 기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23쪽 볼비는 또한 아이가 어마의 반응을 통해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인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23쪽 이렇게 형성된 이미지는 훗날 타인에게, 자기 자신에게, 주위환경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기본형이 된다.

26쪽 우리가 남과 상호작용을 하는 동안 거울뉴런이 남들의 의도에 대한 기본형 혹은 이미지를 형성하며, 우리는 이 이 이미지에 근거하여 남들의 행동을 예측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31쪽 이런 여건에서 아이는 무엇 혹은 누군가가 자기를 위협하면 엄마에게 돌아가서 보호받고 위로받을 수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에 안전감을 느끼면서 마음껏 주변 환경을 탐색한다.

31쪽 유아와 안정애착을 형성하려면 함께하는 시간의 40퍼센트만 유아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도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유아와 공감력이 뛰어난 엄마들은 조율에 균열이 생겼을 때 그것을 회복시킬 줄 안다.

33쪽 이 상황은 아이에게 모순이자 혼란으로 다가온다. 안전한 천국이 동시에 두려움의 근원이니 말이다.

34쪽 엄마가 자기의 애착 유형을 모르면 자녀를 키울 때도 본인이 자랄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양육할 확률이 매우 높다.

35쪽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고 유용한 선물 중 하나는 아이에게 자기의 감정을 파악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 방법도 간단하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기만 하면 된다.

36쪽 아이가 기분을 파악하도록 돕다가 추측이 틀리면 오히려 여러 가지 감정을 탐색하는 훌륭한 기회가 된다.

36쪽 감정은 정보의 근원이 되어야지, 위협이나 자신을 압도하는 무엇이어선 안 된다.

38쪽 감정이란 우리 신경계의 여러 상태를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39쪽 이제 와서 그 사건을 돌이켜보면, 내가 했어야 할 일은 단 하나, “개가 커서 무섭구나? 걱정 마. 엄마가 널 지켜줄게라는 말로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면 되는 거였다.

40쪽 또한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면 아이는 더 빨리 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해받았다는 느낌은 진정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48쪽 하지만 엄마가 함께 놀아주지 않고 상호작용도 드물었다면, 설령 엄마가 매일 식사를 차려주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가끔 사랑해라고 말해주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방치된 거나 다름없다.

49쪽 회피애착인 사람들은 우정과 애정 관계에서 사생활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51쪽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은 양가애착 사람들에겐 악몽이지만, 회피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접촉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소통수단이다.

53쪽 반응이 아닌 대응하기로 행동을 바꾸고, 서로 힘이 되어주며 상호적인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54중요한 것은, 어린 시절 무슨 일을 겪었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자기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달렸다.”

56쪽 판단하려 들지 말고 호기심의 눈으로 바라보라.

56쪽 아이에게 이성을 잃고 화를 냈다면, 곧바로 사과하고 아이가 느꼈을 무서움을 알아주고 당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해서 관계를 회복하라.

63쪽 아만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없었다. 엄마는 이랬다저랬다 하고, 아빠는 언제 올지 예측할 수 없고, 첫 번째 보모를 갑자기 잃었기 때문에 양가애착이 형성되기 쉬운 상태였다.

66쪽 우뇌 일변도로 사는 것은 감정의 늪에 빠진 것과 같고, 좌뇌 위주로 사는 것은 감정의 사막에서 사는 것과 같다.

67쪽 인간은 무언가에 이름을 붙이면 자동적으로 그것에 유대감을 느낀다.

71쪽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신체 기억을 갖고 있다. 정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몸이 기억하는 것이다.

73쪽 십대는 주로 감정 뇌에 따라 결정하지, 생각 뇌를 따르지 않는다.

73쪽 아래층 뇌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위층 뇌를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아이의 경우 떼쓰기라 부르고, 성인의 경우 이성을 잃었다고 한다.

75쪽 이는 예로부터 사회적 소속감이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었기 때문이다.

80쪽 험난한 성장 과정을 감안해 뇌가 자기를 안전하게 지키고자 늘 애쓰고 있음을 알고 나자 그녀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고 스스로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었다.

81쪽 기억이란 과거의 사건이 미래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87쪽 그렇다고 그녀가 앞으로 다시는 격하게 반응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가 아니라, 다시 또 그런 상황이 오면 그 이유를 알기 때문에 무작정 감정대로 반응하지 않고 어떻게 대응할지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89쪽 누가 나를 본다면, 나는 틀림없이 존재하는 거야

89쪽 결과적으로 자아 개념은 관계 내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

91쪽 이 나이 때 아기들은 감정이 아니라 신체의 감각을 느긴다.

92쪽 오직 3차원적 활동만이 두뇌를 자극할 수 있다.

92쪽 당신이 회피애착형 성인이라면 우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극히 직선적, 논리적, 직역적일 것이다. 우뇌의 기능인 자서전적 기억을 부호화하는 능력도 손상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회피애착인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대체로 기억력이 좋지 않다. 회피애착인 사람들은 좌뇌 우세형인 경향이 있고, 양가애착인 사람들은 우뇌 우세형인 경향이 있다..

96쪽 또한 이 시기는 성인기에 비해 생각 뇌(신피질)와 감정 뇌(변연계)의 연결이 느슨하다. 그래서 십대는 차에 좌석이 모자랄 경우 친구를 지붕에 태우고 달려도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97쪽 하지만 해당 사건에 대해 회복이 즉각 이루어져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그 사건은 부정적인 것으로 기억되지 않는다. 훗날 기억에 가장 잘 남게 되는 것은 사건의 결과인 이해받았다는 느낌이고, 기존의 부정적 느낌은 퇴색된다.

99쪽 학습된 무력감이 형성된 사람들은 자신을 상황의 희생자로 여긴다. “전에 해봤지만 소용없었어라거나 요점이 뭔데? 그런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을 본 적 있을 것이다.

101쪽 하지만 현실에서 감정이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감정이 없는 게 아니다. 단지 감정을 깊숙이 묻어두는 데 능숙할 뿐이다.

105쪽 뇌에서 몸으로 정보를 보내는 데 쓰이는 뇌신경은 20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몸에서 뇌로 정보를 보내는 데 쓰인다고 한다.

107쪽 그래서 현재의 새로운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 기억까지 더해져서 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115쪽 대개 아니요라는 말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라는 말은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

116나는 네가 이 세상에 와주어서 정말 행복해라는 말을 눈길에 실어 보내라. 애정 어린 눈길을 받으면 아이는 자아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아이의 감정이 정확히 이해가 안되더라도 그 감정을 일단 인정하라. 그렇게만 해주어도 아이는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120쪽 매일 밤 8시쯤 되면 아마다는 보모가 갈 시간이라는 걸 알고 보모에게 매달렸다. 보모가 가고 나면 아만다는 바닥에 주저앉아 현관문을 쳐다보며 울었다.

120쪽 아만다는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전 과목 A를 받았다. 그러면 엄마, 아빠가 자기를 자랑스럽게 여겨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할애해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성적이 좋으니 다 좋은 것으로 믿고 걱정할 것 없다고 생각했다.

123쪽 그나마 좋은 소식은, 일단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었음을 인지할 수만 있다면 의식 차원에서 진정을 조정할 수 있고단순 반응이 아니 좀 더 나은 대응을 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125쪽 만약 신경계가 어떤 환경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사회적 관계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125쪽 반면 위험을 신경지하면 편도체가 경보를 울리고,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신체는 투쟁-도피를 준비한다.

126쪽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딸아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꼼짝 못하도록 붙잡혀 있었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127쪽 트라우마 연구자들은 사건 자체가 트라우마는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

134쪽 우리 뇌는 익숙한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 선택이 건강하지 않은 관계로 우리를 이끌지라도 그런 선택을 내리곤 한다.

139쪽 또한 사람들은 자기가 싫어하는 자신의 어떤 점을 인정할 수 없을 때 투사를 사용하며, 본인의 싫은 면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해 그 사람의 성격으로 투사한다.

141쪽 놀랍게도 우리 정신은 이렇게 따로 놀 수가 있다. 대체로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반응이나 행동, 믿음이 지나친 경우 그 밑에는 뭔가 숨겨진 게 있다. 바닥을 들여다봐야 하는 경우다.

144쪽 이런 예들은 힘든 상황과 관련된 감정을 외면하지 말아야 스으화가 건강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44쪽 일상의 대화에서 어려운 용어를 자주 쓰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별로 똑똑하지 못하다는 뿌리깊은 생각을 과도하게 보상하는 경우가 있다.

145쪽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이 노출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언제라도 제기될 비판과 자아감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자기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항상 수비 태세로 살아간다.

148쪽 가학적인 부모와 공통점을 찾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은 부모의 공격적 행동을 흉내 내면서 자신을 가학적이고 잔인하게 다루기 시작한다.

149쪽 자존감이 낮아 부당한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는 믿음이 있는 상태에서 유대감이 형성되면, 상황을 박차고 나간다는 것은 선택할 수도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 되고 만다.

151쪽 특히 아이들이나 십대와 대화할 Eoss 비꼬기가 조금이라도 사용되어선 안 된다. 비꼬기를 사용할 때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밑에는 거의 언제나 분노, 상처, 실망이 놓여 있다.

151쪽 비꼬기는 간접적인 의사소통이어서, 말하는 사람도 만족스럽지 않고 듣는 사람도 은근히 화가 난다. 딱히 문제는 없는데 긴장감이 감돈다.

154쪽 고딘은 우리 뇌가 실패를 생사가 달린 심각한 일로 인지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156쪽 여러 차례 말했듯, 뇌는 익숙한 것을 좋아해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잇는 것을 다시 연출해내는 일이 많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그게 친숙하기 때문이다.

157쪽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자기 자신을 잊히고 버려질 수 있는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158쪽 이별을 하고 나면 더 이상 연인이 떠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불안감도 자연히 줄어들어 안도감이 찾아든다.

163쪽 또 우리의 상호작용 방식을 바꾸려면 먼저 내가 안전감을 느껴야 하고, 그런 다음 내 주위 사람들이 나에 대해 안전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176쪽 죄책감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내재된 메커니즘이다.

176쪽 이것은 수백년 동안 사람들을 조종하는 데 활용된 강력한 감정이며 여러 종교 집단의 근간을 이루는 감정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들이 죄책감을 이용해 아이를 원하는 쪽으로 유도하곤 한다.

177쪽 피터에게 감정을 몸의 감각과 연계시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면, 그가 자기 몸 상태를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178쪽 피터는 친구들의 욕구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구도 보듬기 시작했고 그런 자신에게 큰 만족감을 느꼈다.

194원인을 찾고 나면 선택권이 생긴다.

195쪽 오늘날의 우리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쳤던 모든 경험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195쪽 패턴을 바꾸고 싶다면 적절한 경계선을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과정이다.

196말 안 해도 알아야지라는 생각은 그가 초능력자일 때나 가능하다.

199쪽 경계선을 설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201쪽 친구나 가족, 연인, 동료들을 대하던 방법을 바꾸면 저항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그들이 당신의 행복을 바라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간이 습관을 동물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변화를 싫어한다.

201쪽 기억해야 할 것은 가정이든 직장이든 사생활이든 관계는 상호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204쪽 소통의 첫 번째 목적은 상대방에게 충분히 이해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214쪽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두 번째 중요 요소는 긍정적인 말로 시작하는 것이다.

214쪽 세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원래의 요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216쪽 오히려 대체로 비난하고 방어하고 추정하는 걸 배운다.

220쪽 당신은 당신의 가장 큰 팬이자 가장 든든한 보호자여야 한다. 자기에게 너무 엄격하거나 가혹하게 굴지 말고 자녀나 친구, 연인을 대하듯 스스로를 대하라.

227쪽 단, 통찰력과 아는 것만으로는 장기적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 새로운 경험이 변화를 가져오고, 이 새로운 경험들이 우리 뇌를 재편성한다.

235쪽 두뇌는 집중하는 것 주위에 연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236쪽 그래서인지 우리가 사용하는 감정 표현들 중에는 뇌신경이 두뇌에 전달하는 정보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

247쪽 목 근육을 움직이는 것은 사회적 관계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250쪽 들숨은 교감신경계가 담당하지만 날숨은 부교감신경계가 담당한다. 그래서 숨을 들이마실 때보다 더 길게내쉬면 부교감신경계가 자극된다.

251쪽 우리 목표는 감정이 없거나 생각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게 아니라, 감정이나 생각이 당신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이다.

252쪽 예를 들어, 등교 첫날은 어린아이에게 아주 무서운 경험일 수 있어서 자동적으로 몸을 투쟁-도피 모드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대개는 어린아이가 투쟁이나 도피를 선택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어서, 아이는 두려움에 떨며 교실에 그냥 남아있게 되고, 투쟁-도피 충동은 동결로 바뀌어 몸 안에 갇혀버린다.

271쪽 많은 사람들이 내게 왜 내가 다 떠맡아야 하죠? 그 사람이 바귈 수는 없나요?”라고 묻는다. 내 대답은, “어쨌든 두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왜 안 하세요? 일단 한 병이 해보고 차츰 함께 바꿔나가면 돼요!”

281쪽 우리 두뇌는 부정 편향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기가 원래 어렵다.. 즉 우리는 날 때부터 부정적인 쪽으로 향하도록 되어 있다.

283쪽 슬픔이나 분로 같은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면 더 심해진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그 반대다. 뇌 과학자들 사이에 유명한 말이 그것을 다스리려면 이름을 붙여라이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당신에 대한 장악력을 잃는다. 무엇이든 경험에 이름을 부이면 생각 뇌가 활성화되어, 감정 뇌와 생각 뇌 사이에 새로운 연결 생성을 자극한다.

287쪽 도널드 프라이스 박사는 이 분야의 연구를 진행해서 실제 통증 감소를 일으킨 것은 사람들의 통증 감소에 대한 기대임을 알아냈다.

293쪽 주위의 많은 이들이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야기해주고 당신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증거가 주변에 넘쳐나도 그건 중요하지 않다. 핵시 신념의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된다.

295쪽 하지만 변화는 흔히 비처럼 한 번에 한 방울씩 떨어진다.

297쪽 미래에 어떤 지점에 도달하기를 끊임없이 추구함으로써, 당신은 매 순간을 그 자체로 사는 게 아니라, 현재를 목적에 이르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서는 미래도 과거도 필요 없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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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 2016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선정, 아침독서 선정, 2013 경남독서한마당 선정 바람그림책 6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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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들어서 아는 것과 실제로 체감하는 것의 간격은 도저히 채울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아마도 실제로 그 지진의 참사를 겪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은 무심하면서도 잔인하게 들릴 것이다.

 

반면 내가 살았던 동네는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철없던 어린 시절에는 한 번 비가 많이 와서 학교 좀 안 가봤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그랬다. 이 책을 읽고 돌이켜보면... 그때 참 어렸다.

 

일본 고베 대지진 참사는 사진은 못보고 들어만 봤다. 그래서 얼마나 엄청난 참사였는지는 실감하지 못했다. 아니, 지금도 못한다. 사진을 봤다면 좀 달랐을까? 조금은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설프게 아는 것은 모르는 것만 못하다고 도리어 그 참사를 잘못 이해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그림책 착가인 지은이가 처음으로 텅 빈 스케치북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하니 어렴풋이 짐작해볼 일이다.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지은이의 실제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다. 음악이란 것이 얼마나 그 참사를 겪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솔직히 물적인 지원이 더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도 내가 삐딱한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회의적인 생각이 들면서도 내가 음악의 힘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이세 히데코의 아름다우면서도 따뜻한 그림 때문이다. 거기에 자신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러니 마임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주인공 소년의 첼로 소리가 대지진 위문 연주회 참여를 결정한 후 달라진 것처럼 음악은 단순히 기교가 아닌 진심을 담는 그릇이다. 나도 기교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서툴러도 진심이 담긴 그런 연주를 해보고 싶다. 그리고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즐겁게 연주하는,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

힘이 넘쳤지만, 왠지 화를 내는 것 같은 연주였다.
나는 아직 그레이를 잊지 못했다. 그레이가 사라지고 나서 날마다 울고만 있던 내게 아빠가 사다 주신 것은 새 강아지가 아니었다. 이 첼로였다.



그 진지한 얼굴에 이끌려, 나도 케이스에서 첼로를 꺼냈다.
그렇게 혼자서 열심히 소리를 내려고 하지 않아도 된단다.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느끼면서 연주하면 돼.
하지만 그날, 순식간에 우리 마을도, 집도, 가족도, 친구도, 형태가 있는 것도, 없는 것은 모두 부서졌단다. 60년이나 친구였던 소중한 첼로도.....
이 첼로? 이건 그때 지진으로 세상을 떠난 내 친구의 유품이란다.
모두 학교 체육과이나 텐트에서 살았어. 동물까지 돌볼 수는 없다고 해서, 울면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버린 사람도 있었어. 나는 하늘로 보내 주었어. 나의 플로르, 피노, 민트.... 모두 저녁놀이 진 하늘로 날아갔지. 하지만 정말 그래야만 했던 걸까,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어.

내 첼로 소리가 누군가를 응원할 수 있을까?
모두 자신의 그림자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소중한 또 하나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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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 2014년 볼로냐 라가치 상 우수상 수상작 Dear 그림책
니콜라 데이비스 글, 로라 칼린 그림,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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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약속이지만 이 그림책은 굉장히 많은 의미와 생각할 거리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제목과 내용이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 중요한 생태계의 제일 밑바닥을 떠받들고 있는 식물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 소녀의 노력에 의해 나무가 나타나고 그 결과 잿빛도시에서 탈바꿈된 모습을 그림으로 보면서 지금 인류가 자랑하는 문명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누구나 생각해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가지는 의미는 이것만이 아님을 다시 읽고 제목을 생각하면서 찾게 되었다. 이 책의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한 노파의 뜻이 소녀에게 이어지는 장면이다. 그 장면이 있었기에 이후 소녀가 도토리 씨앗을 심는 장면이 나오게 된다.

 

더 놀라운 것은 소녀다. 본래 소매치기였을 소녀의 변모는 너무 당연하다 듯이 이야기에서는 지나갔지만 현실에서는 이게 가능하가 싶은 생각이 든다. 소녀는 수많은 도토리들을 보며 자신이 한 약속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리고 도시의 흉측하고 더러운 것들을 치워가며 도토리를 심어나간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진심이란 결국 통하는 것일까?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점차 싹이 나고 나무가 나타나면서 어느새 사람들도 소녀를 따라 씨앗을 심기 시작한다. 그리고 씨앗이 싹터 나무가 되고 그 나무들은 하늘까지 닿아 축복의 비를 뿌린다.

 

이 책의 제목인 약속은 매우 많은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하나는 노파와 소녀의 약속, 다른 하나는 직접적이진 않지만 소녀와 소녀를 따라 씨앗을 심는 사람들의 약속, 마지막으로 이 대자연과 인간의 약속. 좀 억지스러울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녀는 그녀와 비슷한 소매치기 소녀에게 자신의 도토리 가방을 넘겨준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 소녀의 심장이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그리고 그 약속은 계속 이어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약속이 실제로 이어졌는지는 우리가 알 수 없다. 그러나 진심이란 결국 통하는 것 아니겠는가? 소녀와 직접적으로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소녀와 노파의 약속은 이미 도시 사람들에게 전해진 바 있다.

 

지금 중국발 황사와 일본의 원전 등 많은 환경 문제가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 거기에 우리나라 내부의 환경문제도 무시할 것이 전혀 못된다. 자식에게 많은 것을 물려주려 하면서도 그 자식들이 살아갈 환경에 대해서 너무나도 무심한 우리들은 지금 무슨 행동을 하는 걸까?

 

대자연은 태초부터 우리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지니고 있다. 이거야말로 우리가 기억해야할 거대한 약속이다. 그리고 나, 우리, 후손들에게 이어져야할 소중한 약속이다. 내 심장은 이 책을 읽고 과연 변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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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이야기
유리 글.그림 / 이야기꽃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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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반 선생님께서 읽어주셨다는데 애들이 숙연해졌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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