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첫 번째 독서모임은 김산 선생님의 그림책 읽기로 시작되었습니다. ‘나무는 좋아라는 책을 읽어주셨는데 이번 독서모임 책의 주제와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은 좀 밋밋한 감이 있지만 장마다 흑백과 컬러가 교차되는 특이한 구성, 나무를 심자 라는 교훈은 꽤 의미심장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림책 읽기 후 본격적인 밑줄 독서 나눔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기존에 이미 독서모임을 해본 사람들부터 나눈 후 새로 오신 분들의 나눔이 있었습니다.

많은 나눔이 있었지만 여기에는 몇 개만 간추려봅니다. 먼저 장인에 대한 이야기인데, 과거와 달리 사회가 분업화 되면서 장인이라고 불릴만한 존재가 사라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장인이라는 존재가 사라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과정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사라짐으로 인하여 아이들이 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울 기회가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교사들 중에도 아이들 주변의 삶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어떻게 탄생하고 사라져 가는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고명재 선생님 말씀 따라 교사는 깊이는 아니어도 전반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마치 대목장처럼 말입니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삶과 유리된 우리네 교과서, 교육과정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 교육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이 책의 교육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학교교육과는 다른 것입니다. 이른바 도제교육인데 이는 과거 르네상스 시절 유럽 길드에서 등장한 것으로 어떤 특수한 기술은 여전히 이런 교육이 실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제교육에서 스승은 제자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지 않습니다. 그저 함께 생활할 뿐이고 제자가 스스로 학습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은 스승의 입장에서 굉장한 조바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조바심을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이 바로 스승에게 요구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도제교육의 이야기는 오늘날 학교와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학교교육이 배워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교사는 전반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동시에 교사는 이를 앎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교사들은 강의식 수업에 너무 익숙해져 말로 전달하는 것으로 교육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말로 전달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고 아이들이 마땅히 잘 전달받아야 옳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보여줘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 사실입니다. 교과서의 글들은 교과서답게 잘 정련된 것이지만 추상적·개념적인 것들이 대다수입니다. 아무래도 언어로 표현된 것이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본이 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학교의 의무 중 하나는 사회화입니다.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간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무는 아이들의 원만한 사회 생활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의 개성, 책에서는 성깔이라고 표현되는데 이러한 다양성을 목재를 합판 만들 듯이 죽여버린다면 이는 사회의 진보를 꺾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자가 말했듯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생각해얍니다. 학교 내에서 지금 사회 내에서 쓸모없어 보이는 재능이 미래에는 다른 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 쓸모라는 것도 사회의 인식일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합니다. 가지치기는 필요하지만 아예 죽여버리는 것은 지양해야할 바입니다.

책의 모든 내용이 다 일맥상통합니다.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신 모든 나눔들이 다르지만 하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나무에 대한 태도는 우리가 배워야 할 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동시에 사람을 다룬다는 점에서 더 강한 인내심과 사유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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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3-29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는 어버이가
학교에서는 교사가
서로 아름다운 어른으로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즐겁게 잘 클 테지요.

시골에서 살며 날마다 느끼는데
나무는 우리가 심거나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아름드리로 크게 뻗어요.
따사로운 손길이 아니라면
나무한테 도움이 되는 일이 없더군요.

깊은 숲에서 수천 해를 살아온 나무는
사람 손길을 닿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우람하게 자라는구나 싶어요.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는
우람하게 나무가 뻗기가
참 힘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