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반에 있는 물건들을 너무 쉽고 함부로 사용하는 아이들이 있다. 게다가 놀이도구를 사용하고 그냥 대충 던져놓고 가는 경우도 있다. 오늘 가온배움두레 협의회를 마치고 돌아와서 교실을 보니 칠판에 그려진 낙서나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놀이도구들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한 아이에게 생일선물로 받은 청포도 캔디도 몇 개 안남긴 했지만 다 사라지고 없었다.

처음에는 굉장히 화가 났다. 내 물건을 함부로 손댄 것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곰곰히 생각해봤다. 이게 내 사유재산을 손대서 그런건지 아니면 '교사'의 물건을 손대서 그런건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격의 없이 생활하고 싶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내가 어른이고 '교사'이기 때문에 대접받고 싶은게 있는 모양이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그렇게 분노라는 감정이 타올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도 지금 상황은 좋지 않다. 공유물에 대해 소중함을 알지 못하면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리라는 것은 누구나 추측할 수 있다. 학급 물건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학생들이 이 사회가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지원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대략 난감이다.

내일은 아무래도 선을 한 번 그어야겠다. 가끔 잔소리 정도로 하고 말았는데 각 좀 잡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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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azaleaiii 2015-11-03 0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접받길 원한다기 보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거라고 기대하는데 아이들은 그러지 않을때, 실망하게되고 화가 나는 것 같아요. 어후, 생각하니 답답해 잠이 안오겠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