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애기 우리 빛깔 그림책 3
송창일 글, 이영림 그림 / 개암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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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애들이 과연 책임감이 있기는 한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교사가 관리 감독하지 않으면 청소를 제대로 안하기 일쑤고 조금이라도 본인들에게 유리한 말이 있다면 그 말 한마디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 경우를 하도 많이 봐서 과연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사회를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나 역시 어렸을 때는 그러지 않았는가 싶다. 아직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하는 아이들이 어른들 기준에서 말하는 책임감을 발휘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찌보면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책임감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고 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 내 직업이다. 과연 아이들은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가?

 

이 책 베개 애기는 명애라는 여자아이가 베개를 아기처럼 다루는 소꿉놀이를 하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다. 옛날에는 나도 동생이랑 소꿉놀이를 많이 했던 거 같은데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니 왠지 느낌이 묘했다. 이 이야기 속 주인공 명애는 비록 베개지만 정말 아기처럼 다루고 자신은 마치 엄마처럼 베개애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모습에서 나는 엄마의 모정과 책임감을 찾을 수 있었다.

 

너무 아이들은 아이들로만 대한 것이 아닐까?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맡기는 것에 대해 나 스스로 주저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아이가 3살만 되도(정확한 것은 아님) 집안일을 나누어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신 바 있다. 아이들에게 내가 소중하다고 믿는 것을 그네들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해야 비로소 책임감을 느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책을 읽어주면서 소꿉놀이가 사라진 이 현실이 허망하면서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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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11-08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학교에서만 배우지 않고
집에서도 동네에서도 모두
이것저것 다 지켜보면서 배우니
학교에서 이리저리 이끄는 일은 만만하지 않으리라 느껴요.

그 아이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아름답고 착한 넋이 되도록
즐겁고 슬기롭게 잘 이끌어 주시겠지요?

예쁜 소꿉놀이를 아이들이 늘 누릴 수 있기를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