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경제 - 시대의 지성 13인이 탐욕의 시대를 고발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마이클 루이스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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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눈먼자들의 경제>는 대공황 이후 70년 만에 맞은 최악의 상황에 대한 고발이다. 2년 여에 걸쳐 이번 경제위기를 파헤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이 책의 목적은 금융위기의 중대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어떤 전문가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있게 풀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저자들의 경제학적인 안목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마이클 루이스, 베서니 맥린, 브라이언 등의 금융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미국 최고로 통하는 카더의 작가들이 포진했다.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같은 세계적인 석학도 참여했다. 풀리처상을 받은 도널드 발렛과 제임스 스틸 탐사보도전문 저널리스트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외에도 데이비드 마골릭, 니나 뭉크, 마크 실, 마이클 쉬나이얼슨 같은 베테랑 기자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책에서는 베어스턴스의 파산을 시작으로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와 거대 보험회사인 AIG가 맥업이 무너진 과정을 자세하게 엿볼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국가 부도에 대한 마이클 루이의 사례 연구, 주식시장의 붕괴로 하버드대학교의 기금운용자회사를 포함하여 기금관리조직까지도 파괴한 과정을 소개한다.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를 통해서 태만한 국제규제당국, 사악한 개인적 탐욕 등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탐욕으로 인해 눈이 먼 사람들로 인해서 경제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베어스턴스는 직원을 채용할 때 오직 돈을 버는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글을 읽고 인재를 뽑고 양성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금융시장을 공황 상태로 몰아갔고 글로벌 신용 경색을 낳았으며 주식시장이 초토화되었다. 2008년 경제 불확실성을 야기한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금융 부문에 내재된 문제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라고 부르는 정체불명의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이 증가함으로써 촉발된 신용경색이었다. 베어스턴스를 시작으로 월가 투자은행들은 죽음의 나선에 진입했다. 베어스턴스와 메릴린치처럼 상업은행에 인수되거나 리먼브라더스의 운명처럼 파산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마저 공식적으로 투자은행의 간판을 내렸다. 국책 고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과 거대 보험사인 AIG를 포함하여 미국 재무부가 너무 커서 죽일 수 없다고 여겼던 다른 금융기관들은 국유화가 되었다. 아시아 국가들의 저축 과잉은 2000년 이후 금융 행성에서 은행대출과 채권발행과 새로운 파생상품이 증가한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심지어 2006년까지 수입도, 직업도, 자산도 없는 미국인조차도 주택을 구입할 때 100% 융자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미국의 모기지시장에 현금이 넘쳐났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태만한 금융당국자, 무자비한 투자은행가, 오만한 계량분석가, 이들 레버리지 시대의 핵심 인물 3인방은 이제 지구의 중력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경제의 위기 상황속에서도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의 내용을 보면 답답한 노릇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국민들만의 몫이 아니다. 정부와 금융기관 등 강력한 힘을 가진 곳에서부터 반성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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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기행문 - 세상 끝에서 마주친 아주 사적인 기억들
유성용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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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다방기행문>은 작가 유성용이 2007년 10월부터 2010년 2월까지 28개월간 다녔던 전국 다행 기행이다.  

"나는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한 작은 자동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그리고 틈틈이 아무런 멋도 없이 퍽퍽, 기억으로 사라질 풍경들을 찍었다. 그리고 이제 그 사진들 몇 장이 남았다. 전국 다방의 커피 맛은 다 거기서 거기였다. 하지만 나는 되도록 이야기가 있는 그 어떤 맛으로 느껴보고자 했다. 그곳에서 나는 본명도 아닌 이름들을 가진 송 양, 하 양, 김 양, 이 양, 박 양 등 많은 레지들을 만났다. 세상에서 친구라 하는 이들이 많지만 나는 가끔씩 나풀거리는 인생들끼리 나누는 이런 별것 아닌 시간이 정답고 좋았다. 그러면서 아가씨들의 이런저런 사연을 들었다. 하나같이 가슴 찡한 사연들이었지만 사실 그것들은 이 통속의 세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그 이야기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것은 말하자면 나그네의 예의 같은 것이었으니까."  

사라져가는 것들과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따라가는 이정표처럼 여겨졌다는 저자의 다방기행은 무엇을 알려주려는 것보다는 사라져가는 다방을 통해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월화수목금 열심히 자본에 종사하고 주말에 가끔씩 모든걸 훌훌 털고 여행한다는 것은 나유라는 낭만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궁핍한 허영이다. 하지만 이 여행은 어쩌면 그만도 못한 일이었는지도 모를 일. 마음이 답답하고 막막하면 나는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오래오래 달렸다. 그러면 바람의 속도를 못 이기고 눈물이 질질질 흘렀다. 지치면 다방에 들러 값싼 커피를 마셨고, 개념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곳의 아가씨들에게 그 지역 이야기를 들었다. 한마디로 다방은 배울 게 별로 없는 곳이다. 물론 커피도 맛없고. 하지만 그곳은 어쩌면 사라져가는 것들과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따라가는 이정표처럼 여겨졌다. 나는 그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무언가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가진 허무함과 외로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글들이 마음을 더 위로하는 것은 왜일까. 

"아무래도 인간은 '나'로 태어나서 평생토록 '나' 아닌 다른 것이기를 꿈꾸지만 끝내 '나'로 죽는 우스꽝스러운 존재다. 물론 그 와중에 이따금씩 제 마음의 황량한 서부로 내몰려 자신의 보잘것없는 삶을 망연히 바라보게 되는 때가 있다. 사는 일이 애초에 허망하고 쓸쓸하다지만, 슬픔과 허무는 이 세속을 벗어나 있는 어떤 정체불명의 감정이 아니고, 오히려 끊임없는 욕망 실현의 장에서 쌓여온 상처쯤일 것이다." 

저자 자신의 인간사,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글귀들이 인상적이다. 책 <다방기행문>은 저자 유성용 사라져가는 다방을 기행하면서 느끼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는 사람냄새나는 이야기이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후배의 선의를 잘 받아주고 그녀의 상처를 잘 헤아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 앞에서 자주 화를 냈다. 그녀에게 화를 내고 나면 내 속에서 더 화가 치밀어 며칠 동안 기분을 망치곤 했다. 하물며 나 스스로에게도 내가 그녀에게 화를 내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잘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저 계집애가 좀 행복했으면 하고 늘 생각했다. 하지만 내 속의 바람은 아무런 책임도 없는 헛소리 같은 것이었다. 나는 누군가 나를 사랑하게 절대로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후배의 마음이 남녀 간의 사랑같은 것이 아니란 건 나도 안다. 어쩌면 세상에서 소외된 자들이 서로를 알아보는 외로운 소리 같은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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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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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는 시인이자 작가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이 책은 오로빌에 대한 여행 정보서가 아닌 저자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만난 의미 있는 순간들의 문학적 재구성이고, 그녀는 이 재구성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신에게 유의미한 어떤 꿈꾸기를 새롭게 추동해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새벽의 도시'라는 뜻의 오로빌은 인도 남부 코르만젤 해안의 위치하고 있다. 모든 인간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이상을 꿈꾸던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1968년 첫 삽을 떴다. 전 세계 40여 개국 2천여 명이 모여 평화와 공존을 실험하고 있는 생태 공동체이자 영적 공동체이다. 

1954년 인도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스리 오로빈도의 영혼의 반려자였던 미라 알파사라는 이름의 프랑스 여인이 이야기하는 꿈에 매료되어 작가 김선우는 오로빌로 향했다. 똑같은 욕망을 욕망하게 되어 버린 우리 사회의 욕망의 획일성, '타인의 욕망'을 '나의 욕망'으로 착각하며 살게 된 우리 사회. 저자 김선우는 기존의 사회가 강요하는 방식과 전혀 다른 삶과 행복도 가능하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로빌에 관한 여행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오로빌에 대해 알면 알수록 흥미로웠다. 오로빌에서 일을 하는 기준은 돈이 아니다. 일차적으로 일하는 개개인의 만족감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개인의 즐거움이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서 쓸모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느냐이다. 오로빌은 젊고 모든 실험이 가능하다. 누구든 제안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언제든 발의하고 발의한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룹이 생기면서 일이 추진된다. 열정과 용기만 있다면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험해볼 수 있다. 그 모든 형장에 유일한 규칙이 있다면 오픈 마인드. 자신과 다른 의견과 관점에 대해 틀렸다고 하지 않고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 다른 것들을 조율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것을 인내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 김선우가 느낌 오로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스리 오로빈도의 말 중에 기억나는 글귀가 있었다.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다. 가까운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먼 것으로 나아가라. 자신의 성장은 자신의 마음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는 교육의 세가지 원칙이였다. 대한민국 교육에서는 꿈꾸기 힘든 학교안에서의 교육이 아닐까.  

사람은 자기 자신, 자기 가족,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행복하고 또 불행하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원하는 게 생기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할까봐 두려워지는 날이 생기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좌절하는 날이 생기기도 한다. 사랑은 가장 좋은 행복의 원천이면서 불행의 씨앗이기도 하다. 보통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뭔가 바라게 된다. 이상한 역설로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인간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때 행복해진다. 

저자 김선우는 대세가 정해진 듯 보이는 세계에서 다른 질서를 창조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노력 때문에 오로빌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들의 치열함 속에 녹아 있는 선의의 우정과 연대과 포용의 느낌이 참 좋기 때문이라고...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가 김선우의 당부였다. 생의 모순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그녀. 모순이 존재하므로 발전과 성숙이 시작되는 것이므로. 모든 것이 안정화된 땅을 매력적이지 않다. 움직이지 않는 늙은 땅은 모순 없이, 들끓음 없이, 화석이 되어갈 터. 진보하려는 우리는, 탐험하려는 우리는, 생을 즐기려는 우리는, 잘 놀다 가려는 우리는, 모순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인생의 재미는 모순으로부터 오는 거니까. 더 많이 행복해지기 위해,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인생 플레이!라고 오로빌이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는 글귀가 가슴절절이 와닿는다.

"난 말야 너희들이 도시의 삶에 목매지 말았으면 좋겠어. 층층사다리를 통과하는 치열한 경쟁에서 간신히 이겨 위로 올라가봤자 사실 거기 별거 없어. 진짜 내가 있어야 행복한 건데 진짜 내가 없기 쉬워. 다르게 사는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다른 꿈들 말야. 난 너희가 삼삼오오 뜻 맞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농촌으로 황무지로 전 세계의 의미있는 공동체들로 자신의 삶을 실험하러 떠났으면 좋겠어. 여기 저기 한갓진 시골에서 좋은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공동체를 실험해보면 좋겠어. 시골마을로 내려가 '돈 되는' 농사도 짓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하고 글도 쓰고 신문도 만들고 춤도 추고 공연도 하고 영화도 만들고 그렇게 살면 재밌을 것 같아. 서울 같은 데 붙어살기 위해 아르바이트해서 집세 내고 생활비 만들고 그리고 남는 시간 쪼개서 문학한다, 음악한다, 미술한다, 영화한다, 아등바등 거릴 이유가 대체 뭐란 말야. '돈 따로 벌고 행복은 따로'가 아니라, 삶의 총체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을 꿈꿔야지. 지금의 한국적 대도시 서울에선 그게 불가능해. 그런데도 서울을 떠나는 걸 왜 그렇게 두려워하지? 낙오가 아니라 자발적 선택으로 서울을 버려. 기형적인 대도시 서울 같은 건 꿈 없는 기성세대들에게 줘 버려. 똑같은 노동력을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가치 있게 쓸 수 있어. 지금 우리가 가져야 하는 건, 다른 꿈의 창조!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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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스타 이모탈 시리즈 5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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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노엘의 소설 이모탈 시리즈의 5권 <나이트 스타>를 읽었다. 에버와 헤이븐의 싸움, 에버를 지키기 위한 데이먼의 이야기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이 세상에 온 진짜 이유를 이야기하는 데이먼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사람은 자기가 내리는 선택에 따라 업을 만들어가는 거야. 이 세상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이 세상에 온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느냐에 따라 업이 달라지지. 서로 사랑하는 것. 그뿐이야. 너무 간단해서 아주 쉬워 보이지. 하지만 방금 본 것도 그렇고, 우리 과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사랑을 실천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어."

 

고모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못하는 에버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웠을까.

"고모한테 진실을 알려주면 고모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이 돼? 내가 상상도 못할 물리적인 힘을 가진 불사자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고모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뭔가를 곧바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면 말이야. 아 맞다, 내가 최근에 맛들인 짧은 시간 여행에 대해 말하면 어떨까? 그뿐만이 아니지. 내가 서머랜드에서 불사자 남친과 다양한 전생을 경험하는 걸 좋아한다고 알려주면? 고모가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이 되니?"

 

에버와 데이먼은 수세기동안 이별을 반복했고 어렵게 다시 만나 함께하게 되었다.  

"데이먼은 이미 몇 세기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데이먼이 지금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나 때문이었다. 우리는 수 세기동안 이별을 반복했고 이제야 비로소 다시 만나 이렇게 함께할 수 있었다. 데이먼은 학교에 다닐 필요가 없었다. 그것을 무익한 연기 정도로 생각했다."

 

헤이븐이 에버를 파괴하려는 과정이 책속에서 계속 등장한다. 

"헤이븐은 로만을 잃은 슬픔과 나를 향한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주체하지 못할 상실감과 분노 때문에 완전히 돌변하여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른 모든 이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렸다. 첫 번째 상대가 바로 나였다."

 

책 속에 등장했던 주드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에버에게 리나 할머니의 죽음을 표현하는 대목이 애잔하게 전해진다.

"난 리나 할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서 슬퍼하는 것 같아. 할머니는 잘 계셔. 심지어 행복해하셔. 너도 봤어야 하는데....... 한번도 못 해본 흥미로운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보였어. 리나 할머니가 정말 그리울 거야. 할머니가 안 계시니까 모든 게 텅 빈 것 같아. 친부모보다 더 부모 같은 분이셨는데. 날 데려와 먹여주고 입혀주셨는데.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존중해주셨다는 거야. 할머니는 내 능력을 부끄러워하지도 말고 부인하려고 애쓰지도 말아야 한다고 가르쳐주셨어. 내가 가진 것은 저주가 아니라 능력이라는 확신을주셨어. 어떻게 살든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의 편협한 시각에 좌우되거나 두려움에 지면 안 된다는 확신도 심어주셨지. 내가 다른 사람들의 획일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거나 나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도와주셨지."

 

에버는 헤이븐이 낚아챈 셔츠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를 알아내고자 한다.

"항상 뭔가가 데이먼과 내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항상 뭔가가 우리를 갈라놓았다. 항상 드리나가 날 죽이려 했고, 로만이 날 속였으며, 주드가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지 간에 나를 방해했다. 항상 뭔가가 데이먼과 나의 궁극적인 행복을 가로막았다. 도대체 어떤 이유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 우주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무질서하지 않다. 모든 일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에버는 데이먼과 자신의 과거를 알게되고 그 속에서 데이먼, 주드가 어떤 존재였는지도 깨닫게 된다. 에버는 죽어서 가족과 함께하는 것과, 살아서 그 모든 것을 누리는 것 가운에 뭐가 더 좋은지 판단할 수 없었다.

"나는 강제로 가족과 헤어지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위해준 사람들과 이별해야 했다. 친절하고 부유한 백인 남자는 나를 구해주었다고, 고귀하고 선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표정을 보고 알았다. 그가 하나뿐인 내 행복을 앗아갔다는 것을." 

"나는 그 눈을 보자 소년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봤다. 내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구이자 내 약혼자였던 사람. 지금 내가 주드라고 알고 있는 사람. 하지만 나는 그 남자를 믿지 않으려 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 남자가 정말로 내게 신경을 써준다면, 자신이 말하는 것처럼 부와 권력을 거머쥔 사람이라면 왜 우리 가족을 다 사지 못하는 걸까? 왜 우리 가족을 함께 있게 해주지 못하는 걸까? 왜 나만 데려가는 걸까?"

"조용히 해. 이젠 모든게 좋아질거야. 널 안전하게 해줅. 약속해. 나와 있는 한 아무도 널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우선은 네가 날 믿어야 해. 알겠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마일스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마일스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이 세상에서 원하는 건 딱 하나야. 내 꿈은 말이지. 배우가 되는 거야. 열정적이고 연기력이 뛰어난 비극 배우. 그게 내 목표야.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야. 겉만 번지르르한 영화배우 따윈 관심도 없어. <피플>지 커버를 장식하는 일엔 관심도 없다고. 이 일을 선택한 건 파티,스캔들,재활원 같은 걸로 얼룩진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야. 예술을 하고 싶은 거라고. 난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 넣고 다양한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싶어. 역할에 몰입해 나를 잃어버리는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어. 황홀하다는 말밖엔...... 그런 경험을 계속해서 하고 싶을 뿐이야. 젊고 멋진 인물만이 아니라 다양한 인물을 모두 연기하고 싶어. 그런데 내가 배우고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삶에서 직접 경험해야 하거든. 인생의 각 단계 그러니까 젊은 시절, 중년, 노년을 모두 경험할 필요가 있고 또 그러고 싶어. 경험해보지 못하면 제대로 연기할 수가 없으니까. 넌 죽는게 두렵지 않겠지? 그런데 난 그걸 원하거든. 아니, 난 그게 필요해.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동력을 내가 왜 굳이 없애겠어? 내 경험들은 내 연기력의 자양분이 될 거야. 하지만 그건 내가 늙으면 죽게 돼 있는 인간이어야 가능한 거라고. 내가 시간 속에 멈춰 수백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겉만 번지르르한 얼간이가 된다면 불가능한 일이지.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난 먹는 걸 즐기게 됐거든. 먹는 일이 너무 좋아서 평생 액체만 마시며 사는 건 상상도 못하겠어. 게다가 난 해마다 내가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변화가 주는 느낌이 좋거든.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내 상처가 사라지는 것도 싫어. 난 상처가 좋아. 그것도 나와 내 역사의 일부니까. 내가 용케 오래 살다 보면 언젠가 노인이 되겠지. 그땐 젊은 모습 그대로인 너희와 달리 무기력하고 노쇠하고 뚱뚱한 데다 대머리겠지만 추억 때문에 만족할 거야. 뭐, 치매 같은 걸로 기억이 모두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이지.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내 삶의 변천사가 담긴,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사진들을 가지고 삶의 종착점에 도달하는 거야. 내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잘 꾸려왔다는 증거를 가지고 말이지."

 

에바 아줌마에게 자신이 데이먼과 주드 중에 어떤 사람을 선택해야하는지 묻는 에버에게 에바 아줌마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에버, 그건 너에게 주어진 여정이야. 오직 너만의 몫이지. 어떤 길로 가야 할지는 너만 발견할 수 있어. 난 네 친구가 되어줄 뿐이야."

 

주드가 항상 내 주위에 머물렀지만 친절하고 관대하며, 내게 사랑을 품었지만, 단 하나뿐인 내 소울메이트는 데이먼이라는 사실이었다.

"항상 어느 한쪽이 더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똑같이 사랑한다. 사랑하는 방식은 달라도 그 깊이는 똑같다." 

 

에버가 헤이든과의 싸움에서 살아난 이유 한가지는 바로 진실을 깨달은 순간이다. 

"내가 다시 살아난 이유는 한 가지다. 나는 취약 챠크라를 극복했다. 나와 우리의 진실을 깨달은 순간, 올바른 선택을 한 순간, 나는 회복되었다."

 

책 속에서 에바 아줌마의 인상적인 말이 가슴에 남는다.

"모든 건 네 의도와 직결되어 있어. 네가 어떤 문제에 모든 초점을 맞추면 그 문제가 더 키지지. 하지만 네가 도움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추면 너의 에너지가 문제 자체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쪽으로 흘러가. 원래 해결책을 찾으면 긍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고 문제만 바라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나는 법이야. 너희도 알다시피 부정적인 감정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네 자신과 자기 필요에만 몰두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보렴. 네가 원하는 걸 얻으면서도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두면 성공하게 돼 있단다. 그게 바로 성공의 열쇠야."

 

데이먼이 이야기하는 말처럼, 결국 인간이란 눈앞에 닥친 일에만 몰두하는 존재가 아닐까. 진짜 중요한게 무엇인지 모른채.

 

"하지만 중요한 건, 결국에는 다 똑같다는 거야. 내가 수백 년을 살고 넌 여든까지만 산다고 해도 우리 둘 다 항상 눈앞에 닥친 일이나 조금만 손을 뻗으면 닿을 것처럼 보이는 일에 몰두하잖아."

 

소설 <나이트 스타>는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고, 삶과 죽음, 전생이라는 윤회에 대한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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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십 - 세상을 바꾸고 리더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바바라 켈러먼 지음, 김충선.이동욱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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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란 권력, 권한, 영향력에 있어서 상급자에 비해 열등하며, 따라서 항상은 아니지만 대개 연대하여 행동하는 하급자를 일컫는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리더십을 동경하고 나아가 리더가 돼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리더가 인류 역사의 방향을 지시해야 한다는 보편된 인식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어떻게 해서 팔로워의 존재가 사라지는 결과는 낳는 '리더십 산업'이 생겼을까? 모두가 리더가 되기 위해 교육받는다면, 정확히 누가 팔로워가 된다는 것인가?"

 

권력, 권한, 영향력을 가진 자들과 갖지 못한 자들의 큰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 권력과 권한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간의 역학을 바꿔놓았다. 이를테면 고등교육에서 이메일은 학생과 교수 간의 관계를 더욱 수평화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감히 교수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어떤 엄한 교수도 언제든지 손끝으로 자판을 치면 연락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정보와 아이디어의 광범한 세계에서, 기존에 권위 있는 인물로 그려졌던 전문가의 이미지가 점점 더 시대에 뒤쳐진 모습이 되고 있다. 이런 전문가의 이미지가 제임스 서로위키가 말한 '대중의 지혜'로 대체됐다. 이 말은 대중이 소수보다 똑똑하다는 뜻으로, 오늘날의 비즈니스, 경제, 사회 및 국가를 형성하는 것은 개별 전문가가 아닌 집단이라고 서로위키는 주장한다. 이를테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을 활용하기 위해 지식 제공자로서 대중을 초대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블로거들은 몇 년 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저자는 팔로워를 방관자, 참여자, 운동가, 완고주의자로 나뉘어 이야기한다.

저자는 방관자를 주변 상황을 알고 있으나 의도적으로 거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리는 팔로워라고 정의한다. 중요한 점은 방관자는 상황에 대해 무지한 자들, 즉 무관심자와는 구분되며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과도 다르다는 것이다. 방관자는 어떤 행동에 대한 지지자도 반대자도 아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그저 서서 지켜만 보는 사람들이다. 방관자가 된다는 것은 '현상유지를 위해 누구든 또는 무엇이든 간데'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며, 이는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그 방관자의 수가 많을 경우 그들은 '사건의 경과를 형성'하는 존재가 된다.

 

저자는 특히 팔로워십을 이야기하면서 히틀러에 관한 역사적 소재를 등장시키며 설명한다.  독재자와 대학살의 문제는 단지 역사 속에 존재하는 유물이 아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대학살은 캄보디아, 르완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르푸르에서 자행됐으며,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팔로워십을 이해하고자 할 때 우리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방관적 태도는 인간 조건의 일부인가? 강력한 리더는 그의 집단과 조직을 복종시키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그런 집단과 조직은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이 순응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독일 영토 밖 또는 나치 통치를 받지 않던 지역의 사람들은 대학살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물론 비독일인은 히틀러의 팔로워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만일 히틀러가 수십만 유대인을 죽였으며 그 수가 결국에는 수백만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알고 있었음에도 그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그들 또한 공범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들 또한 실질적으로 히틀러의 팔로워가 아니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에 대한 개인의 책임 문제로서. 그것이 사적이든 거리가 먼 일이든 상관없다. 우리는 우리의 형제를 지켜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 이런 책임을 포기하는 것은 집단 차원에서 포기하는 것과 같다. 방관하는 태도가 일상화되면 이런 습관을 깨는 것은 매우 어려워진다. 되도록 이른 시점에 개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러나는 것은 더 강한 권력, 권한, 영향력을 가진 이에게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는 것과 같다. 때때로 우리는 매우 운이 좋아서 훌륭한 리더와 경영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운이 따르지 않아 나쁜 리더와 경영자를 만나기도 한다. 운이 좋지 않을 때 그저 방관하며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은 나쁜 상황을 더 나쁜 상황으로 몰고 가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비전문가 리더가 전문가 팔로워를 이끄는 경우 리더는 반드시 팔로워를 밀착 감독해야 한다. 왜냐하면 전문가가 바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비록 직급상으로는 부하지만 그들의 전문지식은 리더에게 권력과 영향력을 제공한다. 어떤 장소, 위치, 조직에 종사하는가와 관계없이 오늘날의 모든 전문가들은 예전과 비교해 공격당하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책 후반부에는 좋은 팔로워와 나쁜 팔로워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 등장하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잔학행위는 악한 사람들의 극악한 행동에 의해서 저질러질 뿐만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무행동에 의해서도 저질러진다."

책속에는 방관자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한번 등장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불행을 자신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데 좀 더 어려움을 겪는다.

좋은 팔로워는 필요로 하는 곳에 기꺼이 돈을 낼 준비가 돼 있다. 이와 상반되게 나쁜 팔로워는 그렇지 않다. 물론, 좋은 팔로워와 나쁜 팔로워의 구분은 이처럼 간단한 공식이 함의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참여자는 대개 보통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리더가 방관하는 문제에 대해 매우 강한 감정을 가지고 그것과 관련해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한다.

팔로워의 모든 유형 중 리더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는 완고주의자다. 완고주의자는 결국 변화를 만들 수 밖에 벗다. 그들은 자기 신념에 의해 소진된다. 많은 경우 완고주의자는 징계와, 그들의 말을 개인적 불복종과 정신적 동요에서 빚어진 행동으로 치부할 가능성이 높은 제도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감히 권위에 도전하여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이다. 내부고발자들도 완고주의자에 속한다.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를 구별하게 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는 좋은 팔로워와 나쁜 팔로워를 구별하게 하는 것에 대한 개념 역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두가지 기준이 특별히 개입되는데, 하나는 수단에 관해, 또 다른 하나는 목적에 관한 것이다. 첫번재 기준은 관여의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어떤 관여든 관여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두번째 기준은 동기부여를 말하는 것으로, 공공의 이익에 동기부여되는 것이 개인적인 이해에 동기부여되는 것보다 낫다. 다음 다섯가지 원칙이 이들 두 범주로부터 나온다.

 

-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즉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쁜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좋은 리더, 즉 효율적이고 도덕적인 리더를 지지하는 것은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나쁜 리더, 즉 비효율적이고 비도덕적인 리더를 지지하는 것은 나쁜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좋은 리더, 즉 효율적이고 도덕적인 리더에 반대하는 것은 나쁜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나쁜 리더, 즉 비효율적이고 비도덕적인 리더에 반대하는 것은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좋은 팔로워는 어떤 방법으로든 집단과 조직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좋은 팔로워는 효율적이고 윤리적인 좋은 리더를 따른다. 그리고 그들은 비효율적이거나 비윤리적인, 도는 둘 모두에 해당하는 나쁜 리더에게 최선을 다해 저항한다. 이런 측면에서 고립된 자들이나 방관자들 모두 좋은 팔로워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참여자, 운동가, 완고주의자는 좋은 리더를 지지하거나 나쁜 리더에게 저항할 때만이 좋은 팔로워라고 할 수 있다.

팔로워의 행동이 오직 그들의 리더에게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정도의 자극들에 대응하며, 리더는 이 자극들 중 하나일 뿐이다. 팔로워와 팔로워십 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저자는 팔로워를 상급자보다 권력과 권한, 영향력을 덜 가진 하급자로 정의한다. 마찬가지로 팔로워십은 하급자와 상급자 간의 관계 또한 후자에 대한 전자의 대응으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리더의 행동에 따른 팔로워의 행동은 규범적인 의미가 있으므로 팔로워보다는 팔로워십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한다. 책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의 저자 로버트 E.켈리는 효과적인 팔로워는 자기관리를 잘하고, 그들이 속한 집단과 조직에 헌신하며, 용기 있고, 성실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을 일컫는다. 켈리의 말에 따르면 팔로워가 모범적이고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동시에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한다면 리더와 다른 구성원에게 더 큰 영향을 주고, 더욱 중요해 진다는 것이다.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은 묘하고 반직관적이게도 좋은 리더가 되는 것과 아주 비슷한다. 좋은 리더처럼 좋은 팔로워는 잘 알아야 하고, 활기차야 하며,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또 좋은 리더처럼 좋은 팔로워도 복잡성에 대처하고, 변화를 관리하며, 옳은 판단을 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서로에게 가끔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둘 모두가 함께, 즉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나눌 수 없는, 혹은 하나만 뗴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팔로워십 없이는 리더십도 없으며, 단 한명의 팔로워도 없다면 거기에는 리더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팔로워가 리더 다음에 있는 자나 리더의 부속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모아진 힘 또는 현상이라는 의식이 고취되어 있다. 팔로워십 교육이 바로 리더십 교육의 일부분이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책 <설득의 심리학>에는 나오는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우리가 원하는 것이나 필요한 것을 얻으려면 권위에 반항하기보다 순종해야 한다는 점을 배운다. 그럼에도 로버트 치알디니가 걱정하는 것은 권위를 가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주 우리는 재차 생각지도 않고 순종하느냐는 것이다. 그저 따라가는 것이 따라가지 않는 것보다 훨씬 쉽고, 시간과 문제, 대로눈 '노NO'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에 우리는 따라간다.

리더가 팔로워에게보다는 팔로워가 리더에게 더욱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팔로워를 리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팔로워를 북돋워 그들이 속한 지위에서 열심히 팜여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그들이다. 우리중 누구도 항상 리더일 수도 또 항상 팔로워일 수도 없다. 

 

이 시대에는 권력과 영향력이 전문가에서 대중에게로, 산업계의 거물에서 예전에는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역할도 맡지 않았던 소비자에게로 흘러가고 있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성공과 인터넷이라는 개방적인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투표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다. 누가 음반 계약을 하고, 누가 뮤직비디오를 만들며, 누가 브로드웨이에서 <그리스> 재공연에 캐스팅되는가 등 모든 것을 결정하도록 요청받는 대상은 팬, 팔로워, 보통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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