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가끔 고양이 - 이용한 시인의 센티멘털 고양이 여행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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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량하라 고양이>, <나쁜 고양이는 없다>의 저자 이용한은 고양이 여행서인 책 <흐리고 가끔 고양이>에는 제주 가파도에서 울릉도까지, 전남 구례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2년 반 동안 여행을 통해 만난 전국 60여 곳의 고양이를 담았다.

 

"사실 책을 통해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단순하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고양이가 살고 있다는 것.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도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는 것.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슬프고 아프고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는 것.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만 나눠주자는 것. 너도 살고 나도 살고 같이 살자는 것. 내가 바라는 것 또한 간단하다. 한국에서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개선되기를,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책 <흐리고 가끔 고양이>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이야기와 사진을 통해서 고양이를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쥐약을 먹거나 로드킬을 당해서 죽어가는 고양이들, 국내에서 반려묘는 늘어가지만 고양이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유럽이나 일본이나 동남아나 농부의 고충은 다 비슷할 것이다. 그들 나라에서도 고양이가 농사에 피해를 주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시링다. 하지만 고양이가 농사에 피해를 준다고, 그들이 쥐약이나 독극물로 해결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공존은 배려이고, 내가 가진 것을 어느 정도 베푸는 것이다. 더 많이 가진 자가 언제나 더 베풀어야 한다. 사람과 동물의 공존에서도 베푸는 쪽은 마땅히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걸 손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동안 늘 손해를 보고 피해를 본 쪽은 동물이고 자연이고 지구였다. 그럼에도 인간은 멈추지 않았다. 그것이 마치 인간의 특권이라도 되는 양, 더 많이 착취하고 더 많이 파괴했으며, 결국 수많은 동물을 멸종으로 내몰았다."

 

책을 읽으면서 길고양이와 유기묘를 들여놓은 고양이 카페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책속에 등장하는 '사람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라는 제인 구달의 글귀처럼 우리에게는 동물을 다루는 따뜻한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최근에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함께 운영하는 카페도 여기저기 생겨났고, 아예 길고양이와 유기묘를 들여놓은 고양이 카페도 새겨났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리스나 스페인, 터키, 모로코, 일본과 대만, 북미, 남미, 심지어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우리는 한참이나 뒤쳐져 있다.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당신이 존재하는 그 이유와 같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버림받으면 슬프고, 폭력이 무섭고, 고통이 두렵고, 아프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것, 먹고살기 위해 애쓰는 것.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행복과 평화를 바라듯 고양이도 그렇다. 하지만 한국에서 고양이는 먹어야 할 권리, 사랑할 권리, 살아갈 권리조차 무시당한다. 어떻게 인간과 동물이 같은 수가 있으냐고 따지고 싶다면, 당신이 믿는 신에게 한번 물어보라. 그리고 당신이 사는 지구의 의견도 경청하기 바란다. 어느 쪽이 이 세상을 망치고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지. 어느 쪽이 가해자이고, 어느 쪽이 피해자인지." 

 

책 <흐리고 가끔 고양이>를 통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양이를 만나고 여행한 저자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사람과 고양이의 거리는 사람이 고양이에게 베푼 마음과 비례한다. 따뜻한 시선으로 길고양이를 품어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여행을 하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고양이를 만날 때가 있다. 의도하지 않았고, 예상치도 않았으므로 갑자기 만난 고양이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직업이 여행가이지만, 한동안 나의 여행은 지지부진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마치 선물처럼 어느 날 뜻하지 않게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시골로 이사 온 뒤에도 나는 여행가로서의 나를 잊었다. 아니, '사료 배달부'의 삶이 또 다른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고양이 책 세 권을 냈고, <고양이 춤>이라는 영화에 참여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여행가보다는 '고양이 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마음이 편해서, 돈이 남아돌아서 여행이나 다닌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미안하지만 17년간 이게 내 직업이고 생계고 유일한 돈벌이였다. 누군가는 회사원이고, 편집자이고, 외판원이고, 노동자인 것처럼 나도 그런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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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3-08-13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분(이용한님)의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못했지만 주로 고양이와 관련된 책을 쓰셨네요. 게다가 이 책은 길고양이들을 다룬 듯 싶구요. 2년 반 동안이나 여행하며 만난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았다니 저자는 마음이 따뜻한 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