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 우리의 삶을 넘어선 본질에 대한 이야기 세스 시리즈
제인 로버츠 지음, 매건 김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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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를 초월한 인격적 존재인 세스의 지식을 본격적으로 담아낸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사지지 않는다>는 <세스 매트리얼>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책으로, 2008년에 출간된 <육체가 없지만 나는 이 책을 쓴다>의 최신판이다. 1963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시인이자 소설가인 저자 제인 로버츠는 세스와 주고받은 경이로운 지식과 이야기들을 남편 롭과 함께 기록했다. 6,000페이지가 넘게 모은 자료에는 육체적 현실의 본질, 사후의 삶, 우주, 건강, 윤회, 신, 꿈, 시간, 정체성, 지각 작용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세스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총 25권의 책을 출간했고, 이 책은 그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힌 책이다.

<세스 매트리얼>이 세스의 등장 배경과 존재를 이해하기 쉽게 알리기 위해 대화 과정과 전생 리딩 사례 위주로 소개했다면, 이 책은 방대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펼쳐낸 세스의 말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세스는 우리가 죽음 직후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게 될지, 이전 생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는지, 살아가는 동안 다음 생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비밀과 재림에 얽힌 진실을 무엇인지, 아틀란티스 시대 이전에 이미 찬란하게 존재했다가 사라진 초고대 문명에 대한 이야기 등 우리 존재의 진실과 무궁한 생명력에 대하여 새로운 차원에서 해석하고 내면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번에도 깊은 통찰과 영감을 전하는 세스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삶의 본질과 생의 진실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병 속에 갇힌 나비처럼 시간에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참된 현실을 알고 싶다면 육체 감각이 전해주는 정보를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합니다. 감각이란 사랑스러운 거짓말쟁이입니다. 여러분이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갖가지 환상적인 이야기를 전해주니 말이에요. 물론 때에 따라서는 감각에 속지 않고 좀 더 현명하고 창조적이며 유식해지기도 합니다. 깨어 있을 때보다는 꿈을 꿀 때 말이죠.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이 책의 끄트머리에 가서는 모든 것이 명확한 사실임을 깨닫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육체가 의식의 일부이지 의식이 육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바꾸어 말해 '나'는 무한하며 '나'의 잠재력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단지 무지로 인해 인위적으로 한계를 만들 뿐입니다. 이를테면 외적 에고만이 자신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능력을 무시합니다. 그러나 진실은 부인할 수 있지만 바꿀 수는 없는 법이죠. 퍼스낼리티는 다차원적입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3차원적 존재의 모래사장에 머리를 파묻고 그 외에 다른 차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행동하지만 말입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모래사장에 파묻고 있던 고개를 쳐들기를 바랍니다."

이 책에서 세스는 여러분은 여러분이 속한 광범위한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세스는 모든 기쁨과 비극이 어루어진 지극히 감동적인 드라마가 여러분의 삶이자 환경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을 연극 중인 배우로 생각해보십시오. 무대는 21세기이고 스스로 각본, 무대 장치, 주제들을 준비합니다. 사실 여러분은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 관여해온 셈이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는 집단 극에 말이에요. 하지만 여러분은 현재 자신의 배역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극의 현실에 매혹되고, 즉 드라마상의 문제, 도전, 희망, 슬픔 등에 너무 깊이 몰입해 있는 탓에 모든 것이 자신의 창조물이라는 사실을 잊고 말았습니다."

세스는 삶은 일종의 생성 상태이며, 죽음은 생성 과정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세스는 만약 세포가 죽지 않거나 재생되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육체는 유지되지 못하므로 현재 여러분의 의식은 켜졌다 꺼졌다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육체적 이미지를 비추고 있는 셈이라고 이야기한다.

"여러분은 몸속 원자와 분자들이 죽거나 다시 태어나는 동안, 죽었거나 죽어가는 세포들 한가운데에서 자신을 인지하는 의식의 지각력을 번득이며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여러분은 순간순간 스러지고 대체되는 무수한 죽음 가운데 살아가면서도 그런 사실을 거의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말해 여러분은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죽음 속에서 살아 있는 것입니다. 물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몸속에서 수많은 죽음과 탄생이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살아 있는 것입니다."

세스는 의식은 확장되고 창조하기 위해 내면으로 주의를 돌리게 되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의지 외에 외부의 힘으로 억지로 그런 문제를 이해하거나 직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세스는 친지, 친구, 지인, 동업자들을 살펴보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유유상종의 법칙에 따라 스스로 그들을 자신에게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지금 다음 생애를 위한 무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품은 생각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다음 생애의 일부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을 한순간에 지혜롭게 만들고 통찰력과 자비심으로 가득 채우며 의식을 확장해줄 마법의 주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일상적인 생각과 체험 속에 들어 있죠. 현재의 성공이나 능력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일구어온 결과이며, 당연히 여러분의 것입니다. 스스로 노력하여 만들어 낸 것입니다."

세스는 징정으로 행복한 삶에서는 자연스런 지혜와 영적 기쁨을 수반하는 깊은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자면 고통이 반드시 영적 성취로 이어지지 않으며 모든 질병이 고상한 복적을 위해 선택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세스는 오히려 대부분의 질병은 무지와 게으른 정신적 습관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을 발전시키며 지식을 쌓아나갈 기회는 사후에서의 마찬가지로 현생의 순간에도 존재합니다. 지금 이 순간 일상적인 발전의 기회를 무시하고 있는데 죽음 이후라고 해서 지금보다 엄청난 능력을 개발할 수는 없죠. 사후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재 여러분의 삶 속에도 스승은 존재합니다."

세스는 과거는 갖가지 방식으로 존재하며 여러분은 그중 오로지 한 가지만 체험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세스는 만약 현재 마음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바꾼다면 그것은 내용뿐만 아니라 영향까지, 그리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여러분은 그것을 마음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훨씬 유리한 사건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화는 아주 실감나게 감정을 불어넣어 수없이 되풀이해야 합니다. 결코 자기기만이 아닙니다. 비록 여러분이 체험한 과거 속에는 포함되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실제 일어났던 가능한 사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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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25.1.2 - no.58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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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58호의 키워드는 '폭-Wide'입니다. '폭'은 물리적인 거리나 간격을 이야기하기도 하면서, 종이나 천의 단위를 뜻하기도 하며, 여러 가지 모양이나 움직임을 묘사하는 부사어이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문학의 폭 넓음, 그 힘을 믿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악스트> 58호에서는 공현진 소설가가 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리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공현진 소설가는 2024년 12월, 많은 이들이 분노와 슬픔으로 한강의 소설을 다시 찾았고, 자신 역시 그랬다고 말합니다. 소설 속 그저 활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설 밖으로 나와 현실을 가리키고 있는 문장들을 쉬이 넘어갈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문장을 공유하며 잊어선 안 되는 역사가 무엇인지, 잃어선 안 되는 기억이 무엇인지 되새겼다는 공현진 소설가의 글이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와중에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용기를 목격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이를 향해 흔드는 응원봉을 거리로 가지고 나와 광장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런 아름다움과 황홀함을 만들어낼 줄 아는 용기를, 우리는 또한 인간에게서 본다. 권력을 통해 다른 목소리를 제압하고 제거하려고 하는 쪽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과 '너'가 사랑하는 것을 함께 흔들며 그 섞임에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줄 아는 쪽이 더욱 강하나는 것을 안다. 그 강함 속을 함께 지나고 있다."

<악스트> 58호에서는 천선란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천선란의 순간들을 담은 사진과 글은 천선란 작가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선란 작가는 좋아하는 부사어로 '그러나'가 있다고 말합니다. 천선란 작가는 "'그러나'를 좋아해요. 그 뒤에 오는 문장이 앞의 문장을 뒤집어주는 순간이잖아요. 요즘처럼 절망이 만연한 시대에 '그러나'는 희망적으로 느껴져요. 반전의 매력 같은 거랄까."라고 이야기합니다.

천선란 작가는 SF작가로 '여기와 다른' 소설 속 세계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여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모순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얼마나 현실과 닮았는가'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게 외적인 도시나 인종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이 세계의 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요. 그래서 낯선 모습과 두려운 존재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걸 익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요. SF의 매력은 그런 거라 생각해요. 여기와 다른 세계에서 만나는 이곳의 진실이요."

이 밖에도 <악스트> 58호에서는 지난밤 읽던 추리소설 속 인물 '강인영'에 빙의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가 박서련의 <니가 왜 미쳤는지 내가 왜 알아야 돼>'와 기념일을 주제로 무주 영화제의 술자리에서 우연히 알게 된 친구들의 작업실에 출석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가 김화진의 <축제의 친구들>, 소설가 김연수의 <조금 뒤의 세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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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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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14년간 173회에 걸쳐 '현대문학'에 연재되고 있는 안규철의 그림 에세이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이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으로 출간되었다. <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2013년 10월 출간), <사물의 뒷모습>(2021년 3월 출간)에 이은 세 번째 이야기가 담긴 이번 에세이집에는 미술뿐 아니라 문학, 철학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작업해온 안규철의 일과 공부, 사람과 사물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들이 57편의 스케치와 함께 담겨 있다.

저자는 잡초를 뽑아보면 그것들이 삶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갈밭이든 나무 그늘 아래든 그것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장소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온 힘을 다해 뿌리를 내리고 잎을 펼친다고 이야기한다. 한 줌도 안 되는 작은 풀 한 포기조차 스스로 포기하거나 누가 원한다고 해서 순순히 자신을 내어주는 법이 없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나는 과연 잡초만큼 매사에 진심이었을까. 미술가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가장으로 그럭저럭 할 일을 하며 살아왔지만, 나에게 주어진 조건을 탓하고, 나 아닌 다른 것에서 포기할 구실을 찾고, 했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스케치북에 쌓여 있는 실현되지 않은 수많은 계획들은 결국 시작도 하기 전에 시작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던 사람의 실패의 기록이 아니었던가."

저자는 나무들이 대개 단단한 줄기를 중심에 두고 가지와 잎을 펼쳐내며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독립적인 세계를 만들어간다면, 담쟁이의 생존법은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전체를 통제하는 중심이 없고, 마땅히 어떠해야 한다는 정해진 형태가 없다. 각각의 잎사귀와 줄기 하나하나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중심이다. 담쟁이는 정해진 형태가 없으니 형태를 만드는 일에 힘을 쓸 필요가 없고, 거센 바람애 꺽이거나 뿌리 뽑힐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어떤 이들은 담쟁이가 남에게 빌붙어 산다고 멸시하지만, 이 세상의 누가 과연 무언가에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가. 특별한 그 무엇이 되려 하지 않으며, 그 일의 결과가 무엇이 되든 한결같은 자세로 미지의 영역을 향해 한 잎 한 잎 나아가는 것이 담쟁이덩굴의 미덕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뜻밖의 선물처럼 거대한 녹색의 세계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무릇 예술가의 일도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나무에게 가지를 뻗어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하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뿌리가 양분을 찾아 끊임없이 전진하는 동안, 가지는 한 뼘의 햇빛도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로 계속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선다. 언제 어디서 새로운 가지를 시작할지, 분기의 위치와 시기를 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나무의 일이며, 그런 나무에게 하루하루는 어제와 결별하는 일이라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나는 나무가 아니지만, 내가 하는 일이 나무의 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미술 작업 역시 익숙한 오늘과 헤어지는 일, 아는 길을 벗어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길로 접어드는 일이다. 그렇게 제각기 다른 방향을 향하며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하는 무수한 가지들이 모여서 한 그루 느티나무가 되듯이, 나의 작업도 온전한 하나의 세계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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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고통이다 하지만 당신은 고통보다 강하다 - 마음을 다스리는 마스터, 필 스터츠의 내면 강화
필 스터츠.배리 미첼스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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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불안하다. 예기치 못한 때 불행, 갈등, 위기, 좌절 같은 것들이 수시로 내 인생에 끼어든다. 그 불가항력에 우리는 종종 무력감과 두려움마저 느끼곤 한다. 하지만 미국의 정신과 의사 필 스터츠는 삶의 고통에 움츠러들거나 압도당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그것을 뛰어넘을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터츠는 과거에서의 원인 찾기에 몰두하는 기존 심리 치료 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당장의 고통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오랜 연구와 다양한 임상 경험 끝에 인간의 신체와 의식을 넘어선 초월적 힘을 발견하고, 그 힘을 강화하고 작동시키는 다섯 가지 툴을 개발해낸다. 스터츠가 지난 30여 년간 함게 연구해온 심리 치료 전문가 배리 마이클스와 공동 집필한 책 <세상은 고통이다 하지만 당신은 고통보다 강하다>에는 개념과 작동 원리, 개발 과정, 실제 사례까지 툴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지금 이 순간 예상치 못한 불안과 위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나아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기를 원한다면 이 책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장 새로운 길에 눈뜨다, 2장 용기의 툴: 욕구를 뒤집어라, 3장 포용의 툴: 능동적으로 사랑하라, 4장 자유의 틀: 내면의 권위를 세워라, 5장 평온의 툴: 끊임없이 감사하라, 6장 끈기의 툴: 위험을 자각하라, 7징 초월적 힘에 대한 믿음, 8장 새로운 삶을 맞이하라'라는 8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안전지대는 삶을 안전하게 만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삶의 테두리를 자꾸 좁힐 뿐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커다란 대가를 지불해야 함에도 안전지대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현대인이 흔하게 지닌 욕구에 발목을 붙잡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즉각적인 만족에 대한 욕구다. 우리는 안전지대에 있는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지만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때가 되면 인생을 낭비했다는 큰 고통을 마주해야 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당신의 안전지대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든 그 세계를 즐기는 대신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인생에는 무궁무진한 기회와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얻는 데에는 고통이 따른다. 고통을 받아들일 줄 모르면 의미 있는 삶도 살 수 없다."

저자는 전진의 힘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섯 가지 초월적 힘 가운데 첫 번째라고 말한다. '초월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힘이 우주의 명령과 창조가 일어나는 공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주가 그 힘에 신비로운 능력을 부여한다. 저자는 이 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발휘하는 영향력은 우리 주변의 도처에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성인은 이 세상에서 자신이 살아가는 목적을 찾아야 한다. 이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며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전적으로 각 개인에게 달렸다. 전진의 힘은 개인이 의식적으로 그것을 사용하기로 선택해야만, 그리고 거기에 동반되는 고통을 받아들여야만 개인의 삶에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은 그와 반대의 선택을 한다. 즉, 고통을 피하려고 한다. 그 결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진정한 자기 모습도 발견하지 못한다."

저자는 초월적 힘은 외부의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초월적 힘을 이용하려면 그것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신은 그 힘이 취하는 것과 똑같은 형태를 취해야 하고, 스스로 그것의 축소판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것은 그저 생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당신의 존재 상태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당신이 고통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고통을 경험하는 방식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고통을 향해 정면으로 다가가면 고통은 움츠러든다. 반면 고통에게서 달아나려고 하면 고통은 더욱 커진다. 또한 저자는 고통을 피하려고 하면 그것은 악몽 속의 괴물처럼 당신을 쫓아오게 되어 있지만, 당신이 그 괴물과 당당하게 맞서면 괴물은 발길을 돌려 달아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영적으로 성숙한 인간은 우리 자신이 세우는 목표와 우주가 우리를 위해 세워둔 목표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한다. 우리는 세상에서 무엇을 성취할지 골몰하지만, 우주는 우리의 내면 모습이 어떠한가에 집중한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역경은 우주가 우리의 내면의 힘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대개 우리는 자신을 둘러싼 바깥세상에서 성공하고 싶어 한다. 사업에 성공한다든지, 인생의 훌륭한 반려자를 찾는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우주는 우리의 외부적 성공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우주의 목표는 우리의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저자는 외부적인 성공을 칭송하는 사회 분위기는 개인의 목표 달성에만 이기적으로 몰두하는 문화를 양성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내면의 위대함은 삶이 당신의 목표 달성을 가로막을 때, 당신에게 역경을 가져다줄 때만 기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럴 때 당신은 당신의 계획과 삶이 당신을 위해 계획해둔 것을 조화시키려는 힘겨운 분투를 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능동적 사랑의 툴에는 '사랑'과 '노력'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 툴을 이용하면 내면에서 작은 사랑의 샘물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이로써 당신은 사랑의 물결이라는 더 커다란 우주의 물결과 하나가 된다.

"누군가 때문에 화가 나거나 어떤 자극을 받아 심리적 미로에 빠질 때마다 능동적 사랑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사랑의 물결과 연결되는 확실한 방법이다."

저자는 아이는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마음껏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아이는 불안함으로 얼어붙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아이가 자기표현의 힘이라는 초월적 힘으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힘의 놀라운 점은 우리가 남들의 생각과 반응을 전혀 개의치 않고 진정한 자기 모습을 드러내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힘과 연결되면 진정성을 갖고 명료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내면의 권위라는 툴은 외부의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서 생기는 권위가 아니라 당신의 내면 자아가 말할 때 생기는 권위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툴을 사용하려면 먼저 당신의 그림자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림자로 인해 우리는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내면에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가 없으면 타인과의 차이를 과장되게 인식하고 그들과 단절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개인들 사이에서든 서로 다른 종교나 국가 사이에서든, 우리가 그림자를 통해 보편적 유대감을 창출해야 바람직한 관계가 이루어진다. 그렇게 되면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는 이들조차도 서로의 내면에 있는 인감다움을 인정할 수 있다. 그래야만 서로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저자는 현대인 대부분은 좀처럼 마음의 평온을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엉뚱한 곳에서 찾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세상에서 훌륭한 것을 얻거나 성취하면 마음의 평온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런 목표를 달성할지라도 거기서 얻은 마음의 평온은 금새 사라지고 만다. 그 이유는 물질적 세계가 주는 안정감은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쉬는 것은 평온함이 아니라 소극적 태도일 뿐이며, 생명의 근원과 연결된 상태를 유지하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마음의 평온이란 결국 적극적 움직임의 상태와 같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진정한 마음의 평온을 얻는 길을 따로 있다. 당신을 항상 보살피고 지원하는 존재로부터 비롯되는 평온이어야 변함없이 지속될 수 있다. 생명의 근원과 연결돼야 지속적인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이미 가진 것에 대해 커다란 감사를 느낄수록 생명의 근원으로부터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감사하는 마음은 완전히 다른 삶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준다. 고통이 아닌 행복감을 발판 삼아 에너지를 얻는 삶 말이다.

저자는 툴을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얻는 무한한 잠재력이 당신의 미래를 바꿔놓지만, 툴의 실천을 중단하면 당신의 잠재력도 손상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신의 미래는 위험에 처한다. 저자는 미래가 위험해진다는 자각은 매우 긴급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의지력을 발휘시키는 추동력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망가진 미래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 모습이 어떻든 나중에 그로 인해 겪어야 할 고통과 후회는 엄청나다. 툴 실천을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미래가 망가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늘 인식하게 해줄 방법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 툴이 그것을 도와준다. 그런 위기감을 느껴야 확고한 의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래를 잃을 위험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툴을 위험 자각이라고 부른다. 어떤 면에서 이것은 가장 중요한 툴이다. 다른 네 개의 툴을 실천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소비주의에 물든 사람은 가급적 최소한의 노력을 들이고 모상을 얻길 바라기 때문에 그의 에너지는 분산되고 약해지며 세상에 어떤 긍정적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창조자는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다는 마음으로 매순간을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창조자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무리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정하며 남들의 시선이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비주의 문화의 피상적 이미지와 가치에 끌려가지 않고 당장 눈앞의 만족을 포기하고서라고 자신의 목표에 집중한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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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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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은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역작이다. 뿐만 아니라 <호라이즌>은 배리 로페즈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그가 선보인 글 중 가장 방대하면서도 장소와 사유를 옹골차게 엮은 논픽션이다. 북극, 남극, 북태평양, 남태평양, 아프리카, 호주 등 여섯 지역을 갈무리해, 하나의 교향곡처럼 아름답고 치밀하게 재구성해냈다. 로페즈는 이들 장소를 배경으로, 북극권 지역으로 용감하게 파고든 선사시대 사람들, 아프리카를 침략한 식민주의자들, 태평양을 항해한 계몽주의 시대의 유럽인들, 외교의 문을 걸어 잠근 아시아로 건너간 미국인들 등을 엮어 탐험과 여행을 둘러싼 인류의 오랜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한편, 인류의 기원, 땅의 역사, 생물들의 뒤섞임, 탐험과 식민주의, 기후변화에 대한 윤리적 과학적 성찰 등 다양한 영역의 주제들을 탐색해나간다.

이 책의 키워드가 되는 '여행'은 로페즈에게 지혜를 모으는 활동, 자신을 바꾸는 행동이다. 그는 익숙한 것의 경계를 넘어가 미지의 세계로 향하기 위해 끊임없이 길을 떠났고, 눈앞의 풍경을 보면서 기꺼이 경이로움에 사로잡혔으며, 길 위에서 만나는 낯선 것들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더불어 각각의 장소를 거쳐 간 인물들을 호명하고 서로를 탁월하게 연결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인간이 노정하는 모순을 외면하지도 경멸하지도 않고 기꺼기 끌어안으며 끝내 초월한다.

저자는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주장했을 때, 그리고 다윈과 월리스가 인간은 우주 최상의 피조물이 아니라고 선언했을 때, 이어서 융과 프로이트가 합리적인 정신이 호모 사피엔스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을 때, 신학은 그에 적응하거나 최소한 반응이라고 해야 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오늘날 여러 선진국에서 인간이 처한 실제 환경이 삼차림 단종 재배 '숲'과 오일샌드 석유, 목축으로 거덜 난 초원, 한때 물고기가 번성했던 바다에 스모그처럼 떠나니는 미세 플라스틱 구름이라면, 인류의 문화는 상실에 대한 감상성과 생존의 긴급성을 구별한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국민국가의 경쟁적 정치보다는 더 의의 있는 정치를 확립하고, 영리가 아니라 보존에 기초한 경제를 세워야 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다양성은 단순히 생명의 한 특징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다 다양성은 전반적으로 생명에 활력과 지속 가능성을 부여하는 생물학적 긴장을 조성한다. 저자는 영속성을 보장하는 것은 바로 다양성이라고 이야기한다. 다양성을 잃으버리면 모든 생명은 별종의 위험에 놓인다는 저자의 글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생태계의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전략을 아는 것은 오랫동안 인류의 모든 공동체에서 지혜를 전수하는 이들의 핵심적 책무였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경제'라 불리는 저 압도적 괴물에게 인류가 저항할 방법은 그 괴물을 움직이는 본질적 연료인, 생명에 대한 무관심을 떨쳐내는 것이다. 개벌은 건강한 경제가 아닌 생명에 대한 무관심의 외적 신호다. 그리고 벌목이 끝난 뒤 새로 들어와 일부 토착종을 대체하며 '잡초 종'이라고 멸시당하는 종들 역시 더 하찮은 생명이 아니라, 멸종 위험에 대항하는 생명의 근본적 저항을 보여주는 신호일 뿐이다."

저자는 토착민들은 역동적인 사건 안에 자신들을 집어넣었고, 또한 그 사건에서 즉각적으로 의미를 해석해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들의 접근법은 그 사건이 계속 전개되도록 둔 채 모든 것을 알아차리면서, 거기 있는 의미가 무엇이든 알맞은 때에 그 의미가 드러나도록 두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만약 내가 사건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바란다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자세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뿐 아니라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관찰하는 동안 정의하거나 요약하려는 충동에 저항하고 머리로 분석하는 일을 유예하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미를 파악하려는 익숙한 충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나아가 나는 토착민들이 관찰하는 방식의 핵심적 특징도 흡수해야 했다. 그들은 개별적인 대상들보다 자신이 만난 것에 내재한 패턴들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저자는 교도소는 갱도 안의 사나리아와 같다고 말한다. 자유로운 사회에 사는 우리는 정확히 어떤 이들이 교도소에 있어야 할 사람인지 항상 질문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교도소는 심지어 자유로운 사회에서도 자행되는 악의적인 불관용을, 예를 들어 재판관들과 그 외 재량권을 지닌 다른 사람들이 타인에게 감정이입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더 나은 사회질서를 만들려면 교도소가 인간 본성의 전체 스펙트럼에 관해 폭로하는 바를 받아들여야 하고, 수감자들이 사회의 안정을 크게 위협하는 존재라는 순진한 믿음도 버려야 한다. 내가 보기에 난민의 이산과 야생동물의 개체군 감소, 신경증적 소비주의의 원인들을 오로지 자신의 재정적 안녕을 확보가히 위해 부인하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더 큰 위험이다."

저자는 산업혁명으로 인간의 환경에 일어난 급격한 변화들이 우리를 그토록 불안하게 하는 이유는, 그 변화들로 우리가 좋은 미래를 맞이할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그보다는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가 처한 물리적 환경의 대대적 변화들이 과학자들이 보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기술 혁신이 세상 상당 부분의 문화를 동질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호기심 많고 주의 깊은 떠돌이 여행자에게 여행은 세상 어디에도 완전히 똑같은 장소는 없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여행은 과거부터 이어진 상식을 수정하고 선입관을 떨려버리도록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우리의 정신이 맥락을 고려하도록 유도하고, 인류에 대한 절대적 진실의 독재에서 정신을 해방한다고 이야기한다. 여행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길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주고, 사람은 똑같은 길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가고 싶어한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진화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관점 하나는 그들이 위기에 처한 환경에도 아랑곳없이 특정한 정통적 신념을 고수하느라 스스로 함정을 팠다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문화는 진보한다는 신념 또는 사회적 동물이 개인의 물질적 부를 추구하는 일은 정당하다는 신념이 그들을 함정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함정을 내파하고 해체하려면 인류는 오랫동안 신념으로 품어왔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셈법을 사용해 항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함정에 대처할 유망한 첫걸음은 전 세계 다양한 전통에서 내려오는 지혜를 한데 모으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존을 위한 그들의 철학은 다윈이 모든 생물학적 현상에 내재해 있다고 암시했던 바로 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소산이다. 그러한 오래된 지혜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어느 세기 어떤 격변에도 잘 대응하여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인류의 가장 급박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기술혁신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해결책은 인간이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을 심층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

저자는 풍경을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리기를 원하고, 해충들을 제거해 풍경을 개선하기 원하며, 환경과 함께 진화하지 않은 탓에 환경을 황폐하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힘을 지닌 식물들과 동물들을 제거하려는 현대의 충동은 생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 실질적으로도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까다로운 욕망이라고 말한다. 생물학적으로도, 어떤 풍경오 고스란히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한다.

"한 장소에 식물들과 동물들을 다시 들여놓는 행위는, 인간이 이런저런 조작으로 한 장소를 파괴하기는 했지만 인간의 조작으로 원래로 되돌릴 수 있다는, 대범하지만 잘못된 관념을 품고 있다. 진화의 방향은 뒤집을 수 없으며, 코가 풀린 스웨터를 수선하듯 풍경을 다시 수선할 수는 없다. 복원은 다른 동식물을 제치고 특정 동식물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일이므로, 사회공학 프로젝트나 한 국가의 인종 및 민족 차별 정책에서 맞닥뜨리는 것과 똑같은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다."

<호라이즌>의 저자 배리 로페즈는 남극 대륙에 있을 때는 거의 매일 무언가에서 경이로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빙관에서 소행성의 조각을 집어드는 일, 남극 뮤온 및 중성미자 감지 간섭계 프로젝트의 일부가 진행되고 있는 남극점의 블루 라이트 터널을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지나가본 일, 크로지어곶의 거대한 펭귄 서식지, 미라가 된 물범의 이마에 손을 대어본 일, 이런 일들은 저자가 다른 곳에서 목격했거나 알고 있는 끔찍한 일들에 대한 위안이 되어주었다고 이야기한다. 그 경험을 존중하고 흡수하고 싶었고, 누구든 그 경험이 필요할 사람에게 나눠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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