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 인문고전 읽기의 첫걸음
오가와 히토시 지음, 홍지영 옮김 / 북로드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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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는 저자인 오가와 히토시가 어떻게 하면 어려운 철학 고전을 쉽게 배울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기획되었다. 저자는 책의 내용과 구성은 물론 저자의 생애와 인감됨, 집필 동시와 배경, 당대 또는 후세에 미친 영향 등을 해설함으로써 해당 고전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 책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철학, 나를 발견하기 위한 철학, 올바른 판단을 위한 철학,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철학, 인간 사회의 발전을 생각하기 위한 철학이라는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철학자 알랭이 쓴 <행복론>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알랭은 과거를 응시함으로써 생겨나는 슬픔과 절망의 무익함, 해로움을 호소한다. 알랭은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이 가장 해서는 안 될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알랭은 왜 사람이 행복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을까? 알랭은 행복이 타인에 대한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복해진 사람은 훌륭한 모범을 보여준 사람이니 크게 칭찬 받아 마땅하다고 말한다.

 

"사람은 바로 자신이 있는 곳에 있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길 위에서는 되돌아가는 것도, 같은 길을 두 번 걷는 것도 불가능한 법이다. 그러므로 강인한 정신을 지닌 인간이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이 일어났는지, 무엇을 되돌릴 수 없는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거기서부터 미래를 향해 출발하는 자라고 나는 생각한다."

 

저자는 철학자 샤르트르의 책 <존재와 무>를 소개한다. <존재와 무>는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고자 하는 사상인 실존주의 붐을 선도한 샤르트르의 주요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샤르트르는 인간은 자유의 형벌에 처해졌다고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유는 인간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를 갖고 있으로 인간은 그 불안을 감추려 한다. 즉 자신이 자유롭다는 것을 자기 자신에 대해 속이려 드는 것이다.

 

"샤르트르는 다시 한 번 자유의 의의에 관해 논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자유란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언제나 무엇가의 상황에 얽매여 잇는 인간에게는 무엇인가를 하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유라는 것입니다. 실은 이는 주어진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로서의 '내던짐'에 의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에 있어서의 자유란 것입니다."

 

책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는 철학 고전의 다양한 작품들을 좀 더 쉽게 대중에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인문서이다. 인문학의 기초인 철학 고전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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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얼굴 - 어느 늙은 비평가의 문학 이야기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김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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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작가의 얼굴>의 저자인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독일에서 '문학의 교황'이라 불리는 폴란드계 유대인 비평가이다. 올해 93세의 마르셀 라이히라니츠는 오랜 세월 수집해온 초상화들을 꺼내놓고 자신을 사로잡았던 작가들을 소개한다. 저자의 독일 문학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대부분의 위대한 작가들이 쓴 거의 모든 것들이 결국 자기묘사로 귀착된다는 사실을 나는 괴테에게서 배웠다. 그는 참으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고, 동시에 우리 모두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것이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하인리히 하이네가 빠진 독일문학사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서정시란 매혹적인 동시에 위험한 장르다. 아무 할말이 없지만 누군가 귀기울여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 생각할 줄 모르기에 노래하려는 사람, 글쓰기가 너무나도 고역스럽기에 시를 지으려는 사람, 그런 이들이 곧잘 서정시를 피난처로 삼아왔다. 너무 어리석어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그들은 노래로 읊곤 했다. 왜냐하면 그럴듯하게 노래하고 속삭여놓으면, 그 말의 의미를 묻는 질문 따위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시는 종종 재능이 있건 없건 어쨌든 생각이 별로 없는 작가들에게 좋은 도피처가 돼주었다. 하이네는 이 모든 것과 거리가 아주 멀었다."

 

책 속에서 토마스 만과 하인리히 만 형제를 비교한 글귀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토마스 만은 해학가였고, 하인리히 만은 풍자가라고 이야기한다.

 

"풍자가와 해학가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풍자는 세상을 비난하고 폭로하며 공격적으로 보여준다면, 해학은 포용적이고 호의적이며 웃음으로써 그려낸다. 풍자는 해학에 의존하지만, 해학은 풍자에 기대지 않는다. 풍자의 근원이 적의와 원한이라면, 해학의 원천은 공감과 애정이다. 풍자는 증오에서, 해학은 사랑에서 나온다. 풍자의 이면에 노여움과 분노가 숨어있다면, 해학의 이면에는 아픔과 우수가 있다. 풍자는 그 대상을 경멸하게 하고, 해학은 이해하게 한다. 풍자는 명민할지 모르나, 해학은 현명하다. 풍자는 공격적이고, 해학은 방어적이다."

 

저자는 토마스 베른하르트가 쓰고자 한 글은 오로지 자신의 삶, 아니 우리 삶의 비참함에 대한 저항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몰락하는 사람, 상심한 사람, 끝 모를 나락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사람 들에게 집요하고 절절하게 마음을 쏟았다. 범죄자와 정신병자, 사이코패스와 신경쇠약증 환자, 살인자, 죽어가는 사람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작품마다 즐비하다. 작가 베른하르트는 우리 존재의 가장 어두운 영역들에 매료되었는데, 바로 거기서-그리고 오직거기서만-삶의 결정적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베른하르트는 자기 주변 세계에 항거했고, 그럼으로써 온 세상에 저항했다. 그는 인간의 삶에,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대해 분노했다. 그의 작품은 끝없는 항명이며, 끝없는 반란이다."

 

책 <작가의 얼굴>은 독일문학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이 책에는 내가 몰랐던 생소한 작가나 작품도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저자 특유의 지적이면서도 깊이있는 글을 만나게되면서 독일문학을 더욱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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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
킴벌리 맥크레이트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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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는 헐리우드 유명배우인 니콜 키드먼이 주연과 제작과 맡아서 영화화를 결정한 작품이다. 

 

뉴욕 최대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싱글맘 케이트는 중요한 회의 중에, 딸인 아멜리아가 정학을 당했으니 데리고 가라는 학장의 통보를 받는다. 모든 면에서 우등생이자 말썽 한번 피운 적 없는 아멜리아가 정학을 받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하며 케이트는 서둘러 학교로 향하지만 도착했을 때 이미 딸은 싸늘한 주검으로 그를 맞이한다. 아멜리아는 케이트가 도착하기 직전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옥상 벽에 '미안해요'라는 말만 남긴 채, 딸을 잃은 슬픔으로 고통 받던 사이, 경찰은 9일 만에 모든 정황상 '자살'이라는 판결을 내린다. 그리고 며칠 후, 케이트의 휴대폰으로 발신자 번호가 차단된 문자가 도착한다. "아멜리아는 뛰어내리지 않았다." 이 문자를 시작으로 케이트는 살면서 강요받아 온 커리어, 품위, 사회 제도에 대한 순응, 그 모든 것을 내던지고 딸의 인생 이면을 쫓는다. 자신에게 말하지 못한 딸의 비밀은 곧 딸에게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비밀과 어지럽게 엮인다.

 

엄마인 케이트와 딸인 아멜리아의 이야기가 계속 교차되면서 '아멜리아의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명문대 사립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10대들의 비밀 클럽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탈선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 책에서는 10대들의 현실감있는 대화나 상황들을 엿볼 수 있다. 비밀 클럽을 통한 10대들의 은밀하면서도 잔인한 사회를 끄집어낸다.

 

책 끝부분에 케이트가 딸 아멜리아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친부를 알고싶었던 아멜리아, 워킹맘으로서 아멜리아와 함께할 수 있던 시간이 늘 부족했던 엄마 케이트는 딸의 죽음으로 늘 죄책감을 안고 있었다. 외로웠던 아멜리아는 따뜻한 사랑을 원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동성 친구인 딜런을 사랑했던 아멜리아, 단짝 친구였던 실버아를 보호해주고 싶었던 아멜리아, 아멜리아가 옥상에 있었던 그 마지막 시간을 되돌릴수는 없다. 더이상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소년기에 아멜리아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너는 실수가 아니었어, 아멜리아. 너는 내게 일어난 일 중 가장 좋은 일이었단다. 늘 그렇게 남아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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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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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으로 가는 문>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가장 재미나고 감동적으로 읽은 세계 명작 50권을 가려 꼽아 짤막한 독후감을 덧붙여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추천한 에세이이다.

 

이 책의 1부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비매품으로 만든 소책자로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고르고 정리한 <이와나미 소년문고 50권>을 기초로 만들었다. 제2부의 '나만의 책을 만나다'는 앞서 말한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마려한 인터뷰 그리고 텔레비전 프로그램 <지브리의 책장>에서 아가와 사와코와 대담한 내용을 기초로 재구성한 것이다.

 

"소년문고 50권을 추천하는 글을 쓰면서 즐거웠습니다. 계기는 뭐든지 좋습니다. 이 순서대로 읽겠다는 생각도 버리면 좋겠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읽다보면 무척 재미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올 테니까, 그것이 계기가 된다면 충분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마루 밑 아리에티>의 원작 <마루 밑 바로우어즈>를 읽은 것이 스물두세 살 때였다고 말한다. 그는 이 작품은 우리가 평소에 '집이 참 좁구나' 생각하며 생활하는 아주 평범한 공간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마루 밑 바로우어즈>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이제 어른들 아니 인간들이 마치 세계에 대해 무력한, 소인 같은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모두가 소인이 되어버린 겁니다. 세상에 대해 무력해져서 한 푼이라도 싼 게 낫다는 둥 하찮은 문제로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시야도 정말 좁아졌습니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어떤 인간으로 살 것인가 논하던 거대한 주제는 지금 건강이나 연금 이야기로 바뀌어버렸습니다. <마루 밑 바로우어즈>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영국의 혹독한 시절을 배경으로 쓰였으므로, 물질적인 면을 포함해 살아가는 어려움이 생생히 담겼습니다. '이대로는 애니메이션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기대에는 다른 의미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면 애니메이션이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러스트의 시대를 지나자 영화의 시대가 되고 텔리비전의 시대가 되고 또 다른시대가 되어 영상은 개인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보니 현실에 접근하는 방식은 점점 취약해져가고 날것 그대로를 포착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는 전기가 끊기고 영상이 사라지고 정보가 막히면, 모두 불안하고 병에 걸려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이렇게 까다롭고 복잡한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잔뜩은 아니여도 책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세계를 어떤 식으로든 받아들일 때, 자신의 눈으로 실물을 직시하지 않고 간단히 '뭐 사진으로 됐잖아' 해버리는 거죠. 사진도 색이나 음영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 자기 좋을 대로 만들어냅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자신의 눈이 어떻게 느끼는지 멈춰서 바라보지 않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의 책 한권을 만나는 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자신이 그 책의 세계 안으로 들어갈 정도까지의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책에는 효과 같은 게 없습니다. '이제야 되돌아보니 효과가 있었구나' 하고 알 뿐입니다. 그때 그 책이 자신에게 이러저러한 의미가 있었음을 수십 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것입니다. 효과를 보려고 책을 건넨다는 발상은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 책만 읽는 아이는 일종의 외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놀면 바빠서 그럴 겨를이 없으니까요. 책을 읽어야 생각이 깊어진다는 말은 생각하지 말기로 합니다. 책을 읽는다고 훌륭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독서라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그보다는 어렸을때 '역시 이것'이라 할 만큼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한 권을 만나는 일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번에 고른 소년문고 가운에 카렐 폴라체크의 <우리는 개구쟁이 5인방>이라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품은 '다시 해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생각하는 어린이문학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어 어떤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 '바람이 불기 시작한 시대'의 바람이란 상쾌한 바람이 아닙니다. 무섭고 요란하게 지나가는 바람입니다. 죽음을 안고 독을 품은 바람입니다. 인생을 뿌리째 뽑으려는 바람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린이 문학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하고 인간 존재에 대해 엄격하고 비판적인 문학과는 달리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 살아도 된다'라는 응원을 아이들에게 보내려는 마음이 어린이문학이 생겨난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글귀가 인상적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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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대화법 - 할 말 다하며 제대로 이기는
이정숙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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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화법 책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책 <실속 대화법>은 적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공격에서 자신을 지켜내는 방법의 대화법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다른 대화법을 알려주는 책들과 차별화가 느껴진다. 이 책은 일상 생활 속의 크고 작은 갈등 상황에서 싸우지 않고 상처도 주지 않지만 단호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대화법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사례와 해결책을 통해 타인에게 상처받는 말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대화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실속 대화법 역시 다른 사람을 무조건 짓누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심중을 파악하고 내 의견을 올바르게 제시해서 상대방과 내가 서로 상처를 남겨 관계를 깨지 않는 것이다. 억울하거나 불이익을 당해 스스로가 의기소침해 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자기 방어 대화의 기술인 셈이다."

 

이 책은 가슴이 아닌 머리로 생각하라, 너무 친절하지 마라, 옳고 그름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버려라라는 4가지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상대방의 태도와 말에 분노, 갈등, 억울함, 불평등, 억압 등을 느낄때일수록 논쟁을 벌여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하는 말은 절대적으로 옳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내가 믿지 못하는 나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자기 주장에 확신이 있으면 소리를 높이고 노골적으로 화를 내지 않아도 말에 힘이 실려 논쟁으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저자는 자기 주장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쳐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방법 등의 방법으로 논쟁을 벌이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거두기 쉽다고 이야기한다. 단순한 화풀이와 확신에 찬 말은 다르기 때문이다.

 

"강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상대할 때는 논쟁거리를 무조건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에 확신을 가지고 분명하게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저자는 자기 방어를 잘하려면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 때도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한다. 친절의 수위를 조절해 갈등 상황을 예방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하자. 진심이 담기지 않은 친절은 호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계심을 촉발해서 마음의 벽을 만들 수 있다. 내가 주고 싶은 친절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친절을 베풀어야 호감이 생긴다.

 

"첫째, 친절을 내가 베풀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정도에 맞춰야 한다. 둘째, 첫 만남에서 과한 친절은 금물이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친절하면 상대방의 기대치를 높여 점차 더 많은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셋째, 여럿이 모인 곳에서 특정인 한 사람에게 지나친 친절을 베풀지 않도록 조심한다. 넷째, 모든 대화에서 상대방의 눈을 맞추며 웃어줄 필요는 없다. "

 

저자는 '미안하다' '죄송하다' '귀찮겠지만' 등의 저자세를 느끼게 하는 말로 약자의 이미지를 내보이면 상대방의 공격성은 강화시키고 나의 자기 방어 의지는 약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능력의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고 해서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의 남발은 상대방에게 겸손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약자로 만들 뿐이다. 정말로 잘못한 일이 있을 때에 한해서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하고 전혀 미안해할 일이 아닌 경우에는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첫째,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즉각 미안하다고 말한다. 둘째, 진심으로 미안하면 화끈하게 미안하다고 말하다."

 

저자는 자신의 까다로운 부분은 널리 광고하는 것은 자신의 불편을 덜고 상대방고 내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서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슬기로운 자기 방어 기술 중 하나라고 말한다.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일들을 널리 광고해 갈등 상황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실속을 차리려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 유의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면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직설적으로 말하면 된다.

 

"첫째, 자신의 취향과 성격의 까다로운 부분 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당신이 어느 분야에 특히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정보가 퍼지면 주변 사람들도 웬만하면 그 부분은 침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더불어 고민거리가 있다면 널리 광고하라. 자신의 고민거리를 널리 광고하면 도움을 주는 사람도 쉽게 나타난다. 둘째, 상대방의 권위에 굴하지 말고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를 분명히 말한다."

 

저자는 기대를 반전시켜 논쟁에서 이기려면 다음과 같은 것들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을 생각을 말아야 한다. 대체로 논쟁에 약한 사람들은 상대방이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답변을 해야 한다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둘째, 길고 넓은 안목을 가져야 한다. 논쟁에서 항상 이기는 사람은 평소에 누구하고 어떤 주제의 논쟁을 하든지 이길 수 있는 정보와 지식 그리고 안목을 길러둔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언어 공격에서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서 하루에 단 몇 분씩이라도 자기 생각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말하는 훈련을 해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지킬 수 있는 대화법을 아는 것은 나의 행복을 찾고 나를 치유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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