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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얼굴 - 어느 늙은 비평가의 문학 이야기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김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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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작가의 얼굴>의 저자인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독일에서 '문학의 교황'이라 불리는 폴란드계 유대인 비평가이다. 올해 93세의 마르셀 라이히라니츠는 오랜 세월 수집해온 초상화들을 꺼내놓고 자신을 사로잡았던 작가들을 소개한다. 저자의 독일 문학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대부분의 위대한 작가들이 쓴 거의 모든 것들이 결국 자기묘사로 귀착된다는 사실을 나는 괴테에게서 배웠다. 그는 참으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고, 동시에 우리 모두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것이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하인리히 하이네가 빠진 독일문학사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서정시란 매혹적인 동시에 위험한 장르다. 아무 할말이 없지만 누군가 귀기울여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 생각할 줄 모르기에 노래하려는 사람, 글쓰기가 너무나도 고역스럽기에 시를 지으려는 사람, 그런 이들이 곧잘 서정시를 피난처로 삼아왔다. 너무 어리석어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그들은 노래로 읊곤 했다. 왜냐하면 그럴듯하게 노래하고 속삭여놓으면, 그 말의 의미를 묻는 질문 따위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시는 종종 재능이 있건 없건 어쨌든 생각이 별로 없는 작가들에게 좋은 도피처가 돼주었다. 하이네는 이 모든 것과 거리가 아주 멀었다."

 

책 속에서 토마스 만과 하인리히 만 형제를 비교한 글귀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토마스 만은 해학가였고, 하인리히 만은 풍자가라고 이야기한다.

 

"풍자가와 해학가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풍자는 세상을 비난하고 폭로하며 공격적으로 보여준다면, 해학은 포용적이고 호의적이며 웃음으로써 그려낸다. 풍자는 해학에 의존하지만, 해학은 풍자에 기대지 않는다. 풍자의 근원이 적의와 원한이라면, 해학의 원천은 공감과 애정이다. 풍자는 증오에서, 해학은 사랑에서 나온다. 풍자의 이면에 노여움과 분노가 숨어있다면, 해학의 이면에는 아픔과 우수가 있다. 풍자는 그 대상을 경멸하게 하고, 해학은 이해하게 한다. 풍자는 명민할지 모르나, 해학은 현명하다. 풍자는 공격적이고, 해학은 방어적이다."

 

저자는 토마스 베른하르트가 쓰고자 한 글은 오로지 자신의 삶, 아니 우리 삶의 비참함에 대한 저항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몰락하는 사람, 상심한 사람, 끝 모를 나락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사람 들에게 집요하고 절절하게 마음을 쏟았다. 범죄자와 정신병자, 사이코패스와 신경쇠약증 환자, 살인자, 죽어가는 사람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작품마다 즐비하다. 작가 베른하르트는 우리 존재의 가장 어두운 영역들에 매료되었는데, 바로 거기서-그리고 오직거기서만-삶의 결정적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베른하르트는 자기 주변 세계에 항거했고, 그럼으로써 온 세상에 저항했다. 그는 인간의 삶에,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대해 분노했다. 그의 작품은 끝없는 항명이며, 끝없는 반란이다."

 

책 <작가의 얼굴>은 독일문학의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이 책에는 내가 몰랐던 생소한 작가나 작품도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저자 특유의 지적이면서도 깊이있는 글을 만나게되면서 독일문학을 더욱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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