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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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작품은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문학을 꽤 가깝게 접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나만의 착각이었다. 마치 벗겨도 벗겨도 계속 새로운 껍질이 나오는 양파를 벗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앗차! 또 당했지!"싶다.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고 깊은 일본 문학의 저력을 확인한 것 같다. 낭패스러움이 밀려들지만 가히 '월드'니 '랜드'니 하는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키 월드...

미야베 월드...

세이초 월드...

온다 리쿠 랜드... 등등


온다 리쿠는 추리소설 작가로 명성이 자자한데, 첫만남에서 작가의 진가를 엿보지 못해 아쉽다. '작가의 대표적인 추리 소설 작품을 선택하는 건데...' 하는 후회도 잠깐 들었지만 <밤의 피크닉> 또한 온다 리쿠의 대표작인지라 언제 만나도 만나게 되었을 작품이리라. 


<밤의 피크닉>은 추리 소설과는 거리가 먼, 순수문학소설 그 중에서도 청춘성장소설이다.


이야기는 일본 소도시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연례적으로 행해지는 보행제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사춘기 시절 문학소녀였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봄직한, 그러나 현실에서는 결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운명의 장난(?)'  혹은 '비밀(?)'들이 주인공들 앞에 펼쳐진다.


사실, 비밀은 별 것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밀이란, 그 내용 자체보다는 '공개되지 않는 것'에 특별함이 담겨 있다. 그래서 비밀의 당사자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지만, 막상 비밀이 공개된 후에는 비밀은 그 '위력'을 잃어 버리고 모든 이들의 관심밖으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복남매라는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도오루와 다카코...

다카코를 좋아하지만 도오루와 다카코가 서로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시노부...

도오루를 좋아하지만 고백하지 못한 채 미국으로 전학을 간 안나...

친구의 비밀을 알고도 무려 일년 동안이나 비밀을 아니 친구를 지켜준 미와코와 사카키...


인물 묘사가 뛰어나다. 

주고 받는 짧은 대화와 간단한 상황 묘사 만으로 등장 인물들이 살아 움직인다. 

인물의 성격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책을 읽고 있으면 교복을 입고 있는 비슷비슷한 십대들이 한명 한명 구체적으로 재현된다. 


다만, 구성면에 있어서 사카키 준야의 등장은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카키 안나의 진심을 밝히는 편지라는 복선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오랜만에 잊혀졌던 십대 학창 시절을 회상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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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함정 - 무엇이 우리의 판단을 지배하는가
자카리 쇼어 지음, 임옥희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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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한번 내린 비에 단풍잎은 무심히 떨어져 낙엽이 되고,

생각도 더 한층 깊어진다...


올 한해를 통털어 읽은 책 중 가장 인상적인 책 세권을 꼽으라고 한다면, 한권은 리사 맥클라우드의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이고 또 다른 한권은 바로 이 책이다. 자카리 쇼어의 <생각의 함정>. 마지막 한권은 글쎄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사실 이 책은 예전에 1/3정도 읽다가 포기(?)한 책이었다. 책장이 빨리 넘어가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리사 맥클라우드의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을 다 읽고 난 후, 쌓아놓은 책더미 속에서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지난번에 읽지 않은 부분을 다 읽고나서 다시 첫페이지로 돌아와 처음부터 '제대로' 읽었다.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국제정치를 연구하는 교수로서 저자는 동서양은 물론이고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풍부한 사례들을 연구하면서 인간이 그것도 현명하고 지혜롭다고 평가받는 지식인이 어떻게 인지 함정이라는 오류에 빠져 개인적 역사적 오류를 반복하는지을 꿰뜷어 보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이론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저자는 조지 오웰(본명: 에릭 블레어)이 자국(영국)의 식민지였던 버마에 파견되어 코끼리를 사살하는 에피소드를 예로 들면서  '노출불안'의 전형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은 때론 자신의 나약함이나 결함이 들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불필요할만큼 과격한 혹은 무모한 행동을 취한다. <더 리더: 책읽어 주는 남자>의 주인공 한나 역시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죄를 뒤집어 쓰고 장기간에 걸친 고된 수형생활을 감내해내지 않던가.


'노출불안은 단순한 두려움 그 이상이다.

이는 단호하고 의지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자신의 위치가 약화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고 저자는 일갈한다. 노출불안은 이스라엘의 레즈볼라 공격과 미국의 이라크에서의 과잉진압 등을 불러왔다.

심경의 변화나 타협이 곧 나약함을 상징한다는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날때 노출불안의 인지 함정에서 벗어날 수있다.


그 다음으로 저자는 우리가 쉽게 빠지는 인지 함정으로 '원인혼동'을 들고 있다.

말 라리아가 썩은 물에 의해 걸리는 질병이라는 속설과 항우울제의 남용 등이 모두 다 원인혼동으로 야기된 심각한 폐해라는 사실을 안 순간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더 이상 극동지방의 보보가 살았던 마을의 사람들처럼 익은 돼지고기를 맛보기 위해 집을 불태우는 우를 범하지는 않지만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거나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일을 빈번하게 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자는 특히 '원인혼동'이 의학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저질러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정신질환이 가족역학관계로부터 기인한 병이라거나 유전적 질병이라는 것과 허리통증은 디스크의 기형으로부터 유래한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인간이 이처럼 원인혼란에 잘 빠지는 이유는 문제나 상황을 분류하고 범주화시켜 단순하게 보려는 환원적인 사고방식 혹은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 때문이라고 한다. 


위와 같은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평면적인 관점' '만병통치주의'라는 인지적 오류를 불러온다.

평 면적인 관점은 리사 맥클라우드가 주장한 '거울 이미지'와 똑같다. 즉, '상대방도 나와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라는 인지적 오류야말로 프랑스와 미국이 객관적인 전력 우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인도차이나반도(와 베트남)에서 패배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평면적인 사고와 만병통치주의는 상상력의 여지를 처음부터 차단해버린다. 만병통치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이 모든 사례에 적용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만병통치주의'란 과거에 맞아 떨어진 이론이나 방식을 고수하고 무조건 신뢰하는 것이다. 폴란드에서 성공한 경제이론이 소련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제프리 삭스나 남미식 긴축재정과 개혁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경제위기에도 들어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IMF 역시 모두 만병통치주의라는 인지적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정보를 독점하려고 하거나 정보를 회피하는 '정보집착증' 역시 심각한 생각의 왜곡을 불러온다.

정보독점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에게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엔 전체적인 소통 부재를 불러와 '득'보다 '실'이 많다. 정보회피 역시 유리한 판단을 내리게 할 수도 있는 정보를 외면하거나 무시함으로써 심각한 사태를 불러온다. 이와 같은 '정보집착증'은 국가와 정부를 포함하여 모든 회사와 단체 및 개인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고질병이라 하겠다.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혹은 상황)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과 같은 시선과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상대방의 의도를 알고 상대방과 같은 시각으로 사태를 바라볼 수 있다면 이분법적인 논리에서 벗어나 또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여유와 상상력이 작동할 여지가 커진다. 


'상대가 원하는 것이 반드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걸 얻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해 버린다.

그렇다면,

상대의 욕망을 제대로 알고 인정하는 것이 승리 더 나아가 대승적 승리의 첫걸음이라 하겠다. 상대의 욕망을 알려면 무엇보다도 거울 이미지를 깨뜨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리 열심히 거울을 들여다 본다한들 거울 속에 비춰지는 이미지는 상대방이 아닌 바로 나 자신임에 다름 아니다. 케네디가 당시 소련 지도자 후르시초프의 시선으로 사태를 바라봄으로써 쿠바 미사일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처럼 상대방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마지막 일곱번째 인지함정인 '정태적 집착'은 변화하는 세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이다. 직류전류만을 고집했던 에디슨과 새로운 인터넷 세상의 도래를 보지 못했던 90년대 초반의 IBM이 바로 이와 같은 정태적 집착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언제나 옛것이 좋다'라는 사고 방식으로 우리는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고집스럽게 고수하고 있는가?

바로, 슈퍼밈이다. 슈퍼밈이란 사회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널리 만연하여 다른 모든 믿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억압을 가하는 모든 종류의 믿음, 생각, 행동을 거리킨다.


새로움에 호기심을 갖고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자세가 없다면 '정태적 집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기성세대는 이와 같은 인지적 착각으로 소중한 아들딸들과 후손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잘못을 수시로 범하고 있다. 일명, '경험주의자의 함정'이라고 하겠다. 경험한 사람과 상황을 참고하는 것은 좋으나 도가 지나쳐서 맹신하거나 다른 변수들에 대한 고려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진다고들 한다. 경험을 쌓으면 쌓을수록 당연히 좀 더 지혜로워져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과연 이 말이 사실인지는 그다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실제로 지혜는 경험 하나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보다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성향을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을 수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현명해지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말하자면 경직된 사고에 빠져들지 않도록 경계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자카리 쇼어, <생각의 함정>p 301 中-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건, 역사로부터 배우기 위함임을 잊지 말아야 겠다.



자카라 쇼어는 이상의 일곱가지 인지 함정을 극복한 인물이나 사례로 마이클 메이, 시암(태국)의 국왕 뭉쿳, 루퍼트 머독같은 이들을 들고 있는데, 나는 여기에 저자인 자카리 쇼어도 포함시키고 싶다. 그는 맹인이지만 정상인보다 훨씬 더 멀리 더 넓게 바라 보았을 뿐만 아니라 정상인들에게 '눈뜬 장님'이 되기 않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동안 나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서 살아온 것 같다.

상대방의 의도와 동기를 내식대로 해석하고 분노하고 화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지금까지 변연계의 작동에 따라 움직이는 그저 한마리의 파충류에 불과했다면 이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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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을 감은 인간 - 상대의 양면성을 꿰뚫어 보는 힘
리사 맥클라우드 지음, 조연수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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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든 만남과 일에는 적당한 시기 즉 '타이밍'이 있듯,  책읽기 역시 적당한 시기가 있나 보다.

같은 책 같은 내용일지라도 어느 시점에 읽느냐에 따라 느낌과 감동이 다르다. 리사 맥클라우드의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은 바로 이런 진실을 나에게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은 지난 5월달에 대출하여 1/3 정도 읽다가 아마도 반납마감일이 임박하여 도중에 읽기를 중단했던 책이었다. 근데, 이 책이 우연찮게 다시 내 손에 들어왔다. 도서관 서고 앞에 서서 홀린 듯이 첫장을 다 읽어내려가면서도 불과 몇 개월전에 읽었었던 책이라는 걸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책들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 가서 제목만 보고 다섯권의 책들을 빌려온 적이 있었다. 그 중, 네 권의 책들을 다 읽고 나서 맨 마지막으로 집어든 책이 바로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이다. 책의 초반부는 정말 놀라웠다. 현재 내가 감정적으로 직면해 있는 문제들을 완벽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책에도 읽기에 적당한 시기가 있다는 말이 진정 사실이라면, 나에게 이 책은 5개월전이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읽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였던 것이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는 한쪽 눈을 감고 있다. '불안' 때문이다. 한 번 눈 밖에 난 사람은 다시는 내 곁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더 큰 하나의 합일로 묶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상대의 생각을 계속 받아주다 보면 언제나 손해는 내 몫일 것이라는 불안...

그래서 우리는 상대가 아니라 내 생각과 입장만 바라보는 '외눈박이'관계를 선택한다. 감고 있는 눈을 뜨기 위해선 고통에 가까운 노력이 뒤따른다. 그래서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라는 편안한 길을 선택한다.


-리사 맥클라우드, <한쪽 눈을 감은 인간> p32-


정서적으로 불편한 상황이나 사람과 마주하게 되면, 0.001초만에 자신도 모르게 솟구치는 분노. 그리고 당혹스러움과 함께 얼굴 표정은 급속도로 굳어지며 행동은 경직되고 부자연스러워진다. 생존에 대한 위협에 즉흥적으로 반응한다는 변연계(파충류의 뇌)가 순식간에 작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순간부터 우리는 현실 상황을 직시할 수 있는 여유와 이성을 잃어 버린 채, 두려움에 휩싸인 한 마리의 도마뱀처럼 행동한다.


'멈춤->도망->싸움'

생존을 위해 인류가 진화시켜온 행동 양식이다.


상대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최대한 움직임을 줄인다. 즉 멈춤의 단계이다. 뜻밖의 상황이나 사람을 마주하게 되면 우리의 몸이 순식간에 굳어지는 것이 바로 이 '멈춤'의 단계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도망갈지(회피할지) 아니면, 맞서 싸울지(화를 내고 주먹을 휘두른다)를 결정하게 된단다.


이와 같은 생리적 반응은 사실 인류의 조상이 수 백만년에 걸쳐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해 강화시켜 온 진화의 산물이다.  단 0.001초만에 잡아 먹히느냐 마느냐의 '생사(生死)의 기로'에서는 이와 같은 변연계의 역할이 생존에 훨씬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과거 정글에서처럼 강한 동물들과 생존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어진 현대 사회에서 우리들은 이와 같은 변연계의 작동으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많다. 왜냐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우리를 눈 뜬 장님으로 만들어 현실을 직시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 버리기 때문에......


이 처럼 이분법적 사고 혹은 양자 택일이라는 딜레마에서 벗어나 양측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일명, 진실의 삼각형의 꼭짓점)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문명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취해야 할 태도이며,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조직 전체의 취지와 목적을 재확인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렇다!

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 역시 결론은 '잘 해보자'는 것이다. 즉, 나와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이다. 목표가 동일하다면 어느 한쪽의 패배나 양보없이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은 반드시 존재한다. 협조하겠다는 마음, 아니 최소한 상대방이 나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린 불필요한 대립과 싸움을 피할 수 있다.  


저자는 위와 같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랑' 즉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녀가 전해 들었다는 스톡데일 제독과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와의 일화는 메아리가 되어 두고두고 울려퍼졌다.


스톡데일 제독은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수용소에수용된 미군들중 가장 고위급 장교였고,미 해군 역사상 최고의 훈장을 받은 인물이었다. 2005년 그는 알츠하이머병으로 8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베 트남의 호아 로 감옥에 갇혀 있던 7년 6개월 동안 스톡데일 제독은 20번이 넘는 혹독한고문을 견뎌야 했으며 매일같이 구타를 당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다리에 족쇄를 차고 좁은 독방에 갇혀 지냐야 했다. 포로의 권리 따위는 있을리 만무했고, 석방도 기대할수 없었음은 물론이고, 다시는 가족을 만날 수도 없을 것만 같았다. 총지휘의 책임을 지고 있던 스톡데일 제독은 그대로 부하들이 절망에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을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

"나는 단 한번도 희망을 버린 적이 없습니다."

스톡데일 제독이 답했다.

"내가 석방됨은 물론이고, 결과적으로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이고, 이는 내 인생의 중요한 사건이 되리라는 사실을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나는 그때의 경험을 그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짐 콜린스는 잠시 아무 말도 안했고, 그들은 교수 식당을 향해 계속 걸어갔다.

(......)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죠?"

"그야 뻔하지 않겠소? 낙관주의자드리죠."

"낙관주의자들이요? 무슨 말씀이신지..."

" 이런 말을 하는 낙관주의자들 말입니다. '성탄절에는 분명 풀려날 거야.'그러다가 성탄절이 지나도 풀려나지 않으면 이렇게 말하죠.'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것야' 그렇게 부활절이 지나가고 추수감사절을 기다리고, 그러다가 다시 성탄절이 되고... 결국은 실의에 빠져 죽게 됩니다."

(......)

콜린스는 스톡데일 제독의 그 말을 잊을 수가 업었다. 그래서 그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스톡데일 제독의 명언을 삽입하기로 한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결국은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희망을 간직하는 동안 끔찍한 현실과 직면할 수 있는 능력이 자기 삶을 주도하거나 조직을 이끄는 위업을 이룬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리사 맥클라우드, <한쪽 눈을 감은 인간> p60~p65 중 일부 발췌-


현실을 낙관하지 말고 직시하되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한쪽의 패배나 양쪽 다 만족시킬 수 없는 타협이 아닌 모두 다 승자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두려움에 가득 차서는 자신의 이익과 생존을 지키기에만 급급한 파충류형 인간처럼 구는 사람을 신뢰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한편, 주위 사람들을 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이 아닌 같은 목적을 공유한 동지라고 생각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이와 같은 사람에 대해 방어와 의혹을 풀고 그를 깊게 신뢰하면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상대방에 대해 먼저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그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마음은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나 역시 상대방으로부터 존중받고 이해받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단순하지만 위대한 이치를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익혀야 한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노력해자.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습관처럼 몸에 붙어 익숙해지겠지...


한때 목욕용품 세일즈우먼이자 유명한 커뮤니케이션 강사 그리고 간판광고사업체를 운영했던 경험에서 나온 풍부한 실전 사례들은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수단과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는 때때로 목표와 기본을 잃어 버린다.

햄버거를 많이 팔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수단과 방법), 일단 맛있는 햄버거를 만들겠다는 기본을 망각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가게에 고객을 많이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면, 일단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제공하여 만족시키면 된다.

회사에서 붙자는 1% 직원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리에 맞는 업무능력을 겸비하고 회사와 상사(혹은 동료) 그리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이 얼마나 단순명쾌한 이치란 말인가.

그러나 행동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파충류와 같은 본능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와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대선이 얼마 안 남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과연 누구인가?"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을 리더로 선출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리더에 대한 저자의 정의를 되새겨 본다. 


훌륭한 리더는 이중성을 통합할 줄 아는 사람이며, 상대에게도 그것을 가르칠 줄 아는 사람이다. 윗사람이 알려주는 정보도 잘 받아들이지만 아랫사람이 전해주는 정보 또한 잘 수용할 줄 안다. 엄격한 규율을 강조하면서도 창조적 사고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낼 줄  안다. 확고한 신념과 진정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말할 때는 위엄이 있고 들을 때는 겸손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보여주면서, 세상이 안겨주는 시련도 열린 마음으로 헤쳐 나갈 수 있게 격려해주는 사람이다.


-리사 맥클라인,  <한쪽 눈을 감은 인간> p267~p2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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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인간 내편으로 만들기
앨버트 번스타인 지음, 김현수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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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소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으로, '나를 미치게 만드는 11가지 인간형 대해부'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성격 유형을 크게 반사회적 인간형, 연극적 인간형, 나르시스적 인간형, 강박적 인간형, 편집증적 인간형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의 주된 성격적 특징을 포착하여 막무가내형 3류배우형 몽상가형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전문 번역가의 문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한국어 문장이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점인데, 이는 아무래도 '당신, 그(녀)' 등과 같은 인칭을 그대로 직역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에서 언급된 인물군(群)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나같이 '환자'로 여겨져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문제는 정도가 심하지 않아 학교나 회사 혹은 가정에서  정상인으로 여겨지고 대우받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주위를 한번 둘러보면 이와 같은 문제적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한 두명씩은 발견하게 된다.  저자의 집필 의도는 바로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 어쩔 수없이 대인관계를 맺게 되었을때,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느냐에 있는 것 같다. 하여, 각 성격 유형별 특징들과  대처 방법 그리고 만약 자기 자신에게 이와 같은 성향이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취하면 좋은 행동 수칙 등을 정리해 보았다.


 

● 반사회적 인간형

'흥분'에 중독된 사람들로 사회규범에 무관심하고 섹스나 마약 등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며 지루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 경우에 따라선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지속적이고 진지한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렵다. 한편, 반사회적 성향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욕구충족을 지연시키는 훈련을 하고 지루함을  견디는 법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이 정한 규칙에 맞추어 사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① 막무가내형: 막무가내형은 약물에 쉽게 중독되며 가상적 세계에 잘 매혹된다. 이들은 돈이나 사랑보다는 흥분과 쾌감 자체를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무모한 도전을 하여 때론 놀라운 발견이나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이들은 '아니오'라는 말에 결코 기죽지 않으며 걱정하는 법이 없다.


 ② 세일즈맨형: 이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궤변을 늘어놓거나 호언장담한다는 점에서 세일즈맨과 흡사하다. 자연스러움과 친절함으로 접근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다. 그리고는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되면 표정을 바꾸고 돌아선다. 사실, 달콤한 말을 건내고 친절을 베풀며 집요하게 설득하는 것은 성공한 세일즈맨이 갖추고 있는 행동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판매를 위해서는 '거짓말'도 전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들과 마주할 때에는 후회할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최대한 결정의 시간을 지연시키고 이성적 판단력을 가동시키야 한다. 그리고 애매모호하거나 혼란스러운 경우에는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말해도록 한다. 

 

 ③ 싸움꾼형: 다혈질이 이들은 격분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또한 권력지향적이다. 싸움꾼형은 매우 동물적(파충류의 뇌인 변연계에 따라 행동하다)이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본능의 힘으로 상황을 좌우하려고 한다. 싸움꾼의 전략은 매우 조잡하지만 또한 매우 효과적이다.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당하는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비뚤어진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이와 같은 유형의 인간에게 쉽게 휘둘린다.



● 연극적 인간형: 연극적 인간형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주목을 끌고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며, 이를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기꺼이 하려한다. 물론, 사람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말재주가 뛰어나고 노래와 춤 혹은 연기에도 능숙한 편이다. 인격 장애는 주로 여성에게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연극적 인간형에는 남성도 상당수인데, 열광적인 스포츠맨이나 농담 잘하는 이야기꾼 및  극도로 동기부여된 사업가 등을 들 수 있다.


④ 3류배우형: 3류배우형은 과장된 행동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려고 한다. 특별한 상황을 조장하거나 과장하며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이다. 이들의 에너지 역시 고갈되는 측면이 있어서 상황이 복잡해지거나 혼란스러워지면 극도의 피로와 권태감을 보인다. 이들의 말보다는 행동에 주목하되, 이들이 원하는대로 순진한 '청중'이 되어주어서는 안된다.


⑤ 수동-공격형: 수동-공격형은 순종적이고 검소하며 용감하고 순수해서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문제는 외부적이라기보다는 내향적이라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반드시 '베푼만큼 되돌려 받는다'라는 원칙이 적용된다. 만약, 헌신적으로 그 누군가를 보살폈는데 그에 대한 보답이 없다면 이들은 폭발하고 만다. 이들에게 화를 내는 일은 매우 위험한다. 예측불가한 상태나 인물로부터 오는 위험처럼 위협적인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자기존중감이 결여되어 있다.


● 나르시스적 인간형:나르시스적 인간형은 현실이 아닌 상상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행동은 '자기 자랑'를 위해 철저히 계산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아이큐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를 서슴없이 말하며, 유명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주 언급하면서 자신을 그들과 동급으로 연관시키기도 한다. 모임에서는 듣고 질문하기보다는 주로 말하는 편이고 특별한 대우를 받고자 하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만약, 이와같은 나르시스적 성향을 갖고 있다면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봉사활동처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고 함께 하는 일들을 찾아서 하는 것이 좋다. 


⑥ 자기도취형: 이와 같은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도취와 자기존중감을 구분하지 못한다. 타인과 소통이나 공감하지 못하며 비판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며 타인의 감정을 배려할 줄 모른다. 자기도취형은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똑같이 갖고 있다. 이들은 영리하고 창조적이지만 쉽게 실패하는 까닭은 한마디로 말해자면 인내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언제나 좋아하는 일만 하려고 한다. 자기도취형 인간을 대할 때에는 비난보다는 칭찬을 많이 하되, 비판을 해야 할 경우에는 먼저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엄청난 양의 칭찬과 돌봄 그리고 애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당한 선을 긋는 것이 중요하다.


⑦ 슈퍼스타형: 슈퍼스타형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늘 최고의 것만을 소유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것으로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왜 그렇게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많은 일들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을 못한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할 수 있는 돈과 권력을 갖고 있으므로 더더욱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개의치 않아하는데 이는 이들의 높은 지위와 눈부신 성공때문에 사람들이 이들의 이기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용서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 주변에 이와같은 슈퍼스타형이 있다면 그들에게 당신의 요구사항을 분명하게 전달하라. 그리고 비평보다는 칭찬과 아부를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 강박적 인간형: 강박적 인간형은 열심히 일하고 양심적이며 언제나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이와 같은 이들의 특징은 종종 주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든다. 이들은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는 것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다른 곳에 집중한. 예를 들면, 지나치게 양심적인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올바른 장소에 묶어 두고 스스로를 혹사시킴으로써 받아들여 질 수 없는 자신의 충동과 싸운다. 강박적 인간형은 처벌과 정의를 동의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목표에 이르렀더라도 끊임없이 업무에 몰두하도록 스스로를 다그치며 그렇지 못했을 경우 스스로를 벌한다. 완벽을 추구하며 옮고 그름, 흑과 백, 선과 악 등 이분법적 논리에 빠져 있으며 완고하다.

이와 같은강박적 성향에서 벗어나려면 평가하려고 들지 말아야 한다.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명확한 결과에 집중하되 그에 따르는 과정은 무시하고 실수를 공공연히 인정하도록 한다.


⑧ 완벽주의형: 이들은 외적으로 매우 완고하고 엄숙해 보인다. 특히 이들은 일의 과정과 결과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종종 과정을 결과보다 더 중시하는 우를 범한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원칙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통제하려 한다. 간혹, 이와 같은 완벽주의형 상사를 둔 경우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확률이 매우 높은, 무모한 행동이다. 그들은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더 높고 많은 목표를 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⑨ 청교도형: 청교도형은 도덕적으로 완벽주의자들이다. 검열과 처벌, 무자비함으로 진리와 정의 및 사랑을 지키려고 한다. 이들은 엄격한 종교적 교리나 다소 독단적인 도덕적 규칙을 들이대면서 세상 사람들이 자신처럼 공명정대하고 순수하기를 바라며 심한 경우 협박하기까지 한다. '불신지옥'이라는 푯말을 들고 다니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 편집증적 인간형: 편집증은 모호함을 견디지 못하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거나 무시되는 것들을 이들은 넘어가지 못하고 꼬치꼬치 캐묻고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들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편집증적 인간형의 이와 같은 이기적인 욕구가 때론 인류에게 축복이 되기도 하는데 이들은 뛰어난 감지력으로 예술, 철학, 종교, 과학 등 많은 분야에서 종종 놀라운 발견이나 발명을 해내기도 한다.   

만약, 편집증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행동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들이 존재하며 조금도 위험하지 않다는 점 또한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인으로부터 전해지는 부정적인 감정을 무시하거나 용서하는 법을 배우도록 한다.


⑩ 몽상가형: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을 믿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시대에는 이와 같은 사람들이 인터넷 매체를 통해 활약(?)하기도 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떠벌리거나 예언 예측 등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 역시 몽사가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⑪ 질투형: 편집증적 인간 유형의 특징 중, 종교적 맹신 다음으로 위험한 것이 바로 질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심의 불확실함을 견뎌내지만 이들은 그렇지 못해서 때론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고 자기 자신을 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애정 관계에 있는 사람이 질투형 기질을 갖고 있다면 이들의 비상식적인 요구에 응해서는 안된다. 예를들면, 사랑을 증명해 보이라는 등등...

이와 같은 요구에 직면하면 화 내거나 이해시키려하지 말고, 되물어야 한다. 그럼, 당신은 신뢰 믿음 등을 증명해 보일 수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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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쿠바 이민계로 25년간 FBI에서 특별 수사관으로 근무한 조 내버로가 마빈 칼린스와 공저한 <FBI 행동의 심리학>은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의미심장한 정보들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일전에 읽은 시부야 쇼조의 <상대의 심리를 읽는 기술>보다 훨씬 더 과학적이고 실제 사례와 사진들을 첨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인간의 무의식적 표정과 미세한 행동들에는 생존을 위해 인류 조상들이 취해왔던 '멈춤->도망->투쟁'이라는 3단계 생존 공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가정 교육과 사회 문화적 원인등으로 비록 인류의 말과 얼굴 표정은 진실을 가장하기가 쉽도록 진화해왔지만 손, 발, 다리 등은 의외로 진실을 감추지 못하므로 상대방의 '진심'을 읽고 싶다면 말이나 얼굴 표정보다는 눈에 잘 안 띄는 신체부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단다. 상대방의 무의식적 행동에 가려 있는 '진심'을 읽을 수만 있다면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도 크나큰 도움이 되리라.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영어를 배웠던 저자는 영어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표정과 제스처를 통해 분위기를 파악하고 의도를 알아내야만 했던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들이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미세한 표정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갖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소리(말)가 아닌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통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호기심과 세심한 관찰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지하철에서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발과 다리의 위치를 확인하고, 대화 도중 상대방이 상체를 앞으로 굽히는지 아니면 팔짱을 끼는지, 발이 출입문쪽으로 향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등을 체크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저자와 같은 비언어적 케뮤니케이션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긴장하거나 거짓말을 할때 사람들은 의외로 손동작이나 몸놀림이 줄어들거나 작아지면서 상대방과 눈을 더 자주 마주치고 응시한다는 점은 매우 놀라웠다. 흔히, 남을 속이려할때에는 손동작이나 모션이 과장되며 상대방의 시선을 피한다는 점이 상식처럼 알려져 왔지 않았던가.


이처럼 의도적으로 자신의 거짓말을 감추고 또 긴장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지 않기 위한 행동들이 오히려 진실을 말해주고 있으니 '아이러니'라 아닐 할 수 없다. 특히, 학대받는 아동들의 경우에는 가해자 앞에서 유난히 손동작이나 팔동작이 줄어들고 심지어 경직되어 보인다는 점은 신선하다 못해 기억에 새겨둘 만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뒷짐짓는 자세가 '왕의 자세'로 불리며 '가까이 오지 말라 혹은 나를 건드리지 말라'등의 경고와 권위 및 자신감의 발로이고, 양손의 손가락들을 마주쳐 그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첨탑처럼 보이도록 하거나 혹은 이의 변형된 형태로 엄지와 검지만을 맞붙인 채 나머지 손가락들을 맞잡는 태도는 강한 자신감과 확신을 보여주는 제스처라고 한다.


한편, 앉은 자세에서 두 사람의 발과 다리가 서로 마주 향하고 있는지 혹은 옆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가에 따라 대화의 몰두여부와 편안함을 느끼는지 아니면 불편함을 느끼고 어서 빨리 벗어나려고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긴 장이나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남여 모두 목(천돌)이나 목 부위를 어루만지거나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는 행동을 흔히 보이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려는 '진정효과'때문이다. 양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안는 듯한 자세를 취하거나 다리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는 것 역시 어린 시절 엄마가 쓰다듬어 주었을 때 느꼈던 기분 좋은 감정을 스스로에게 전해주어 기분을 안정시키려는 무의식적인 의도에서 나오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쪽 발을 옆으로 세우거나 비스듬이 두거나  X자로 교차시키는 자세나 고개를 옆으로 기우둥 하는 듯한 자세는 상대방을 신뢰하고 있거나 편안함을 느낄 때 쉽게 취하는 자세지만, 범죄자들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여유로움을 가장하기 위해 이와 같은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는 지적은 25년 넘게 범죄자를 심문한 경험을 통해 우러나온 저자의 '혜안'이 아닐 수 없다.  


동공이 축소되거나 실눈을 뜨고 팔짱을 끼는 것등은 거부나 불쾌한 기분을 나타내는 반면, 반대로 동공이 확대되거나 팔을 벌리고 높이 쳐드는 행동은 환영의 의미로 읽어도 무방하다.


권력자는 자신의 힘이 미치는 공간에서 시선 처리가 비교적 자유롭다고 한다. 즉, 상대방의 시선을 무시나 뚫어지게 응시 하는 등 자유자재로 시선을 처리하여 자신의 힘이 투영되는 곳이자 대상이라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확인시키는 반면, 약자는 흔히 시선을 아래로 두어 자신감 없음 혹은 복종의 자세를 취한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거짓말은 두번 강조하지 못한다는 점도 명심하자.


이 밖에도자신감이 부족하면 어깨가 처지곤 하는데 이처럼 어깨가 처져 보이는 행동으로는 엄지손가락을 바지 주머니에 밖으로 보이도록 거는 행동을 들 수 있다. 반대로 엄지 이외의 네개의 손가락은 주머니에 넣은 채 엄지만을 밖으로 보이도록 취하는 자세는 반대로 자신감의 포출이다. 그리고 양 손바닥을 보이며 어깨를 으쓱하는 행동은 주로 아는 것이 없거나 의구심을 나타낼때 취하는 행동이지만 의외로 진실이나 자기 확신이 부족하여 신뢰받기를 원하는 경우에도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행동이므로 가급적 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손바닥을 보이는 행동은 경박스러워 보인다.


한편, 연설이나 강의 도중 양손을 위쪽으로 들어 올리는 건 강한 자기 확신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손바닥을 아래쪽으로 향하거나 양손의 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살짝 집는 행동은 힘과 확신에 차 있는 자세라 하겠다.


눈을 살짝 감거나 눈 주위를 손으로 비비는 건, 거부나 불편하다는 의미이므로 말하는 도중에 상대방이 이러한 행동을 취한다면 예의주시하는 것이 좋다.


물론, 저자의 주장처럼 변연계(일명 파충류의 뇌)의 반응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을 거짓말에 의한 반응으로 오해하여 무고한 죄를 뒤집어 쓴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참고 사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100% 신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지적하고 넘어갈야 할 점은 미국 혹은 서구적 관점에서 관찰되어지고 쓰였다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인류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문화나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양 그중에서도 한국인과 한국사회에 보편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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