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쿠바 이민계로 25년간 FBI에서 특별 수사관으로 근무한 조 내버로가 마빈 칼린스와 공저한 <FBI 행동의
심리학>은 흥미진진할 뿐만 아니라 의미심장한 정보들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일전에 읽은 시부야 쇼조의 <상대의 심리를
읽는 기술>보다 훨씬 더 과학적이고 실제 사례와 사진들을 첨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인간의 무의식적 표정과 미세한 행동들에는 생존을 위해 인류 조상들이 취해왔던 '멈춤->도망->투쟁'이라는
3단계 생존 공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가정 교육과 사회 문화적 원인등으로 비록 인류의 말과 얼굴 표정은 진실을
가장하기가 쉽도록 진화해왔지만 손, 발, 다리 등은 의외로 진실을 감추지 못하므로 상대방의 '진심'을 읽고 싶다면 말이나 얼굴
표정보다는 눈에 잘 안 띄는 신체부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단다. 상대방의 무의식적 행동에 가려 있는 '진심'을 읽을 수만 있다면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도 크나큰 도움이 되리라.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영어를
배웠던 저자는 영어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표정과 제스처를 통해 분위기를 파악하고 의도를 알아내야만 했던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들이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미세한 표정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갖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소리(말)가 아닌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통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호기심과 세심한 관찰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지하철에서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발과 다리의 위치를
확인하고, 대화 도중 상대방이 상체를 앞으로 굽히는지 아니면 팔짱을 끼는지, 발이 출입문쪽으로 향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등을
체크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저자와 같은 비언어적 케뮤니케이션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긴장하거나 거짓말을 할때 사람들은 의외로 손동작이나 몸놀림이 줄어들거나 작아지면서 상대방과 눈을 더 자주 마주치고 응시한다는 점은
매우 놀라웠다. 흔히, 남을 속이려할때에는 손동작이나 모션이 과장되며 상대방의 시선을 피한다는 점이 상식처럼 알려져 왔지 않았던가.
이처럼 의도적으로 자신의 거짓말을 감추고 또 긴장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지 않기 위한
행동들이 오히려 진실을 말해주고 있으니 '아이러니'라 아닐 할 수 없다. 특히, 학대받는 아동들의 경우에는 가해자 앞에서 유난히
손동작이나 팔동작이 줄어들고 심지어 경직되어 보인다는 점은 신선하다 못해 기억에 새겨둘 만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뒷짐짓는
자세가 '왕의 자세'로 불리며 '가까이 오지 말라 혹은 나를 건드리지 말라'등의 경고와 권위 및 자신감의 발로이고, 양손의
손가락들을 마주쳐 그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첨탑처럼 보이도록 하거나 혹은 이의 변형된 형태로 엄지와 검지만을 맞붙인 채 나머지
손가락들을 맞잡는 태도는 강한 자신감과 확신을 보여주는 제스처라고 한다.
한편, 앉은 자세에서 두 사람의 발과 다리가 서로 마주 향하고 있는지 혹은 옆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가에 따라 대화의 몰두여부와 편안함을 느끼는지 아니면 불편함을 느끼고 어서 빨리 벗어나려고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긴
장이나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남여 모두 목(천돌)이나 목 부위를 어루만지거나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는 행동을 흔히 보이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려는 '진정효과'때문이다. 양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안는 듯한 자세를 취하거나 다리를 손바닥으로 문지르는 것
역시 어린 시절 엄마가 쓰다듬어 주었을 때 느꼈던 기분 좋은 감정을 스스로에게 전해주어 기분을 안정시키려는 무의식적인 의도에서
나오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쪽 발을 옆으로 세우거나 비스듬이 두거나 X자로 교차시키는
자세나 고개를 옆으로 기우둥 하는 듯한 자세는 상대방을 신뢰하고 있거나 편안함을 느낄 때 쉽게 취하는 자세지만, 범죄자들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여유로움을 가장하기 위해 이와 같은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는 지적은 25년 넘게 범죄자를 심문한 경험을 통해
우러나온 저자의 '혜안'이 아닐 수 없다.
동공이 축소되거나 실눈을 뜨고 팔짱을 끼는 것등은 거부나 불쾌한 기분을 나타내는 반면, 반대로 동공이 확대되거나 팔을 벌리고 높이 쳐드는 행동은 환영의 의미로 읽어도 무방하다.
권력자는 자신의 힘이 미치는 공간에서 시선 처리가 비교적 자유롭다고 한다. 즉, 상대방의 시선을 무시나 뚫어지게 응시 하는 등
자유자재로 시선을 처리하여 자신의 힘이 투영되는 곳이자 대상이라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확인시키는 반면, 약자는 흔히 시선을 아래로
두어 자신감 없음 혹은 복종의 자세를 취한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거짓말은 두번 강조하지 못한다는 점도 명심하자.
이
밖에도자신감이 부족하면 어깨가 처지곤 하는데 이처럼 어깨가 처져 보이는 행동으로는 엄지손가락을 바지 주머니에 밖으로 보이도록
거는 행동을 들 수 있다. 반대로 엄지 이외의 네개의 손가락은 주머니에 넣은 채 엄지만을 밖으로 보이도록 취하는 자세는 반대로
자신감의 포출이다. 그리고 양 손바닥을 보이며 어깨를 으쓱하는 행동은 주로 아는 것이 없거나 의구심을 나타낼때 취하는 행동이지만
의외로 진실이나 자기 확신이 부족하여 신뢰받기를 원하는 경우에도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행동이므로 가급적 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손바닥을 보이는 행동은 경박스러워 보인다.
한편, 연설이나 강의 도중 양손을 위쪽으로 들어 올리는 건 강한 자기 확신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손바닥을 아래쪽으로 향하거나 양손의 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살짝 집는 행동은 힘과
확신에 차 있는 자세라 하겠다.
눈을 살짝 감거나 눈 주위를 손으로 비비는 건, 거부나 불편하다는 의미이므로 말하는 도중에 상대방이 이러한 행동을 취한다면 예의주시하는 것이 좋다.
물론, 저자의 주장처럼 변연계(일명 파충류의 뇌)의 반응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을 거짓말에 의한
반응으로 오해하여 무고한 죄를 뒤집어 쓴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참고 사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100% 신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지적하고 넘어갈야 할 점은 미국 혹은 서구적 관점에서
관찰되어지고 쓰였다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인류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문화나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양 그중에서도 한국인과 한국사회에 보편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