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나무 우리시대의 논리 5
김진숙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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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젊은이들이 그토록 불리기 싫어하는 그 이름, 외국인들이 그토록 얻고 싶어하는 그 이름, 노동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하루 종일 뼈빠지게 일해도 최저임금을 밑도우는 임금을 받아도, 자녀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참아야 하는 그 이름, 노동자.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날이다. 노동자란 누구인가? 사전에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임금을 받아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노동자가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의 노동자들은 어떤가? 노동력을 국가에 제공한 만큼 임금을 받지도 못하고, 따라서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노동자라고 불리는 이들은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 억눌려 신음하고 있다.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전태일, 박창수, 김주일, 배달호와 같은 열사들이 목숨을 바쳐 노력했건만, 여전히 자본주의라는 괴물은 노동자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김진숙마저 희생당하면 안 된다. 이 땅에 남아 있는 열사들이 없다면 이 나라의 노동자 현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한진중공업에 다니며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실체를 파악한 그녀는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다 감옥에 갇히고 만다. 실로, 그녀의 인생은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에 대한 상처, 세상을 떠난 동생에 대한 상처,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상처까지. 김진숙뿐만이 아니라 이 땅의 많은 노동자들이 그러한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한다. 그 상처를 발산하려다간 이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김없이 희생양이 되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웃는다. 그것은 언젠가 자신의 현실이 개선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때문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매만져주며 위로하기 때문이다. 살인적인 노동 현실에 어깨는 무겁지만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웃는다. 아직, 희망은 있다. 정서 공동체란 말이 있듯이, 이 땅의 노동자들은 서로의 정서를 공감하며 하나로 이어져 간다. 청년들은 자신이 노동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그들 역시 노동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니, 나아가 노동자들이 느낀 고통을 분담하는 이 땅의 모든 사람이 노동자다.

 출간 당시 사회적으로 많은 파란을 일으킨 『소금꽃 나무』는 어느새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그리고 김진숙의 투쟁은 어느 면에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노동자의 현실은 바뀌어야 할 점이 많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이 아직까지도 자본주의 체제의 피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우리나라의, 이 땅의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그 노동자들이야말로 역사에서 가장 오래도록, 가장 찬란하게 남을 이름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땅의 노동자들을 위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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