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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쿠스 전쟁 - 야만과 문명이 맞선 인류 최초의 게릴라전
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최파일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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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아이야, 향수와 화관
마르시아 전쟁만큼 오래 묵은 포도주 단지를 가져와라
떠돌이 스파르타쿠스가 한 동이라도 남겨두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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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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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호라티우스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그가 태어나기 6년 전에 세상을 떠난 스파르타쿠스는 영화, 소설, 드라마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하다.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갓 오브 아레나>나 스탠릭 큐브릭의 영화 <스파르타커스>, 하워드 패스트의 소설 『스파르타커스』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카를 마르크스는 그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을 정도로, 세계 철학사에 있어서도 그 영향을 발휘한다. 스파르타쿠스의 전쟁이 로마 공화정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어, 로마 제국의 길을 열었다는 평도 있으니 결코 그를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르타쿠스가 일으킨 전쟁은 너무나 오래전에 일어난 일인 데다가 그것을 정확하게 기록해 놓은 역사가(그의 죽음 이후에 등장한 역사가들의 기록만 남아있다)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수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책의 참고문헌에서 볼 수 있듯이, 그에 관련된 역사서 또는 픽션이 매우 많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와중에 진실된 역사가 있을까 기대해보지만 일치하는 것이 거의 없다.
배리 스트라우스의 『스파르타쿠스 전쟁』은 이러한 논란을 많이 없애는 데 기여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 개인만의 주장을 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모두 포용하고 있다. 그는 스파르타쿠스가 검투사로 싸웠던 루두스를 묘사하는 것에서부터 사령관 옥타비우스가 기원전 60년에 남은 반란군을 모두 제거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크게 '탈출', '복수', '후퇴', '최후' 이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탈출'을 제외하고 모두 3장씩 구성되어 있다. 가끔씩 저자가 조사한 역사적 자료가 나타나 있다. 이것이 책의 외골격이다.
책 안으로 들어가보자. 들어가는 글은 스파르타쿠스 반란을 전체적으로 바라본다. 독자들은 긴장할 수 있겠지만 입장은 매우 간단하게 시작한다. "루키우스 코시니우스는 벌거벗은 채였다." 배리 스트라우스는 이전 작품에서 그랬듯이, 독자들이 책에 빠져들 수 있도록 연대기순으로 배열한 것이 아니라 전쟁 중간을 출발점으로 놓았다. 들어가는 말로 '겉'을 핥았으면 이 전쟁사는 검투사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본문은 연대기순이다).
<스파르타쿠스: 갓 오브 아레나>는 검투사 양성소에서 검투사로 싸우는 스파르타쿠스를 중심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것은 반역의 서막에 불과하다. 저자에 따르면, 스파르타쿠스는 중량급 검투사인 무르밀로였다. 그는 카푸아에 있는 원형 경기장에서 싸웠다. 이 곳에서 싸우는 검투사들은 무질서하게 싸우는 것 같지만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다. 한 검투사가 상대방에게 부상을 입히면 공격을 한 검투사는 일단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패자가 용감하게 싸웠다면 관중들은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살려주고, 반면 패자가 비겁하게 싸웠다면 관중들은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려 그를 죽이게 한다. 사실 스파르타쿠스가 자유의 상징이 된 까닭도 이 검투사 경기의 영향이 크다. 검투사 양성소는 감옥에 가깝고, 검투사들은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들지만 다음날이면 밥상머리 친구를 죽이고 이내 그 희생자의 묘비를 준비"해야 했다. '루두스'라고 불리는 양성소의 주인 '바티아'는 탐욕스럽고 천박했다. 저자는 반역의 동기에 디오니소스의 사제였던 '트라키아 여인'이 있었다고 했지만, 나는 그녀보다는 검투사들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참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탈출 이후, 노예들의 숫자는 엄청난 속도로 늘어났다. 고작 74명의 검투사로 이루어졌던 반란군이 어느새 수만 명의 군대로 바뀌어 있었다. 거기에는 탈출 노예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일부는 농부와 같은 자유민이었다. 처음에 로마 공화정은 이 반역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장군들이 빈번이 패배하고 노예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자 새로운 장군을 불러온다. 한편, 노예들은 도시를 약탈하며 베수비우스 산을 거점으로 삼는다. 그 와중에 초기 노예 지도자들이었던 크릭수스와 오이노마우스가 죽는다. 로마군과 스파르타쿠스군의 전투는 승패가 번갈아가면서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전쟁'이 되었다.
하지만 크라수스가 등장하자 노예군은 차츰 밀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해적들의 도움을 받아 시칠리아로 도망가려고 했지만 그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 노예들은 이탈리아의 장화 끝부분에 고립되었다. 크라수스 장군은 이들을 완전히 궤멸시키기 위해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사용하여 멜리아 능선에 벽을 쌓았다. 이 전쟁에는 그의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에 재산은 아깝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폼페이우스까지 전쟁에 합류하려고 하자 다급해진 크라수스는 전쟁을 빨리 끝내는 것을 가속화시킨다. 결국 최후의 전투에서 스파르타쿠스는 죽고(이것이 진실이라고 말한다), 노예들은 도망간다. 그 중 붙잡힌 노예 6000명은 로마의 거리에서 십자가형에 처해진다. 이는 역사적으로 기록에 남는 대규모 십자가형이었다. 이후, 기원전 60년, 브리티움의 투리 평야 인근에 있던 도망친 노예들은 야심많은 가이우스 옥타비우스의 손에 사라진다. 이렇게 해서 제 3차 노예전쟁은 완전히 종결되었다.
이 책에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스파르타쿠스 전쟁에 대한 역사적 의의가 딱히 묘사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직접 내리면 되는 것이고, 배리 스트라우스는 사실대로의 역사를 충실히 보고했으니, 이제 고대 전쟁 3부작을 끝마쳐도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이 역사서에서 한 가지 의의를 부여한 것은 확실하다. 그는 유난히 로마 시대의 민족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그들의 성격을 분석하며 전쟁의 동기를 찾았는데, 그것은 스파르타쿠스의 민족이 로마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트라키아인이라는 해석이 대부분이지만, 그것마저 정확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스파르타쿠스의 민족을 추측하여 그 일부 민족의 특징을 적어놓았다. 그 덕분에 이 전쟁은 조금 더 '민족적인' 의미로 확장되었고, 나아가 더욱 더 '국제적인 전쟁'으로 펼쳐졌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스파르타쿠스 전쟁은 로마 공화정을 끝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동시에 크라수스와 폼페이우스의 권력이 증가하여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함께 3부 정치를 하게 되는 기반이 되었다. 그리고 스파르타쿠스는 비록 전쟁에서 패배하여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지만 훗날 키케로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새로운 스파르타쿠스"라고 말했듯이, 그의 정신은 대대로 내려오며 지금도 살아있다.
-이 리뷰를 쓰면서 색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잘못된 인물 이름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또, 스파르타쿠스 당시의 상황을 잘 알 수 있었다. 이 모든 감사를 저자에게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