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비, 한양에 가다 - 옛날 교통과 통신 처음읽는 역사동화 1
세계로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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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특정 제품의 이름이 그와 비슷한 제품류 전체를 읽컫는 대명사가 되는 경우 많지요?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의 경우는 기차하면 KTX, KTX하면 기차라고 생각하면서 자라는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지금의 직장에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교육이다 뭐다 하면서 본사에 한 번 갈려면 새마을호 기차를 타고 4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답니다. 오전 회의 시간에 맞춰가기 위해서는 새벽 4시 기차를 타야하고, 전날 저녁부터 싱숭생숭 잠을 설치기도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고속철이 있어서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그렇다면 예전에 우리 조상님들은 지방에서 한양까지 먼 길을 여행할 때 어떻게 이동했을까요? 그리고 지금처럼 전화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중요한 일이나 개인적인 편지는 어떻게 보냈을까요?

 

 <이선비, 한양에 가다> 이 책은 과거 우리 조상님들이 사용했던 교통수단과 통신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지금처럼 기차와 비행기, 자동차가 없던 시절에는 한양까지 가려면 가장 흔한 방법이 그냥 걸어가는 방법이었어요.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걷더라도 짧게는 15일에서 길게는 20여일 이상 걸린다고 하니 얼마나 힘들고 불편했을지 짐작이 가지요. 경제적으로 여건이 되었던 사람들은 가마를 타거나 말을 타고 이동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은 이렇게 힘들게 이동해야 했답니다. 뿐만 아니라 말대신 소를 타거나 배나 수레를 이용하기도 했어요. 오늘날의 우편 역할을 했던 방법으로는 봉수와 역참이 있어서 봉화를 올려 나라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거나 말을 달려 편지를 전하기도 했어요.

 

 책에 소개된 내용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신호연' 이었어요. 이순신 장군이 고안해 낸 것으로 '충무연'이라고도 한다는데요 연에 새겨진 무늬를 통해 암호를 주고 받았다고 해요. 연날리기는 추운 겨울날 하늘 높이 연을 날려 연싸움도 하고 연줄을 끊어 화를 날려보내는 우리의 전통 놀이에요. 말그대로 재미있는 놀이로만 알고 있었는데 나라가 위급할 때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아이디어를 냈다는 사실이 놀랍지요. 이순신 장군에 앞서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도, 고려의 최영 장군도 연을 이용했다고하니 그 유래가 아주 깊다고 하겠습니다.

 

요즘 아이들 자라는 것 보면 엄마 세대의 어린시절과는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땐 초등 저학년 까지는 동요를 부르며 자랐는데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점도 그렇고 이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지적 수준, 체격 등 모든 면에서 조숙한 것 같아요. 초등 2학년인 울 아들도 요즘들어 부쩍 닌텐도를 사달라고 조르고 컴퓨터 게임같은 첨단 문화에 익숙한 편이랍니다.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아니 세상이 급변할 수록 우리의 뿌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우리가 배워야하고 지켜가야할 것이 무엇인지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선비, 한양에 가다>는 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이거나 친숙한 형아로 보이는 세로가 등장합니다. 세로는 어린 시절부터 집안의 개구쟁이였으나 소과를 치를 만큼 어엿한 선비가 되었어요. 책의 내용은 세로가 소과를 치르기위해 부산에서 한양까지 가는 여정을 보여주는데, 굵직한 스토리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교통과 통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어요. 아이는 세로의 여행길을 통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서도 역사를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여행을 통해 만난 세로의 친구들과 없는 형편에도 기꺼이 말을 내어준 사람들, 세로의 충정과 애국심이야말로 책을 통해 얻는 지식만큼이나 소중한 부분이라 생각되어 흐뭇하더군요. '풍부한 정보와 즐거운 책읽기'라는 의도에 잘 맞아 떨어지는 역사동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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