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2 : 세계와 나
MBC 'W' 제작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들 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10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은 세계인들에게 낯선 나라일 뿐이었고 5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리라 믿었던 이들은 거의 없었다는 몇줄 카피를 떠올리며 아직은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다. 

 
 과거에 우리가 세계인들에게 생소한 나라였던 것 처럼 오늘날 지구상에는 수많은 나라와 민족이 살고 있고 그들중 많은 부분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함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러고보니 안젤리나 졸리가 샤일로를 낳기위해 아프리카로 갔을 때 나미비아라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2006년 월드컵 때에야 토고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으며 지금도 러시아에서 분리독립된 나라들이 생소하기만 하니 말이다.
 
 하지만 세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미처 알지 못했던 나라들에 대해 알아가고 배워간다는 것에 한정해서는 안될 것이다. '세계속의 한국'은 우리가 발전한 만큼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나아가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해 기아와 가뭄, 내전, 환경 문제등 지구촌의 평화와 미래를 향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앞장선다는 의미가 더 크다.
 
 [W]는 전부터 즐겨보던 시사프로였는데 개인적으로 우리의 발전과 자긍심을 느끼게 해준 프로였다. 다시말해 예전에는 국제 시사를 다룬 다큐나 '동물의 왕국'같은 환경다큐를 외국에서 수입해서 틀어주는데 만족해야 했는데 이젠 '아마존의 눈물'과 같은 대작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고 'W'같은 국제적인 심층 시사프로도 우리 손으로, 그것도 '잘'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었다. 
 
 <세계와 나 W 2> 이 책은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두번째 이야기로 세상을 바라 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나라들, 중국의 개발과 분노하는 철거민들, 언론 탄압, 기아와 경제적 궁핍, 지구 온난화로 사라지는 섬나라 등 남의 나라 일이라고 덮어두기엔 과거, 현재, 미래의 우리 모습을 보는 것처럼 안타까움에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다.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라는 코미디언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탈리아의 정치를 풍자하던 그는 당시 부패 혐의를 받고 있던 총리에 대해 언급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되었는데 그 후에 공연장에서 더욱 사랑받는 인물이 되었다고 한다. 정권이 바뀌면서 특정 연예인이 방송에 제약을 받는 우리 현실이 겹쳐져 더욱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집트의 경우는 식량 자급율을 낮추면서 세계 최대 밀수입국이 되었으나 국민들 대다수가 굶주림에 시달리며 고통받는 현실이 두려움으로 와닿았다. 우리가 신토불이를 외치면서 우리 농산물을 지키려 애쓰는 것, 가을이면 정부차원에서 추곡수매를 해가면서 우리쌀, 우리 농업을 지키려는 것도 식량 자급율을 낮추었을 때 어떤 결과가 올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 농축산 꼭 지켜야한다! 그외에도 호주를 상징하는 캥거루를 죽여 가죽을 얻고 고기를 먹는 호주인들과 연구 목적이라고 우기면서 고래를 죽이는 일본이 서로를 비난한다는 글을 읽으면서 그저 헛웃음만 나기도 했다. 
 
 최근에 [W]에 관해 씁쓸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초기부터 최윤영 아나운서의 단아한 외모와 차분한 진행, 탁월한 주제 선택과 완성도 높은 편집이 돋보였던 잘 만들어진 프로라고 생각했는데 배우 김혜수 씨가 새MC로 발탁되었다기에 새로워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프로 자체가 폐지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동시간대 시청율도 높은 편이라고 하던데 달리 이유야 있겠는가. 결국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들인 비용만큼 방송사에 남는 것이 없다는 그런... 결국은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고 본다. TV가 아무리 '바보상자'라고는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이돌 그룹이 방송을 장악하고 MC인지 게스트인지 불분명한 사람들이 우르르 출연해서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고 난리치는 것을 구경하는 시스템으로 흘러 버리더라. 그런데 그나마 몇 안되는 진실을 담은 프로가 없어질지로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그리고 책으로 만나는 [W] 그 세번째, 네번째...  이야기도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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