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잡학 박물관
이문정 지음 / 삼양미디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책을 가까이 한다는 것, 나 자신을 위해 글 한 줄 읽는다는 것은 정녕 사치란 말인가! 하는 생각말이다. 오늘로 생후 92일된 딸, 육아와 직장생활의 병행, 초등 2학년인 아들 챙기기, 그리고 우리 집의 큰 아들 남편까정... 어느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안그래도 바쁘다, 정신없다 라는 말을 달고사는 내가 요즘은 거의 무념무상의 경지에 오를 정도로 육체와 정신이 분리된 생활을 하고 있다. ㅋ 둘째가 생겨도 그까이꺼 일주일에 책 한 권이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지난 2달동안 책이랑은 담을 쌓고 살아야만 했다. ㅠ.ㅠ
내가 왜 이러지? 한참 책에 빠져 있을 때만 해도 시간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는 말은 변명일 뿐이라고 몰아부쳤던 난데... 언제 어디서든 짬은 나기 마련이라고 부르짖던 난데 말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정말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나의 관심사와 잠깐의 시간이 생겼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우선순위가 달라졌던 것이다. 어쨌거나 지난 시간들을 찬찬히 되짚어 보다가 오늘에서야 서서히 제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내 생활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할지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는 생각에 많은 위로가 된다. 후훗~
책장에는 읽어달라고 줄서있는 책들이 꽤 된다. ^^;; 그 중에서 <잡학 박물관>은 제일 만만해 보여서 꺼내든 책이다. 우선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이라는 타이틀로 출간된 책을 10여권 넘게 읽었었는데 간혹 실망스런 책도 있긴했지만 대체적으로는 평균이상의 점수를 줄 만큼 괜찮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스토리 자체가 연속성이 없는 구성으로 나온 책이라 말그대로 틈날때마다 읽을 수 있으며 목차와 상관없이 읽을 수도 있어서 좋다. 한동안 정체되었던 책읽기 습관에 다시 불을 지피기위해서, 워밍업 용으로 이보다 더 좋은 책을 없을 것이다. ^^
<잡학 박물관>이라는 제목과 함께 표지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번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잡학 상식>을 읽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목차나 구성면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표지와 삽화를 같은 분이 그려서인지 과연 어떤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보다 <잡학 상식>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잡학 상식>은 인체와 음식, 문화, 역사 등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과 생활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잡학 박물관>은 '박물관'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세계 최고에 관한 상식'이 가장 먼저 나오는데 어쨌거나 두 권은 이런저런 상식들을 엮었다는 점에서 쌍둥이같은 책이다.
<잡학 박물관>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은 잘못된 역사와 상식에 관해 짚어준 것이다. 나폴레옹의 키는 실제로 작지 않다 라는 부분이라든지 샌드위치의 시초는 샌드위치 백작이 아니라는 점, 링컨은 원래 노예해방에는 관심이 없었고 간디가 정말 피폭력 평화주의자였는가 하는 의문은 앞으로도 좀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가장 유용했던 파트는 '경제상식' 분야이다. 요즘은 뉴스나 인터넷 기사를 보더라도 우리말 부연설명 없이 전문용어, 신생용어로 설명을 하니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는데 금융 전반에 관한 용어들에 대해 설명해 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의외로 진지하게 읽었다. '상식'이란 것이 이런저런 잡다한 정보를 모아 놓으면 재미와 흥미 위주의 이야기 거리가 될 수도 있고 생활에 정말 유용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이와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워낙에 많고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시대에 살다보니 때론 무릎을 치고 때론 뿌듯함을 느낄 정도의 내용이 있는가 하면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내용도 약간은 포함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취약했던 스포츠, 과학, 수학상식에 관한 부분과 앞서 말한 것 처럼 경제상식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무겁지만 절대 가라앉지 않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