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해도 될까요?
제임스 패터슨.가브리엘 샤보네트 지음, 조동섭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표지와 제목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판타지 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책이다. 얼핏 기욤 뮈소의 책인가 싶기도 했었는데, 아직 봄 같지 않은 봄 날씨에 마음 속 깊이 따스함을 전달해줄 수 있는 그런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솔직히 전체적인 줄거리는 무척 단순하다. 만남, 보살핌, 운명적 재회, 사랑... 이런 소재들이 소설적 요소와 만나 적당히 버무린 봄나물 같은 향을 풍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그 흔한 이야기를 통해 풋풋하면서도 아름다운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작가의 필력이 아닐까 싶다.   

   

 "두고 봐, 제인. 너는 곧 나를 잊게 될 거야.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헤어지지 않는다고 네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 않을거야. 제인, 내가 널 아주 많이 사랑하니까.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사랑할게. (p.42)" 


 

 부모님이 이혼, 잘 나가는 영화제작자로 너무나도 바쁜 나머지 딸의 생일조차 챙기지 못하는 엄마... 여덟 살 외로움으로 가득 찬 소녀 제인은 유일한 친구이자 자신을 지켜주는 천사 마이클이 있었기에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언제나 제인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며,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즉석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천사 마이클은 돌보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게 되면 도움이 필요한 또 다른 아이를 찾아 떠나야만 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어릴 적 상상의 친구를 아직도 믿고 있을 만큼 불쌍한 인생을 살았다. 이 나이에 어릴 적 상상의 친구를 보았다는 착각이나 하다니, 내가 대체 어떻게 된 걸까? (p.143)"

 

 지금까지는 그랬다. 돌보던 아이를 떠나게 되면 아이가 천사의 존재를 잊고 세상에 적응해서 살아가면서 어른으로 자라게 되는 것, 그것이 정상적인 경우다. 하지만 제인은 달랐다. 마이클과 헤어진 후에도, 서른이 넘는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그녀의 마음 속에는 유년의 천사 마이클에 대한 기억이 생생했다. 그리고 어느날 운명처럼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동화 같고 단순히 남녀의 사랑 이야기라 하기엔 판타지의 비중이 크다. 

 

<지금, 사랑해도 될까요?> 소설을 읽으면서 오랫만에 이쁘고, 사랑스러운 소설을 만났구나 싶었다. 천사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예전에 니콜라스 케이지와 맥 라이언이 주연을 맡았던 '시티 오브 엔젤' 이라는 영화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인간이 되고자 했던 천사가 했던 말... 그녀의 머리 향기, 그녀의 입술과 그녀의 손길을 느끼는게 영원히 사는 것 보다 낫다고 했던가, 문득 그 대사가 생각난다.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을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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