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관음 1
하이옌 지음, 김태성 옮김 / 아우라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날 세계의 정치,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나라는 단연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일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경제 불황속에서 유일하게 승승장구 하던 나라가 바로 중국이 아니었던가. 오랜세월 공산화로 남아있던 시절에는 몰랐었는데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면서 변화하기 시작한 모습은 아직도 적응이 안될 지경이다. 특히나 국내에 알려진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막연히 보수적일 것이란 생각을 뛰어 넘는 작품을 만날때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옥관음> 이 책은 한 여자와 세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내용이다. 첫장면은 미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했던 양루이가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파혼을 하고 중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모든 것이 완벽했고 그의 앞길은 탄탄했지만 끝내 떨쳐버리지 못한 그 이름 안신을 찾기위해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양루이가 운명의 여인 안신을 찾는 과정과 안신이 들려주었던 그녀의 과거를 비롯해서 그들 두 사람의 인연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양루이는 태권도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안신을 처음 만나 그녀의 순수하고 앳된 모습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 대해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도 험난한 과거를 알게 된다. 안신은 결혼도 했었고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다. 남편과 결혼 하기전에 마약상이었던 또 한사람의 남자와 불같은 사랑에 빠졌으며 경찰로서 사랑하는 남자를 체포해야하는 운명을 맞기도 했다. 안신의 인생은 그녀의 얼굴에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결코 평탄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주위 사람들을 죽게 하거나 피차 지울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입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착하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소설이기 때문에 안신의 행동이 아름답게 미화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엄밀히 말해서 안신과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과 가족들, 주변인물들의 고통은 안신이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랑하는 이에게 도저히 상처를 줄 수 없었다는 이유를 대면서 솔직하지 못했던 것. 그것이 하나하나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되지 않았던가! 그녀가 조금 만 더 새침한 얼굴을 하거나 차라리 요부처럼 굴었다면 욕이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책읽는 내도록 답답함을 억누르며 읽어야했기에 괴로웠다.

 

 누구나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며 금지된 사랑에 끌리는 것도 사실이다. 내 자신이 결혼 전이었다면 안신에게 더 몰입해서 읽었을 테지만 그녀의 삶에 대한 이해와 동정보다는 안신의 첫번째 남편과 양루이의 사랑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현재의 나에게 이 책의 의미는 사랑에 빠지는 남녀가 '사랑'이라는 그 이유만으로 얼마나 무모할 수 있는지, 그렇기 때문에 한 순간이지만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

 

 

 "눈물이 나왔다. 어둠속에서 나를 응시하고 있는 안신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내가 반드시 자신보다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눈물로 호소하는 듯한 소리가 은은하게 계속 들려왔다.    ...... 반드시 나보다 행복해야 해요!  (2권-p.2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