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흑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
스탕달 지음, 이규식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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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에세 새롭게 출간된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입니다. 학창시절 한 때,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고전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들어 생각해보니 막연하게 '읽은 것 같긴한데...' 라는 생각 밖에는 아무말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네요. 그런 이유로 언젠가는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세계문학 작품을 다시 읽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년 전부터 특정 출판사의 세계문학 작품을 틈틈이 모으고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문학동네를 비롯해서 여러 출판사의 세계문학 작품이 눈에 들어와서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답니다. 

 

 그렇다면 고전의 힘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현실의 모순과 사회상을 작품 속에 반영하려는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고전 중에서 많은 작품들이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문제를 소설의 배경으로 삼고 있어요. 내용 면에서는 삶과 인생, 열정, 집착, 탐욕 그리고 사랑에 이르기까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인간의 본성을 그린다든지 본질적인 모습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작품이 많다는 것이지요. 고전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통되게 가질 의문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흑과 백> 이 책은 사실상 설명이 필요없는 책이죠. 세계 문학 작품에 관심이 있는가 혹은 좋아하는가, 라는 질문에 상관없이 '흑과 백 - 스탕달'은 너무나 잘 알려진 고전이니 말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 또한 읽은 것은 확실한데 기억이 가물가물한 고전이어서 다시 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뿌듯했던 시간이었어요. 그에 앞서 우선은 흑과 백이 조화를 이룬 새련된 표지가 맘에 들었어요. 고운 형태를 갖춘 장미 한 송이와 흩어져 버린 꽃잎이 내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네요.

 

 

 

 소설의 배경은 나폴레옹 시대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나폴레옹의 몰락이후 왕정이 복고되던 시기라고 할 수 있지요. 주인공 쥘리앵은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으며 사람들의 호감을 끄는 청년입니다. 다만 자신을 밀어줄 집안도 뒷 배경도 없이 야심만 가득한 젊은이 였어요. 가정교사로 있던 가정의 안주인과 열애를 하고 상류사회로 진출하기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기도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수많은 소설 속 비운의 주인공들처럼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일 뿐이란 변명외에는 달리 생각나는 말이 없을지라도 말입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사회적인 계층과 계급은 존재해 왔었고 지금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사회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신분이 상승할 수 있는 그런 사회인 것입니다. 말하자면 조선 시대 같은 경우 반상의 제도가 너무나 엄격하여 노비나 서얼은 면천이나 벼슬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전무하다시피 했고, 평민의 경우도 양반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지요. 자신의 신분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론상으론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 오늘날의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요. 어쩜 쥘리앵의 모습은 오늘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한 수많은 젊은이들의 자화상인지도 모릅니다.

 

 "소설의 제목인 적과 흑이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해서는 통설적으로 군복의 붉은색과 승복의 검은색이라는 주장이 있다. 쥘리앵이 열망했던 두 개의 직업, 즉 군인과 사제를 뜻한다고 볼 수도 있고, 좀더 포괄적으로 당시 사회의 두 세력, 나폴레옹으로 대변되는 붉은 군복의 자유주의자와 성직자들로 대변되는 검은 승복의 복고주의자를 뜻한다고 볼 수도 있다. p.462(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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