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분, 그 짧은 순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바뀌는 것을 보았다. 평화롭던 마을은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고통으로 아수장이 되었고, 살아남은 이들도 평생동안 그날의 기억을 떠올려야만 할 것이다. 사건의 시작은 소년이 처음으로 유치원 버스에 타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년은 또래 친구들보다 체격이 작다는 이유로, 활동적인 것 보다는 사색적인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단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고 그날의 일은 소년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이어진다. "독특한 것과 괴상한 것, 다시 말해 토머스처럼 잘 적용하며 크는 아이와 피터처럼 불안정하게 크는 아이를 만드는 것은 종이 한 장의 차이일 뿐이다. 모든 10대가 그런 팽팽한 밧줄의 양 끝에 서서 자신을 잘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 균형이 끼울어지는 순간이 언제인지 어른들은 알 수 있을까? (1권- p.235)" 소년은 말한다. "제가 몇 명이나 해치웠나요? 걔들이 먼저 시작했어요." 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찌나 섬짓하던지. 세상에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 보다 더한 아픔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과감하게 가해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처음엔 소년의 당돌함에 어이가 없었지만 소년의 행동이 '그것을 멈추게 하기위한' 것이었음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점차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누가 누군가를 아무리 괴롭힌다고 하여도 10대들의 장난일 뿐이라는 생각과 도를 넘어선 교내 폭력이 소년에게 미친 영향을 균형있게 판단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9분> 이 책은 <쌍둥이별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원작>의 작가 조디 피콜트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점을 공론화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작이 장기기증에 관한 것이라면 이번엔 청소년 범죄에 관한 내용이다. 우리 사회도 학교폭력과 청소년 범죄가 이미 심각한 수준인지라 단순히 소설 속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보다 현실적으로 와닿았던것 같다. 특히 학교 폭력의 경우 피해자였던 학생이 다시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하는데 소설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여서 더욱 안타까웠다. 이 책이 현실적으로 와닿았던 또 한가지 이유는 소년의 가정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정상적인 범주안에 드는 가정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가 세상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됨과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1권 표지에서 홀로 등을 보인 체 서있는 소년의 모습과 손을 맞잡은 2권 표지가 무척이나 의미 깊게 다가온다. 어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금 더'의 사랑과 관심일지도 모른다. "마음을 주었던 사람이 죽으면 그 마음까지 함께 가지고 가는 걸까? 그래서 남은 사람은 몸 안에 영원히 채울 수 없는 구멍을 간직한 채 여생을 살아야 하는 걸까? (1권 - p.176)" / "기억해주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한 그것은 여전히 존재하는 거야. (2권- p.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