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라 쿠트너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살다보면 인생사 '세옹지마'라고 좋은 일이 있을 때면 궂은 일을 대비하고 불행이 닥칠때면 좋은 날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가끔씩은 좋은 일이 몰아서 올 때가 있는 것 처럼 불행도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밀려 올때가 있다. 좋은 일이야 복에 겨워 까무라친다해도 원은 없겠으나 불행이 겹칠때면 엎어진데 밟힌다고 정말 죽을 맛인거다.  

 

 주인공인 카로의 경우도 연이은 불행을 겪으면서 인생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경우다. 한때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을 가지고 있었고 솔로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남자 친구도 있었다. 무슨 일이든 가슴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라 감정을 확실하게 표현한다는 점 때문에 가끔씩 주위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든 적도 있지만 그래도 멋진 커리어우먼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었다.  

 

 위태하게 지속해오던 남자 친구와 결별하고 직장도 그만두게 되자 인생의 작은 균열들이 돌이킬 수 없는 틈이 되어 삶을 무너뜨리고 만다. 그 결과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던 성격은 더욱 심해졌고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그녀는 이제 우울증이라는 병까지 얻게 된 것이다. 실타래가 엉키듯 꼬여버린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무엇부터 해야할까. 카로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인가, 책 소개를 보고 해피앤딩이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마음이 졸여지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나름 어려움과 고민이 많은 것처럼 카로의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어린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기억과 비이성적으로 엄하기만 했던 엄마와의 관계(거의 학대 받았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 삼촌때문에 겪은 일들이 카로의 내면에 깊은 상처가 되었다. 그녀는 모든 것이 지난 일이라며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입에 담기도 했지만 오히려 상처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극복하려는 계기를 차단하고 있었다.  

 

 문제가 있는 어른은 대부분 어린 시절 상처받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고 부모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으며 그로인해 대인관계, 이성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 사실은 카로의 경우처럼 수많은 소설속 주인공들을 통해서 혹은 현실에서의 끔찍한 범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세상에 자식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느 있을까만은 카로의 엄마처럼 스스로를 추스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양육을 한다는 것은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불행이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카로가 혼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주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한 것이다. 병원 치료도 받고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엄마에게도 도움을 청해 모녀관계가 그 어느때 보다도 돈독해졌다. 가장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던 넬슨의 경우 아무리 편한 친구라고는 해도 하필 가정이 있는 남자친구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프랑스식 사고라서 이해가 힘든 것인지. 어쨌거나 순수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최근에 연인과 헤어진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당장은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겠지만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부정적인 결정이나 새로운 사랑을 찾겠다는 조급함이 아닌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사랑하라는 말이 있듯이 '다시 사랑할 대상'도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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