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글쓰기 습관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 8
어린이동화연구회 지음 / 꿈꾸는사람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종이를 보고 있으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져요." 라고 고민을 털어놓는 주인공 창비의 모습에서 나와 내 아이의 얼굴이 교차됩니다. 머리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끄집어내어 표현한다는 것 만큼 힘든 일이 있을까요? 한참 크는 아이들 정말 생각은 많겠지요. 새로운 일을 경험했을 때의 신기함,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쓰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작년에 유치원 선생님이 내어주신 그림일기 숙제를 할 때도 그렇게 힘들어 하더니, 올해 초등 입학하고는 본격적으로 쓰기 수업을 하게되었으니 힘겨움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요. 수업시간 중에 글쓰기 분량을 채우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내 아이는 꼭 집에까지 가져와서 마무리를 하더군요. 가끔씩은 서너줄 써놓은 것을 모두 지우고 새로 적을 때도 있구요. 어린 것이 빈공간을 채우기 위해 머리를 쥐어 뜯는 시늉을 하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

 

 어떤 일이든 시작 단계에서 자신이 없어지면 일단은 과정이 힘들어 진답니다. 하얀 종이를 보면 괜시리 자신이 없어지고 머리 속도 하얗게 변해버리면... 점점 더 시작하기가 겁이 나지요. 아직 글쓰기 연습이 되지 않은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저 또한 재미있게 읽은 책을 덮고 기록으로 남겨 두려고 하는 순간 생각만 남고, 글로는 만들어지지 않는 경험이 많거든요. 그런 상황은 주인공 창비를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 누구나가 겪는 어려움이며, 심지어는 글을 전문으로 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그러니 '나만 그런가?' 하는 생각이나 '나는 글을 잘 못쓰는 사람인가봐.' 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일단 써보는 것이 중요해요.

    

 "글은 많이 써보면 자연스럽게 잘 쓰게 된단다. 많이 쓰는 게 제일이야. 헤세 선생님 말대로 일기를 쓰는 건 글이랑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 단 5분이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 놓도록 해. (p.50)" 창비의 아버지는 유명한 작가랍니다. 글쓰기 때문에 고민하는 아들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셨네요. 그런데 글쓰기 수업에 많이 들어봤던 내용이라구요? 맞아요. 어쩌면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한 요령은 특별할 것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울 아들은 5세 말에서 6세 초에 한글을 뗐기 때문에 글을 배울 때의 과정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어요. 너무 이른 나이게 주위 말만 듣고 한글을 시도했다가 아이가 질려버린 기억이 있어 처음엔 무척 겁을 냈지요. 그런데 한 글자씩 익혀 나가다가 어느 순간에 받침 없는 글씨를 읽고, 스스로 그림책을 읽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노력하다보니 어느 순간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답니다. 줄넘기와 훌라후프도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엔 한 개도 못 넘기고 못 돌리던 것을 '자꾸 하니까 되더라' 하는 것을 알거든요.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 습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책을 덮은 직후부터 바로 멋진 글을 쓸 수 있는 어린이가 되기를 기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글이란 꾸준히 쓰다보면 어느 순간 글을 잘 쓰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글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요령이나 방법을 제시한 책은 아니지만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주인공이 괴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글쓰는 즐거움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린 재미있는 동화랍니다. 우리 아이도 언젠가는 글쓰기가 즐거워 지는 날이 오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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