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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평소 나의 독서량이나 방식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가능하면 두루 다방면에서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싶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떤 책이 좋을까. 어떤 책이 재미있을까 많이 고민을 하게 되는데 더글러스 애덤스 라는 작가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 정말 많이 들어봤다. 솔직히 두께와 표지만으로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책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SF 판타지이면서 지나치게 황당한 스토리라는 의견도 들었던지라 망설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이 책을 통해 작가의 필력을 느끼고 싶어 읽게 되었다.
"제 탐정사무소에 '성스러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건 모든 사물은 기본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일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세상만사가 돌아가는 패턴, 그리고 이리저리 얽혀 있는 관계 속에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죠. (p.184)"
그냥 탐정사무소도 아니고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라는 이름이 무척 궁금했었는데 주인공이 시원스럽게 대답해 준다. 더크 젠틀리는 사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고리들을 파악하는데 특별한 능력이 있는 인물이다. 학창시절에는 시험 문제를 보기 전에 답안을 미리 맞추기도 했는데 비록 문제아로 찍히긴 했지만 그가 가진 능력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능력을 노부인들의 고양이를 찾아주는데 쓰고 있다니 좀 괴짜이긴 하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고든 웨이라는 인물은 유령이 되어 떠돌면서 자신의 죽음에 대해 알리고자 하고, 더크 젠틀리는 동창인 리처드의 누명을 벗겨주기위해서 살인 사건을 조사한다. 리즈 교수는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과거의 변화가 현재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40억년전, 지구에 외계인이 왔었는데 착륙선이 폭팔하면서 외계인중 한 영혼이 지구를 떠돌게 되었다. 그 외계인은 오랜 세월을 거쳐 지구에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았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착륙선의 폭팔을 막고싶어한다.
'도대체 이게 뭔 소리람...' 책 읽으면서 이 생각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SF판타지에 대한 이해력 부족인지 앞부분에서 여러 스토리가 한꺼번에 전개되자 내용이 뒤죽박죽으로 섞여서는, 소설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줄거리가 파악이 안되기는 사라마구의 <수도원의 비망록> 이후 오랜만이다. ^^;; 더크 젠틀리는 사물은 기본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여러 곳에서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복선내지는 암시이기도 한데 책의 내용도 마치 퍼즐을 맞추어 나가듯이 조금씩 윤곽이 들어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감탄하기 보다는 궁금한 것이 많은 책으로 남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일반적으로 과학과 영혼에 관한 이야기는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는 외계인, 타임머신과 함께 영혼, 빙의, 외계인의 영혼 등과 같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으로 이루어져 신선한 느낌이다. 그리고 인류의 탄생에 있어서 신화적인 요소나 과학적인 면보다 외계인을 등장시킨 점도 독특하다. 책 읽을 때마다 작가들의 상상력에 감탄하곤 하는데 더글러스 애덤스의 경우는 상상력의 폭이랄까 범위가 굉장히 넓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4차원적인 사고를 가지지는 않았을지 책 내용만큼이나 작가에 대한 호기심도 커져만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