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살면서 가능하면 후회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그땐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라는 식의 인생의 방향이 걸린 큰 후회도 있겠지만 일상 생활속에서도 후회도 가급적 하지 않는게 정신 건강에 좋다. 가령 모처럼 만에 괜찮은 옷을 한벌 장만했다고 좋아라 하는데 돌아서니 더 싸고 이쁜 것이 눈에 띄더라도 마음아파 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읽고 싶었던 시리즈 책을 큰 맘먹고 구입했는데 1권도 다 읽기 전에 50% 특가세일 한다는 소식을 듣더라도 절대 마음아파 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다잡곤 한다. ^^;;

 

 후회없는 인생이란 없을 수 없겠지만, 그런 후회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인생이기에 말이다. 하지만 그리움은... 그리움은 후회와는 분명히 다르다. 후회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지만, 그리움은 뒤돌아 볼수록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누구나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힘이 들때 마다 끄집어내 보면 힘이 불끈 솟아나는 그런 추억의 조각들이야말로 바로 그리움이다.

 

<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은 페이지마다 그리움이 묻어난다. 복잡한 도시를 가득 채운 빌딩도, 소음도 없고 뭔가에 쫓기 듯 살아가야만 하는 도시인의 분주함도 없다. 책을 읽다보면 소개된 곳이 정말 우리 나라가 맞나 싶은 생각도 들고, 때론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시간 개념을 초월한 공간 같다. 이런 것이 바로 '영상미' 인가 보다. 실제로 이 책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글 그리고 음악까지 3박자가 어우려져 있는데 음악의 경우 리스트만 적혀 있어 CD까지 첨부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우리 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한국에 살아서 좋은 부분에 대해 말한 내용이다. 원하기만 하면 어디에서 출발하든 2시간 내로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고, 원하기만 하면 당장 등산을 할 수도 있어서 좋다고 말이다. 3면이 바다라는 것에 대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이 책에도 바다가 많이 등장하다보니 비로소 실감이 난다. 어쩌다 보니 아직 여름휴가도 떠나지 못했는데 소개된 장소를 중심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도 좋을 듯 하다. 지녁별로 가까운 곳을 패키지처럼 묶어서 하루나 이틀에 걸쳐 둘러보면 시간 활용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화창한 봄날은 며칠 되지 않아 스러지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삶에서 생기 넘치고 발랄하던 시절이 항상 그리운 것은 그 시간이 짧아서 그리울 수밖에 없다는 말과 일맥 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머리말에 나오는 이 문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서른 나이는 아무 생각없이 맞았는데 서른 중반이 되고보니 내 삶에 있어 발랄하던 시기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리움속에 모두 묻혀버린 느낌이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나를 위한 여행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마주대하고 싶다. 

 

'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다 선명하게 그릴 수 있으리라. 

 

 

어쩌면 산다는 건

기억과 망각을 반반씩 버무려 품고 가는

저 강물과도 같은 것이리라.

 

두물머리에서 나는 보았다.

추억을 제 몸속에 깊이 묻으면서 사는 법을.

그리고 모든 것을 흘려보내고

떠나보낸 후에 찾아오는 삶의 평화로움을...

 

방송_ 2008년 1월 20일(p.76)

글_ 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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