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 시공 만화 디스커버리 21
이남고 지음, 정규영 감수 / 시공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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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의 역사가 달라졌을까?" 세계 역사를 움직인 여성이나 세기의 미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바로 클레오파트라 이기에, 그녀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가졌던 어리둥절함이랄까 약간 실망스러운 기분은 차라리 충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사실상 미의 기준은 시대마다 다른 것이어서 클레오파트라 뿐만 아니라 양귀비의 초상화를 처음 보았을 때, 조선시대 '미인도' 속의 여인을 처음 보았을 때도 오늘날 미인의 기준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경우, 150cm의 키에 몸매는 뚱뚱하며 치열은 고르지 못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당시의 동전에 새겨진 모습에는 입도 지나치게 크고 매부리코로 묘사되어 있어 아무리 미의 기준이 달랐기로 이정도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다시말해 그녀의 매력은 외모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다. 왕녀였던 그녀는 어릴적부터 문학, 철학, 역사와 과학등 모든 분야에 걸쳐 파라오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으며 특히 언어에 능통하여 이집트 주변국가들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줄 알았다고 한다. 그녀는 화려한 치장으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줄 아는 패셔니스트이자 뛰어난 재치와 입담으로 상대를 사로잡는 능력을 가졌던 것이다.  
 

혹자는 클레오파트라를 문란하고 방탕한 요부라고 하지만 이집트 왕조가 막을 내린후 그녀에 대한 기록이 그리스인들에 의해 씌여졌다는 것을 고려해야만 한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집권 함으로써 왕조가 멸망한 것이 아니라 클레오파트라였기 때문에 그나마 왕조의 운명을 연장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이집트의 정세가 불안정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스와 로마를 비롯해 아시아의 나라들까지 호시탐탐 이집트의 부를 탐내고 있었고, 외세의 침략에 또 다른 나라를 끌어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왕조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 이 책은 시공 만화 디스커버리 21번째 이야기로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 대해 그리고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인 클레오파트라의 즉위 과정과 이집트를 지키기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되짚어 보고 있다. 만화라서 쉽게 읽히고, 영웅들의 이야기여서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좋다. 다만 내용면에 권력을 유지하려는 노력만 열거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는데, 사치스런 생활에 비해 정작 백성들을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 하는 내용은 미흡하다. 그나마 
부록 처럼 '지식노트' 라는 코너가 따로있어 만화가 아닌 서술형태로 내용을 보충 해주고 있다. 

 
이쯤에서 맨 처음 던진 질문, '클레오파트라의 코'에 대해 이야기를 다시 꺼내볼까 한다. 이 책을 통해 읽은 내용 대로라면 그녀의 코가 조금 더 낮았다고 하더라도 역사가 변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그녀의 매력은 외모가 아닌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 라는 것은 얼굴 가운데 위치한 숨쉬고 냄새 맡은 기관 이상의 의미가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는 그녀의 사랑이며 자식들이자 이집트 파라오로서의 야망과 자존심 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란 주장은 맞는 말이다. 옥타비아누스가 클레오파트라에게 왕위에서 물러날 것과 안토니우스를 죽일 것을 제안했지만 클레오파트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했던 안토니우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사랑을 지켰으며,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는 것 보다 여왕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위해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고 있었다. 클레오파트라가 '미의 여왕', '여신같은 파라오'로 인정받는 것, 오늘날까지도 역사 속의 인물로만 머물지 않고 문화, 예술의 아이콘으로 살아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클레오파트라 , 미켈란젤로의 작품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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