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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세계를 움직인 인물 158
위르겐 브뤼크 지음, 류동수 옮김, 김정미 감수 / 조선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존경하는 인물 - 하늘님, 하늘의 왕이기 때문입니다." 초등 1학년인 아들이 '나의 꿈을 펼쳐요'라는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적은 내용입니다. 아직은 종교라는 개념이 없는 아이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 혹은 하나님을 떠올리고 한 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하늘에는 하늘의 왕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어쨌거나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멍~ 했습니다.
사실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때 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부모님이셨습니다. 꿈은 과학자(꿈이라고 하기엔 뭔가 구체적인 것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과학자'라는 있어보이면서도 막연함이 깃든 표현이 맘에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였구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수많은 착오과 방황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제 인생에 균형을 잡아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멘토를 제때에 만나지 못한 까닭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아이는 아직 위인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을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위인들의 이야기가 아이로 하여금 꿈을 가지게 하고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칫 예사롭지 않는 위인들의 일상이 아이에게 충격을 주거나 지레 겁을 먹게 만든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초등 입학전에 다들 위인전을 들여서 읽힌다는 식의 남들 따라하기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때가되면 읽히리라 그 때가 언제일까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이 적기로구나 생각했습니다.
<세계를 움직인 인물 158> 이 책에는 158명이나 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고대에서 중세, 르네상스를 거쳐 17세기 이후 오늘날에 이르까지 연대순으로 인물을 정리하였고 각 인물들은 한,두 페이지 정도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소소한 에피소드보다는 집약적이고 요약된 설명 위주로 되어있어 인물백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요. 최대한 많은 인원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과 공간활용을 통해 다양한 도판을 싣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장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유럽 중심으로 인물이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태생의 인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독후활동을 하다보니 더욱 명확하게 보이네요. 세계사에 관한 책들을 보면 서양 중심의 세계관으로 씌여진 것이 대부분이라 늘 아쉬운데 이 책의 경우는 저자가 독일 사람이어서 그런지 특히 유럽중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현대로 갈수록 미국의 인물이 늘고 동양에선 중국이 홀로 빛을 발하는군요.
한편으로는 세계사의 흐름이 누구 중심인가 하는 것에 초연해 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적어도 이 책에 실린 158명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세계를 움직여 왔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이 책을 통해 아이가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어떤 인물들이 세계를 움직여 왔으며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필요한지도 말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한국을 움직인 인물 158'을 기대해도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