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 빛과 어둠의 대가 마로니에북스 Art Book 8
로사 조르지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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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을 보는 순간 '빛의 화가'라고 불리는 몇몇 화가들의 이름이 떠올랐다. 렘브란트, 베르메르, 모네... 이들의 작품을 몇 개만 감상해 보아도 왜 빛의 작가라고 부르는지 금방 알 수 있을 만큼 '빛'이 작품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빛은 피사체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실적인 묘사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빛과 어둠의 대가'로 소개된 카라바조의 그림은 어떨까. 사실 카라바조라는 화가는 이름만 들어보았지 얼른 떠올릴 수 있는 유명 화가들의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은 화가였다. 하지만 카라바조 또한 '빛'을 사랑한 화가로 빛과 어둠을 어떻게 표현하였을지 '빛의 화가'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베르메르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를 떠올리니 카라바조와 선명하게 대조되는 느낌이 들었다. 베르메르의 그림은 매우 사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물과 주변의 배경도 꼼꼼하게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배경은 해질녁이나 이른 아침일 수도 있겠지만 낮이면서 바깥보다는 어두운 실내를 비추는 '빛'을 담아낸 작품이 많다. 하지만 카라바조의 경우는 배경이 매우 어둡다. 주변의 배경은 대부분 어둠이고 드물게 단순한 형태의 벽이 살짝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베르메르의 그림을 처음 볼때는 작품 전체가 주는 느낌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카라바조의 그림은 인물에 그것도 인물의 얼굴에 주목하게 된다. 수많은 화가들이 작품에서 그려냈던 그리스도에 관한 부분에서도 배경은 최소한으로 표현하고 인물 중심으로 그렸다. 작품 속의 주인공들과 한번 마주치면 그들에게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다.   

카라바조와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또 한지 이유는 그의 삶을 엿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예술가들의 삶이 대부분 그러하듯 카라바조도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렇지만 그의 경우는 다른 예술과들과는 좀 다르다.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인정받지 못한 괴로움, 경제적 궁핍함 이런 것들을 떠나 스스로가 폭력과 살인이라는 문제를 일으켜 곤란을 겪었고 결국 그로인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이다. 천재들은 예술적 영감과 함께 까칠한 성격을 함께 가지고 태어나는가 보다. 아니면 예술적인 영감이 내면에서 소용돌이칠 때면 감정 따위는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 된다든지 말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들이 종종 있었고 작품속에 자신의 모습을 슬쩍 그려넣는 화가도 많았다. 어쩜 카라바조의 작품 속에 묘사된 '자신'은 어둠의 일부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카라바조 - 빛과 어둠의 대가> 이 책은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아트북 시리즈중 여덟번째 권으로 카라바조의 생애를 되짚어 보며 시대순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작품 활동을 했던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소개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편집상의 이유인지 몇몇 그림의 경우 한 쪽 페이지에 실을 수 있는 크기의 그림이 제본되는 부분과 겹쳐지게 배치가 되어 감상하는데 불편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카라바조라는 화가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에는 충분할 만큼의 그림과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기회가 된다면 미술사를 통틀어 시대순으로 영향을 주고 받은 화가들이 소개된 책을 읽어보고 싶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피카소나 고야, 클림트, 베르메르, 고갱등의 화가보다 카라바조가 앞서 소개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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