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의 밤 -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 동화
미야자와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이수정 그림 / 맑은소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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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주 오래전(쿨럭~;;) 고등학교 다닐 때 였던 것 같은데 '삼도봉'이라는 곳에서 수련회를 했던 생각이 난다. 충청, 전라, 경상의 삼도가 접한다 하여 삼도봉이라 했던 그 곳...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태어나서 자란 곳이 도시였던터라 시골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던 나는 초록빛 열매 속에 호두가 들어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잠자리가 사람의 손 끝에 앉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지금도 삼도봉이란 지명을 떠올리면 미소가 지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 곳에서 보았던 별들 때문이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반짝반짝이라는 표현으로는 너무나 부족하다. 징글징글 혹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할 때의 '억수'쯤은 되어야 제대로 된 표현이라고 할 것이다. 하여간 그날 밤의 하늘은 마치 우리집 천장만큼 가까웠고, 별들이 뿜어내는 뿌연빛은 경이로움 자체였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주인공 조반니는 가난하지만 순수한 영혼을 가진 소년이다. 병든 어머니를 돌보기위해 가게에서 일 하는 것을 마다않고, 언제 돌아오실지도 모르는 아버지이지만 언젠가는 선물을 사가지고 오실거라고 믿는...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도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 캄파넬라만 있으면 힘이 나는 아이다. 마을에서 켄타우루스 축제가 벌어지던 날 조반니와 캄파넬라는 은하철도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게되는데 그 속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경험들이 주요 내용이다. 

 
어린시절 <은하철도 999>와 <천년여왕>같은 에니메이션에 열광했던 독자라면 아마도 책 소개에 '에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 동화' 라는 문구를 보면서 가슴 설레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 말이다. 하지만 철이와 메텔, 차장아저씨에 대한 향수만으로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구나 싶다. 이 책은 '어린왕자'의 심오함과 '플란다스의 개'에서 느낄 수 있는 짠한 감정이 묻어난다. '원작동화'이긴 하지만 '모티브' 혹은 '원석'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밤하늘의 별들은 인간에게 있어서 오랜 옛날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다. 때론 계절을 알려주고, 여행자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하며, 어떤이는 천기를 알려준다고도 믿는다. 오늘날 우주를 향한 과학 기술의 발전은 닿을 수 없는 곳에 대한 열망과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는 우주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이 든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일때보다 가슴에 품을 때 더욱 빛이 난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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