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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 나의 뱀파이어 연인 ㅣ 트와일라잇 1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평점 :
한 편의 '순정만화' 같다. 조각미남 뱀파이어와 아리따운 소녀와의 사랑이라니... ^^ 표지 그림부터 예사롭지 않은데다 내용면에서도 시종일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거기에다 약간의 호러와 서스팬스까지 포함되어있다고 하면 정확한 설명이 되려나? 생각해보니 이 책이 영화원작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나이도 있고(쿨럭~) 이러이러한 내용의 책이야~ 라는 설명만 들어도 "됐거든~!!" 하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왠지 유치해보였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책을 집어들자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을 만큼 몰입해서 읽었다. 다음날 출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가 넘도록 결국은 다 읽고서야 잠이 들었다. 이런 감정... 참 오랜만이다. ㅋㅋ
부모님이 이혼한 후 엄마와 함께 살았던 벨라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빠와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햇볕이 잘 들지않아 황량한 느낌을 주는 시골마을 포크스, 벨라는 전학 온 첫날 에드워드 컬렌에게 끌리게 된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이유없이 적대감을 보이자 당황하게 되고, 그러던 중 자동차 사고를 당할뻔한 벨라를 에드워드가 구하게 되면서 벨라는 에드워드의 초인적인 힘에 의문을 품게된다. 후에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지면서 에드워드는 비로소 벨라에게 진실을 말해준다. 그가 벨라에게 처음 보였던 행동들에 대한 이유가 벨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에드워드 자신에게 있었음을. 벨라가 에드워드에게 어떤 존재로 다가왔는지를 말이다.
에드워드가 속해있는 컬렌 가족은 모두 뱀파이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인간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흡혈을 하는 그런 종족은 아니다. 그들은 인간에 대한 욕망을 최대한 억누르며, 짐승들을 통해 피를 보충하고, 보통의 인간들이 그러하듯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인간적인 면과 뱀파이어로서의 폭력성이 함께 존재한다. 에드워드에게 벨라는 100여년만에 만난 첫사랑이자 여태껏 만났던 인간들중 가장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피를 가진 존재이다. 그는 벨라를 지켜주기위해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야만 하고 반면에 벨라는 사랑하는 이와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신들은 죽을 수 있는 인간을 부러워한다. " 영화 <트로이>의 훈남 브레드 피트가 극중에서 했던 말이다. 그렇다. 삶이 아름다운 것은 '유한성'에 있다. 에드워드는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었기에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평범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벨라가 끊임없이 물어달라고(?) 유혹해도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반대로 벨라는 에드워드를 비롯한 컬렌일가의 다른 뱀파이어들의 외모때문에 괜시리 주눅이 든다. 매순간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면서도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벨라의 마음이 '인간적으로' 상당히 공감이 된다.
얼마전 '하늘위 3미터'라고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청소년들에게 폭팔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책이란다. 남자 주인공은 폭주족에 '짱'이라고 표현하면 좋겠고, 여자 주인공은 집안도, 성적도 좋은 모범생이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 누구나 겪음직한 청소년기의 반항기에 공감하기보다는, 그러니까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기 보다 주인공들의 부모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트라일라잇> 이 책을 읽을때는 그렇지 않았다. 나 스스로도 좀 신기했다. 어짜피 판타지니까... 벨라의 부모 입장이 되기보다는 두근두근 잠시나마 벨라가 될 수 있었다. ^^ 오랜만에 흡입력있는 책을 읽었다. 다음날 출근해서 좀 고생하긴 했지만, 여러가지로 훈훈함을 전해주는 소설이었다. 책은 두껍지만 대화체가 많아서 생각보다 빨리 읽힌다.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보다는 스토리 위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순정만화 같다며 시작은 했지만, 인간을 흡혈하는 다른 종류의 뱀파이어들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극대화 시켰던 부분이 인상적이고, 늑대인간의 후손들(1편에서는 예고 수준에 그쳤지만) 이라든지, 여전히 남아있는 위험요소들과 함께 주인공들의 사랑이 어떻게 발전할지등 다음편에서 다루어질 내용 또한 너무나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