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마을 어린이 리포트 - 14개 나라 친구들이 들려주는 세계 이야기
김현숙 글, 이루다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책 소개를 보면서 첫눈에 맘에 들었던 이유가 소개된 14개 나라들의 구성이었습니다.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페루, 몽골, 에스파냐, 인도... 순으로 나가는데 우리가 흔히 세계문화를 공부할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 보다는 생각할 거리가 더 많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선진화된 나라는 그 나름대로의 특징과 배울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아이에게 우선은 우리와 문화가 확연하게 차이나는 나라, 그리고 환경이 열악하다고 생각되는 나라부터 시작해주고 싶었어요. 다른 문화를 배우기에 앞서 먼저 우리 것, 아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바램이 앞선던 것이지요.      

가장 먼저 만난 친구는 캄보디아의 삐치싸라는 친구예요. 아이는 삐치싸라는 친구의 이름이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동화책을 읽으면서 동화작가의 이름이 이상하다고도 자주 말하는데 삐치싸는 특히 낯선 이름이네요. 다른 문화를 만난다는 것은 사는 장소가 다르고, 차림새와 먹거리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물론 언어가 다르다보니 우리 아이에게 특이해 보이는 호칭도 삐치싸에겐 소중한 이름일 거예요. ^^

삐치싸는 리포터가 되어 캄보디아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 줍니다. 캄보디아의 낮은 너무 더워서 아침 일찍부터 하루를 시작해요. 일년에 세번이나 벼농사를 할 수 있고, 수산 자원도 풍부할만큼 탁월한 자연조건을 가졌지요.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어요. 아이들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학교와 선생님이 부족해서 배움의 기회를 가지기가 어려워요. 어떤 아이들은 열 살도 채 되기 전에 가족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답니다.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은 캄보디아의 삐치싸 뿐만 아니예요. 인도의 라힘은 부모님의 빚을 갚기 위해 노점에서 일을 해야만 하고, 케냐의 여자 어린이들은 소를 얻기 위해 팔리듯이 시집을 가야만 해요. 거기다 소말리아의 아메드는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어린이였지만 전쟁에 휩쓸려 소년병이 되어야만 했지요. 이스라엘에 사는 알렉스도 어느 누구보다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어린이 랍니다. 

어른들은 쉽게들 말합니다.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새싹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햇볕을 쬐게 해주는등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네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곳, 어느 나라에서 어떤 환경에 처한 어린이들이라도 저마다에겐 '희망'이 있다는 사실이예요. 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덮으며, 처음 이 책을 읽을때의 의도처럼 아이한테 너는 행복한줄 알아라... 하는 식의 이야기는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어요. 어쩜 한국의 어린이 리포터가 있었다면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을 전전하며 입시 지옥에 시달려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더욱 불쌍하게 보일지도 모르잖아요. ^^;; 다만, 내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지구마을 어린이들이 보여준 용기와 희망과 열정을 떠올리기를 그것만 기억해 주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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