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2 - 상 -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 밀레니엄 (아르테)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도착하는 그날부터 읽고 있던 책을 다 밀쳐두고 이 책부터 펼쳤다. 여름에 '밀레니엄 1'을 읽고 지금까지 목빠지게 기다렸으니... 11월경에 출간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찌나 조바심이 나던지. 어쨌거나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영화의 경우 1편을 뛰어넘는 속편이 없다는 진리(?)를 생각할 때, 밀레니엄의 경우는 1부보다 2부가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후훗~
 
리스베트 살란데르, 작고 마른 체격때문에 얼핏보면 어린 소녀처럼 보이는 그녀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해커다. 1부에서는 경호업체에 소속되어 개인정보를 조사하는 일을 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다가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를 만나 반예르가의 실종사건과 대기업의 비리를 파헤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후반부에 불법으로 축적된 거액의 돈을 가로채면서 마무리되는데 2부에서는 전편의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여성스러운 리스베트를 만나게 된다.

 리스베트가 스웨덴을 잠시 떠나있는 동안 미카엘은 동구권 여성의 인신매매(성매매)와 관련된 건을 기획중에 있었는데 자료수집부터 기사 내용 작성등 핵심적 역할을 하던 인물들이 살해되어 당황한다. 문제는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리스베트 살란데르 라는 것. 미카엘은 리스베트를 위해 이 사건을 따로 조사하고 리스베트는 그녀 나름대로 몸을 숨긴 채 범인을 추적한다. 수사 과정에서 '살라'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에게 촛점이 맞추어 지면서 리스베트를 둘러 싼 많은 인물들이 '모든 악(리스베트 스스로 칭함)'을 중심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밝혀내게 된다.   

 이야기의 처음과 끝은 그렇게 만났다. 첫장면에서 감금된 13세 소녀의 모습이 아주 잠깐 묘사되었는데 팽팽한 긴장감을 바탕으로 암울하고, 조마조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짧지만 강렬했던 이 장면에서 혹시 리스베트의 과거는 아닐까 그렇게 짐작했었는데 현실의 이야기로 넘어오면서 점점 구체화된다. '그녀에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작가가 리스베트라는 캐릭터를 '말괄량이 삐삐'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소설속에서의 미카엘도 리스베트를 '금화 상자를 가진 삐삐'라고 묘사하는데 그 의미속에는 그녀가 가진 물질적 풍요로움뿐 아니라 내면의 공허함과 고독, 외로움을 함께 내포한 의미라고 하겠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어린 소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위해 껍질 속에 자신을 가두고, 오랜세월을 어둠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과정은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국가적 이익'을 앞세워 개인의 삶을 무참하게 짓밟는 행위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 시리즈를 10부까지 구상했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3부 집필을 끝내고 돌연 사망하여 노년의 삶을 위해 책을 출간하려했던 애초의 의도와도 멀어지고 말았다. 2부가 1부보다 더 흡입력 있었던 것도 전체적인 구상이 먼저 이루어진 상태에서 스토리가 전개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부에서는 미카엘, 2부에서는 리스베트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는데 다음 이야기는 누가 중심이 될 것인가 무척 궁금하다. 더구나 리스베트가 쌍동이라는 설정만 흘렸을 뿐 구체적으로 언급한 내용이 없어 언젠가 스토리화 될 것이라는 짐작도 해본다.

아, 3부는 언제나오는 거야? 다시 기다림 속으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