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 - 초등학교 발표력이 평생을 좌우한다
장진주 지음, 송진욱 그림 / 국일아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아이에게 일어난 몇가지 일들로인해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다. 주말내내 공들인 숙제를 제출하지도 못하고 그냥 들고 온 것이 시작이다. 수요일까지 제출하면 되는데 월요일 마무리를 해서 화요일에 보냈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날 제출한터라 아무도 꺼내는 아이가 없어 그냥 들고 왔단다. 그리고 여자친구한테 편지를 받았는데 답장을 써가지고는 사나흘을 들고다니더니 결국 건네지 못한 적도 있고, 화장실 가고 싶다는 말을 못해서 종일 볼일을 참느라 배가 아팠다는 말에 결국 유치원에 전화를 해서 면담신청을 했다. 
 
"선생님... 우리 아이를 어쩌면 좋아요. 너무 속상해요."로 시작해서 나도 모르게 푸념과 하소연이 쏟아져 나왔다. 아빠를 닮아 운동을 좋아하고 집에선 까불까불 미운 일곱살 티를 곧잘 내는 아이가 가끔씩 이렇게 속 터질만큼 소심한 모습을 보이니 도대체 누굴 닮은 것인지. ^^;;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나 하는건지. 발표나 제대로 하고 급할 때 화장실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머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발표하는데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예요. 부모님들도 행사때 손들고 참여해달라고 하면 다들 꺼리시잖아요. ㅎㅎ 어머니는 어릴 때 어떠셨어요? ^^" 선생님의 되물음에 가슴이 뜨끔했다. ;;

<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 요즘 달인이 유행하는 시대라서 그런지, 사실 아이들이 게그프로에 좀 민감하지 않은가. 제목 한번 잘 지었다 싶다. ^^;; 이 책을 읽고 따라하면 정말 '발표의 달인'이 될 수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가장 먼저 기억할 것은 발표를 할 때의 '두려움'은 이상할 것이 없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이다. 링컨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서 연설 할 때마다 매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엘비스 프레슬리의 유명한 춤사위는 실은 다리가 저절로 덜덜 떨린 것에서 생겼다나~ ㅎㅎ 그리고 토크쇼 진행자로 너무나 잘 알려진 래리 킹조차 첫 방송때는 입이 떨어지지 않아 거의 방송사고에 가까운 상황까지 갔다고 한다. 아하~ 누구나... 누구나... 그렇구나. ^^ 

 발표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알게 되었지만 누군가 멋지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것이 당연하다. 그런 부러움은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라는 다른 표현이며 마음 속에 웅크린 '잠자는 거인'이기도 하다. 거인을 깨우는 법,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습'이다. 먼저 내용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실제로 하는 것처럼 연습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인물들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는 과정에도 연습이 가장 중요했다고 한다. 발표하기 전에 자신만을 주문같은 결의를 다지는 문구도 참 중요할 것 같다. 카네기 아저씨처럼 '나는 잘 할 수 있다. 나는 나를 믿는다.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라는 말을 되뇌이는 것도 좋고 자신만의 화이팅 문구를 하나쯤 가지고 있음 힘이 솟지 않을까. ^^  

 저자인 장진주 아나운서가 말하는 소심했던 어린시절과 용기를 내어 방송반에 신청함으로써 아나운서가 되기위한 꿈을 위해 과정을 거친 경험등 솔직한 이야기와 함께여서 더욱 재미있다. 솔직히 이 책을 통해 장진주 아나운서를 처음 알게되었지만 앞으로 방송을 통해서 만나게 되면 무척 반가울 것이다. ^^ 자신을 믿는 믿음,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는 주문만들기, 그리고 어떤 말을 할 것인지 말할 내용을 연습(문장 만들기), 그리고 실제로 발표하는 것처럼 연습하기~ 잊지말자~!!! ^^  

 아이 문제로 답답한 마음에 면담신청을 하고 유치원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많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쩜 처음부터 답을 알고 있으면서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때 음악 실기시험을 치르는데 손가락이 떨려 리코오더 구멍을 막지 못해 눈물만 줄줄 흐리면서 서 있던 꼬마가 바로 내 모습이다. 하나를 보면 열가지를 짐작한다고 다른 예는 더이상 필요없으리라. 진짜 내 새끼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다그치기만 했고 엄마의 성급함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사실. ㅠ.ㅜ 아이한테 참 미안했다. 이 마음가짐을 변함없이 유지해야 할텐데... 이 또한 어려움도 잘 안다. ;;   

 며칠전에는 '우리 가족 소개'에 대한 발표 준비를 하면서 저녁에 밥상을 물리고 가족들 앞에서 발표연습을 했다. 아이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서서 앞으로 나가 스캐치북을 손에 들고 발표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작아서 잘 알아듣지도 못할 정도였는데 서너번 반복하니 매회마다 목소리, 발음, 표정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가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쳐주자 아이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피었다. 역시... 지금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엄마의 사랑과 믿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사람들 억수로 많은데서 발표해봤어요? 안해봤음 말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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