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집 과학 왕
요한나 본 호른 지음, 황덕령 옮김, 요나스 부르만 그림 / 북스토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내년이면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세월도 참... ^^ 돌이켜보니 초등 저학년때 장래희망을 말하라고 하면 항상 '과학자'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당시 국가적인 사업이었던 경제개발 계획이 수차례에 걸쳐 진행되면서 과학기술 발전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그 영향을 받았던 탓인지 아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꿈을 가지기 전이어서 그런지 뭔가 막연히 있어 보이는 것이 과학자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나이의 내게 '과학자'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힘을 가진 마법사와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다섯살때였던가 우리 집에 전화를 처음 들여 놓았다. 그리고 초등 3학년때인가 냉장고를, 중학교 다닐 때 전자레인지, 컴퓨터는 대학들어가서야 겨우 장만할 수 있었다. 그래도 텔레비전은 이 모든 것들이 있기 전부터 시청했었는데 물론 다리가 긴 케이스에 들어있던 요즘은 골동품상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모양이다. 아버지는 저녁 뉴스가 끝나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텔레비전의 문(진짜로 문이 달려 있었음)을 닫고 플러그까지 뽑고는 잠자리에 드시곤 하셨다. 그토록 소중한 텔레비전이 어느날 고장이 나서 온 가족이 비상이 걸렸는데 아버지께서 손수 분해하시는 과정에서 그 속을 들여다 보았던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작은 사람들이 살거라고도 생각했고, 우리 말을 잘 하는 파란 눈의 사람이 살거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동물원도 있고... 하여간 뭔가 허전하고 씁쓸한 기분이었다. 도대체... 도대체 무슨 원리로... --;;

사실 울 아들을 앉혀 놓고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분명 세대차를 느끼며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지금 아들이 누리는 문명의 혜택은 엄마의 어린 시절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할아버지와는 또 다른 세상일테니 말이다. (할아버지는 호롱불에 장작으로 불지피던 세대다.) 문제는 '전화는 전화요, 냉장고는 냉장고이니... 진공청소기는 진공청소기일뿐 전구는 전구니라' 하는 식으로 모든 것이 당연스러운 것이 되어 최소한 달나라 정도는 다녀와야 '우와~ 과학이구나~'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 자체가 과학인 것을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과학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것을 한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우리 집 과학 왕> 이 책에서는 열쇄와 자물쇠의 원리부터 전기, 전구, 냉장고, 전자레인지등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과학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붕을 뜯어낸 집을 들여다보니 방방마다 설명할 것들로 가득하다. 그리고는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을 확대해 마치 컬러 X-ray로 촬영한 것처럼 속(구조)을 훤히 보여준다. 기본적인 작동원리와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예전에 없을 때는 어떻게 했을까등... 다양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맨 뒷편에 미래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에서 냄새나는 텔레비전이나 주인을 알아보는 집과 같은 아이디어는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인다. 지금은 말도 안된다 할지 모르지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초콜릿 광고를 보면서 TV에서 샘플을 꺼내 먹을 수 있는 날도 기대해봄직 하다.

과학은 한계가 없다. 우리의 기대와 상상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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