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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유령
폴 크리스토퍼 지음, 하현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주인공 핀 라이언은 인류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재원으로 눈에 띌 만큼 완벽한 외모를 가진 캐릭터다. 그녀는 보다 진지한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자 런던의 유명한 고미술 경매회사 '고객 자문역'을 맡지만, 사무실 내의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등 경매를 성사시키위한 호객꾼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회의를 느낀다. 어느날 그녀 앞에 나타난 빌리(필그림 공작)를 통해 피터르 부하르트라는 사람이 핀과 빌리에게 공동으로 유산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단, 조건이 있었으니 정해진 기일안에 부하르트가 남긴 세 가지 유산을 모두 찾아야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첫번째 유산은 얀 스텐의 미술 작품이다. 핀은 그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진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었지만 액자를 꼼꼼히 살피던중 캔버스 아래에 또 다른 그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두번째 유산은 암스테르담의 저택이다. 그림이 그려진 밀실을 찾아내는 것. 첫번째 유산이 바로 열쇠다. 세번째는 말레이시아의 어느 섬에 정박된 선박을 찾는 것이다. 단서를 조금씩 모아가면서 밝혀낸 것은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대부호 부하르트가 항해를 통해 큰 부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정화 제독이 이끌던 선박과 제2차 세계대전때 일본군이 수송하던 금궤가 언급되는데 보물을 찾기위한 모험을 그린 과정이 주요 내용이다.
세번째 미션을 위해 항해을 시작하였지만 태풍을 만나 섬에 표류하면서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간다. 더구나 주인공들에게 위협을 가하던 의문의 존재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초반부터 이야기의 다른 축을 이루던 해적 칸과 아라가스가 본격적으로 주인공과 얽히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다. 스스로 혁명가임을 주장하는 칸은 자신의 행동을 이상주의 실현으로 합리화 시키고, 그보다 더한 악당 아라가스는 해적을 쫓는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잔인함과 추악함은 무엇으로도 정당화되지 못하며 결국 원하는 것은 돈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솔직히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 조금 다른 소설이다. 렘브란트의 그림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거나 그림을 통해서 스토리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렘브란트는 부하르트에게 의뢰받아 그림을 그린 것 외에는 딱히 한 일(?)이 없다. 더구나 표지의 인물은 렘브란트의 자화상일뿐 내용중에 언급된 부하르트의 초상화는 실제 있긴 한 것인지 의문스러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눈이 핑핑 돌아갈 만큼의 모델같은 여주인공과 주 드로를 닮았다는 남자주인공은 결과적으로 먼 친척뻘 된다는 결론인데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 가능성이라도 있는것인지... 이런저런 궁금증을 남긴다.
흥미로운 점은 추리소설도 아니고 판타지도 아니지만 그 모든것들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반전까지 포함된 복합적인 '모험소설' 이라는 점이다. 영화를 예로들면 '인디아나 존스' 분위기가 나면서도 '내셔널 트레져'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러고보니 영화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과 아시아를, 육지와 바다를 넘나드는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 될 것이다. 유년시절 한옥집 다락에서 할머니가 남기셨다는 오래된 상자를 쳐다볼때마다 저 속에 보물지도가 들어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했었다. 약간의 아쉬움도 있지만 '보물섬'과 '로빈슨 크루소', '십오소년 표류기'등을 통해 끊임없는 상상력과 모험심에 자극을 받으며 자라온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봄직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