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4 - 지구촌 시대가 열리다 (1400년~1600년)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4
조영헌 지음, 권재준.김수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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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후에도 한동안 시험을 치르는 악몽(?)을 꾸곤했다. 내가 알고 있었던 시험 범위가 엉뚱한 것이어서 무슨 소린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로 가득한 시험지를 받고서는 당황해하다가 벌떡 일어난다든지, 시험시간 종료 2,3분을 남겨두고는 답안지가 한칸씩 밀려서 작성된 것을 확인하고 허둥거리는 장면들이 대부분이었다.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학창시절 내내 중요한 시험이 다가올때마다 나를 괴롭혔던 꿈들이기도 했다.

앗싸~ 난 졸업했지. 시험이여 안녕~~^^  잠에서 깨어 가슴을 쓸어내리며 흐뭇해했던 나날들이 수년 지나고나자 어느 순간 더이상은 시험치르는 꿈은 꾸지 않게 되었다. 다만 스트레스가 심할 때, 직장에서 대형사고를 터뜨리는 꿈을 꾸긴 하는데 솔직히 어느 것이 더 좋다 괴롭다를 고를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어쨌거나 우리 역사도 잘 모르는데 왜 굳이 남의 나라 것까지 달달 외워야 하는지 늘 불만이었던 과목이 바로 세계사였는데 왕조의 이름부터 역사적 사실을 시간순으로 구분하는 것, 수많은 위인들... 그땐 정말 머리가 터질것만 같았다. --;; 
 
물론 세계사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우리 세대가 받았던 교육은 '숲'을 보는 방법이 아니라 '나무'만 알면 된다는 식이었는데 다시말해 세계사의 큰 흐름을 이해하기보다, 부분적으로 외우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 이 책은 보트에 몸을 싣고 강을 내려가는 것처럼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을 잡아준다. 고대 인류가 출현한 후로 시대별로 문화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냥 편한하게 읽어내려 가기많 하면 된다. 아하~ 그땐 그랬구나, 음... 이런 일도 있었군 하면서 말이다. 

 내용면을 살펴보자면 어린이용이라고 해서 결코 만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세계사라는 것이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가마득할 정도로 워낙에 방대한 분량이다 보니 어떤 식으로든 틀만 잡으면 그 다음 이야기는 자연스레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한권의 책에 무리하게 담으려 하기보다 '마주보는 세계사교실'처럼 시리즈로 가닥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책은 시리즈의 4권으로 근대로 향하는 골목이라 할 수 있는 15세기~17세기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세계사의 흐름을 네가지로 구분하였다. 지구촌 시대의 개막 에서는 이전까지 대륙별, 나라별로 단절되다시피한 상태로 지내오던 나라들이 필요에 의해 문화를 교류를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것으로 바닷길을 개척과 무역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예술과 학문의 등장 에서는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벗어난 새로운 시도, 새로운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이는 우연히 혹은 뜬금없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하였거나 부패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교역망의 개편/ 치열한 경쟁과 새로운 질서 에서는 말그대로 세계사의 치열함이 느껴진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여 다른 대륙의 자원과 문물을 먼저 차지하는 나라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국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이는 다음 시리즈에서 다룰 제국주의와 식민지 쟁탈전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매장마다 시선을 끄는 화려한 도판과 삽화가 특히나 돋보이는 책이다. 처음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구어체 서술도 몇장만 읽으면 금새 익숙해진다.^^ 

 유행이 돌고 돌듯 역사도 되풀이 되고, 세계사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나라들이 오늘날 세계의 정치,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한때는 남미의 나라들이 부강했던 시대가 있었고, 그에 앞서서는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동양권이 일방적으로 무역 흑자를 누리던 시대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 행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정화를 기리는 퍼포먼스였다. 한때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던 중국인들이 그들의 역사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전해지는 부분이었다. 화려했던 시대 이후 청말기 서구 열강에 짓밟히고 수모를 당하면서 100년을 기다려 오늘에 이르렀다는 그들. 역사속의 영화를 다시 이루어냈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니네들만 있냐? 가슴 깊이 품은 역사, 100년을 기다리든 혹은 그보다 더 오랜 세월을 기다려서라도 반드시 재현하고픈 역사, 우리도 있다! 두고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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