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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과학자 50
夢 프로젝트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7월
평점 :
한 사람이 데모크리토스에게 물었다. "그대에게 페르시아 왕의 자리를 준다면 어떻게 하겠소?" 그러자 그는 "내게는 페르시아 왕국보다 기하학적 현상의 원인을 밝히는 일이 더 가치가 있소"라고 대답했다.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긴해도 왕의 자리조차 거들떠 보지 않다니 데모크리토스의 열정이 대단하지 않은가. 예술, 문학, 과학등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후세에까지 이름을 떨칠 정도가 되려면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에 인생을 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의 에너지를 쏟아붓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한마디로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자연철학이 성립되기 이전 고대에는 신을 중심으로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시말해 자연은 신들이 창조했고 홍수나 가뭄등 자연현상도 신의 뜻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탈레스, 아낙시메네스, 헤라클레이토스등 초기의 자연철학자들에 의해 물질과 원리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고, 데모크리스토스는 인류 최초로 원자론을 주장한 과학자가 되었다.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단위인 원자는 불에 타거나 썩어도 소멸하지 않고 다만 분리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고 주장한 그는 원자가 이동하기위한 공간으로 '허공'의 실존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는 그전까지 없었던 개념이라고 한다.
현재를 사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해택과 과학적 성과에 대해서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처음 발표되었을때는 곧바로 인정되기보다 학계에 파란을 일으키는등 오히려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전기저항의 표준단위인 '옴'은 독일의 물리학자 게오르크 지몬 옴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전류나 전지가 인류에게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단지 그의 실험을 재현하기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그가 고등학교 교사였다는 이유로 학회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최초의 발표가 있을 후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정당성을 인정 받았다고 하니 그 세월이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비타민을 처음 발견한 일본인 화학자 스즈키 우메타로도 마찬가지다. 당시 일본 의학계에서는 각기병을 감염병으로 보았기 때문에 스즈키의 주장이 오히려 비판받았다고 한다. 스즈키의 '오리자닌'은 1년 뒤에 발표된 영국의 학자 풍크의 보고서에 의해 '비타민'이 된 것이다.
'노벨상'을 만든 주인공인 노벨은 인명을 살상하는 폭약을 만들어 엄청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말년의 그는 "적이든 아군이든 어느 쪽이든 순식간에 상대를 전멸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손에 넣는다면 어떤 문명국도 전쟁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핵을 보유하고 있어야 핵전쟁을 막을 수 있다.' 그런 주장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솔직히 자신의 과거에 대한 변명인지 아니면 '평화'에 대한 다소 위험하지만 뚜렷한 철학인지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나의 작은 소망은 그저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생각하면서도 우리가 핵이 없으니 중국과 일본이 껄떡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 말이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과학자 50> 이 책에는 인류의 발전에 공헌한 천재 과학자들 50명을 소개하고 있다. 과학, 물리, 화학을 통틀어 낯익은 이름이 많아 흐뭇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업적이 무엇인지는 떠올리지 못했는데 이젠 대략의 가닥이 잡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순지, 홍대용, 우장춘, 리승기등 한국인 과학자가 소개되어 반가웠는데 오늘날 우리의 경제력에 비해 과학분야가 활성화되지 못한 점으로인해 인재들을 외국으로 떠나보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입문서'라는 수식을 단 책에 관심이 많이 간다. 때문에 삼양미디어의 상식시리즈를 여러권 접하게 되었는데 깊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두루 짚어주는데는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