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마 키 1 - 스티븐 킹 장편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86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그대가 삶을 살고 삶이 그대를 살도록 하라. p.463 "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이란... 솔직히 말하자면 스티븐 킹의 작품을 책으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포영화 한번 보고나면 오래도록 꿈자리가 사납기 때문에 이쪽 방면으로는 아예 관심도 두지 않고 살아왔다. 근데 궁금했다. 두터운 마니아층과 함께 이토록 오래도록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킹에게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었다. 더운 여름 계절적인 영향도 무시못하겠고, 감명깊게 감상했던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의 원작자라니 마음이 혹했다. 
 
주인공 에드거 프리맨틀은 건축업에서 잘나가던 성공남이었다.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심각한 장애를 입은 그는 거의 폐인이 되어 버렸다. 초반부는 에드거가 재활훈련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육체적으로 조금씩 회복될 때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난폭해지는 모습등 상황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뛰어나다. 에드거의 주장처럼 이유도 모르고 지옥에 끌려가기를 반복하는 사람은 자신인데, 처음엔 죽을까봐 두렵다가 다음엔 죽지 못할까봐 두려운 것도 자신인데 결국 옆에서 지켜보던 가족마저 그에게서 한 걸음 멀어져 버린다. 

병든 몸과 외로움만 남은 에드거는 듀마 키 섬에서 요양하면서 오래전 취미삼아 그리던 그림을 다시 시작한다. 때마침 지역의 예술계에서 에드거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전시회도 열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도 되찾은듯 보인다. 여기까지가 1부의 이야기인데 걱정반 기대반으로 읽은 내용치고는 무난했다. 물론 잘려나간 팔로 지치도록 그림을 그린다는 설정이나, 그림에 그려진 내용대로 현실화된다는 설정등이 야릇한 기운을 조성하긴 했지만 후덜덜 거릴만큼은 아니었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대로 에드거의 개인사와 듀마 키에 대한 전반적인 묘사등이 뛰어나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하지만 2권에 접어들자 서서히 공포 분위기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분명 에드거인데 앞에서부터 툭툭 던지듯 언급해 놓은 한 소녀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또 하나의 줄거리로 형성되면서 에드거의 이야기와 만나는 것이다.  으스스한 늪지대, 유령선, 악령, 어린 소녀들('엑소시스트'나 '오멘'과 같이 소년, 소녀가 등장하는 공포영화가 은근히 더 무섭다. 왜 그럴까?) 전형적인 미스테리, 공포, 스릴러다. 이런... ^ ^;; 누구를 원망하리. 호기심이 죄다. 지지리 말 안듣고 상자 뚜껑 열어버린 판도라처럼 정말 후덜덜 떨었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한다.  '나도 스티븐 킹 읽었다~!!' 하는 뿌뜻함. 그리고 남은 것은 공포에 대한 잔상. 허허~  일주일이 갈지 열흘이 갈지... ^ ^;; 다른 작품을 읽지 못해서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읽은 킹은 그렇다. 시종일관 정신못차릴 전개보다는 무언가 치밀한 짜임새를 가진 계획적인 구성이라는 것. 1,2권 총 900여 페이지정도 되는데 끝부분 250여 페이지가 엄청 무섭다는 것이다. 1권 읽을때까지만 이게 뭐가 무섭냐고 고개 갸우뚱하면서 읽었는데... 알고보니 해일 일어날 해변에서 물빠지는줄 모르고 조개잡고 있었던 것이었다. 언제 다시 킹을 만나려나 자신은 없지만 열대야가 기승하는 이 계절에 좋은 추억이다.   


덧붙임...  책 읽는 동안 신랑이 많이 들볶였다. "여보~ '듀마 키' 마저 읽어야 하는데 오늘 일찍 좀 들어와~" 안그래도 겁 많은 사람이 공포소설은 왜 읽느냐고 궁시렁대면서도 착한 남편이 되어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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