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 - 마광수 문화비평집
마광수 지음 / 에이원북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오래전 마광수 교수의 구속 소식을 접했을때만해도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외설스런 책을 출판했다는 이유로 대학 교수를 구속까지 했을까하는 의문이 끊이질 않았었다. 당시만해도 지식인들의 구속사유로 가장 흔했던 것이 국가보안법 이었기에 '외설스럽다'라는 표현 자체가 교수라는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던 탓인지 아님 올바르지 못한 책은 읽지도 말아야한다는 식의 내 안의 보수성 탓인지 한 번도 마교수님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게 무턱대고 마교수님이 밝히는 사람이고 심지어 TV에서 보여지는 그분의 외모조차도 외설스러워 보였음을 고백한다. 

선입견이 있었던 작가의 책 치고는 공감가는 내용이 더러 보였다. 도대체 예술과 외설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는 고민에서부터 표현의 자유라든지, 여전히 주먹구구식인 검열문제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문제있는(?) 영화가 개봉될때마다 외국에서는 무삭제 개봉인데 우리는... 이라며 시끄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지금도 그런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가위질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본 것인지 아님 무조건 잘라내야 본인의 업무에 충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개개인의 사고를 제한하려 하지말고 그냥 보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해야 옳은 것 아닐까.  

반면에 '문화비평집'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주관적이며 부정적인 시각이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성, 정치, 문학, 인물등 문화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서술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성'이라는 안경을 쓰고 바라본듯한 정말 마광수스럽다고 해야할지... 예를들면 정치에 있어서 '야한 여성지도자'가 좋다고 주장한다든지, 문학에 있어서 외설은 없다라는 주장, 영화 배우라면 당당하게 벗을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등이 꽤나 튄다. 역시 난 보수적인거야? ^ ^;; 

하지만 정말 섭섭한 것은 이 책이 여러해에 걸쳐 씌여진 글을 모아서 출판했다는 것을 알겠는데 1989년도에 씌인 글도 보이고 1990년도에 씌인 글도 적지 않게 보여서 놀랬다. 물론 시대를 초월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내용도 있긴 하지만 최근 고인이 되신 박경리 작가에 대한 애도가 아직도 끊이질 않은 상황에서 "요즘(1990년)의 우리나라 소설들은 그 길이가 너무 길다. 걸핏하면 대여섯 권짜리 대하소설이요. (중략) 작가들의 '물량주의' 선호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좀 그렇지 않나 싶다. 

더구나 정치면에서는 듣고 싶지도 않은 두 김씨가 계속 등장하고, 영화배우 안성기씨에 대한 인물론에서는 "그의 노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라고 표현하며 노출증적 '끼'를 주문(1990년)하였지만 그후로도 작품성있는 영화에 지속적으로 출연하였고 수상 경력도 화려하며, 여전히 국민배우가 아닌가 말이다. '표현의 자유'나 '출판의 자유'도 좋지만 내용을 좀 수정하시든지... 성의가 좀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끝으로 마광수 교수의 생각에 공감하고를 떠나서 어쨌거나... 정치판에서처럼 줄서기, 갈아타기, 해쳐모여~ 를 잘 해야만 성공한다는 교수 사회에서 꿋꿋하게 '야함'을 주장해온 '뚝심' 하나만큼은 인정한다. 출간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명작처럼 오랜 세월이 지나 이분의 책들이 인정받을 날이 올련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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