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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
구드룬 슈리 지음, 김미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몇년전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던 아저씨 한 분이 인근의 산에서 등산하다가 '산삼'을 발견했던 적이 있다. 놀라운 것은 산삼이 발견된 장소가 지역에서 굉장히 유명한 산으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에서 가까운 지점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후로 사무실에서 야외행사가 있을 때마다 "잘 찾아봐라. 산삼 캘 준비하자." 라는 농담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든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탓인지 너무나 아는 것이 없는 나이기에, 설사 발에 채이는 게 산삼이라한들 그 가치를 알아볼 '눈'이 없다는 사실. 지난번 등산때도 산삼 옆을 스쳐 지나간 것은 아닐까 큭~ 나도 한번 외치고 싶다. "심봤다~!!"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 이 책은 다산초당의 '뒤흔든... 시리즈'라고 보면 좋을듯 싶다. ^^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나 인문 분야를 항상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어서 고마운 책이다. 우선은 X-ray라고 불리는 륀트겐 광선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기억에 남는다. 뢴트겐은 비교적 모범생이었지만 친구의 비행을 대신 뒤집어 쓰고 퇴학당하고 만다. 그 사건은 대학 진학을 앞둔 시점이라 진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외부인' 자격으로 대학 입학 시험을 치르는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불운이 따른 과학자다. 뢴트겐의 엑스선만큼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보급된 과학 기술이 없을 만큼 그의 발견은 엄청난 것이었다. 부러진 뼈나 총상을 확인하는등 의학에만 사용되었던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 감정이나 미라 연구등 사용분야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다만 엑스선이 대중적으로 사용되던 초기에는 구두 가게에서 구두가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데도 쓰였을 만큼 엑스선의 해로움에 무지했기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페니실린에 관한 발견 또한 대략 알고 있으면서도 다시 보니 반갑다. ^^ 병원 연구실에서 감염증을 퇴치하는 치료제를 찾고 있었던 플레밍은 여름에 휴가를 다녀온 후, 페트리접시 몇 개를 냉장시키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그 때 곰팡이가 핀 주변에는 박테리아가 번식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위대한 발견의 시작이 된 것이다. 하지만 페니실린이 발견된 후 10년이 흐를동안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는데 페니실린을 정제 형태로 사용할 수 없었고, 약의 분량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최초의 항상제가 된 페니실린은 제2차 세계대전에 수많은 목숨을 구하는등 그후로 오랫동안 유일한 항생제였다. 플레밍은 페니실린 사용 초기에 '충분하게 사용할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고 하는데... 인류를 살린 최초의 항생제가 결국은 최초의 '항생제 과용'을 낳은 샘이다.
세계사를 뒤흔들었다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사소한 것에서 위대한 비밀을 발견한 천재들'이라는 부제를 보니 문득 떠오르는 발명품이 한가지 있긴 하다. 애서가들의 필수품 포스트잇이 바로 그것이다. 포스트잇은 3M 직원이 기존의 접착제보다 강력한 접착제를 연구하던중 실패한 결과물로 취급되었다가 성가대를 하면서 찬송가에 끼워둔 종이가 달아나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제품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책에서 소개된 16가지 발견들 중에는 '우연'이 기회가 된 경우가 많다. 사소한 발견은 전문 지식을 갖춘 역사학자나 과학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쓰거나 과학분야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이처럼 기회는 '우연'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준비된 사람들, 일생을 바쳐 연구한 이들에 의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