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구급법 Outdoor Books 8
일본산악회 의료위원회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올해로 칠순이신 아버지의 건강 비결은 누가 뭐라해도 '등산'이다. 근 10여년 넘게 매일 아침 동네 약수터에 올라 맨손 체조를 하시고는 왕복 서너시간 걸리는 등산을 꾸준히 해 오셨다. 아버지 나이대의 다른 어른들이 고혈압이나 당뇨, 관절염등 한, 두가지 정도 고질병에 시달리는 것에 반해 한평생 감기 한번 걸리신 적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불과 두 달쯤 전의 일이다. 평소처럼 등산 후 하산하시다가 발이 미끄러지면서 주저 앉으셨는데 그만 엉치뼈가 골절되고 말았다. 눈감고도 다니신다고 주장하실만큼 익숙한 길이었지만 육안으로 구별되지 않을만큼의 얇은 얼음이 돌틈 사이를 메우고 있었던 것이다. 한 달 넘게 치료를 받으시고 지금은 다시 등산을 하실만큼 좋아지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 일을 통해 등산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 사실이다.   

<등산 구급법>은 활자의 형식을 빌어 출간된 인쇄물들 중 가장 실용적인 '책'이다. 어쩜... 책이라는 표현보다는 조금 큰 수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을만한 사이즈다. 작지만 있을 것 다 있고, 무엇보다 겉 커버가 가죽인가 싶은 비닐커버로 되어있어 등산용 베낭에 항상 넣어두면 유용할 것이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산에서 생기는 부상인 골절, 탈구등에 대해서, 2장에서는 산에서 생기는 질병인 복통, 식중독등에 대해서, 3장 등산 형태별에서는 계절별, 설산, 해외등산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상과 질병에 대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4장은 '자가 응급처치'에 대한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있게 보았던 부분이다. 문득 고등학교 때 '교련'이라는 수업이 생각났다. 유사시 즉, 전쟁이 일어나 사람들이 다쳤을 때 응급처치를 취할 방법을 가르쳐주던 수업이었다. 짝꿍과 마주앉아 서로 부목대고 붕대감아주던 기억이 새록새록...  요즘은 없어졌다고 들었는데 '반공'은 필요없더라도 응급처치 등에 관한 교육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입시 위주의 우리 교육 현실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안전교육'이다.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걸핏하면 인재니... 안전불감증이니 떠들지 말고 어릴 때부터 제대로된 안전교육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응급처치 요령등을 숙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모프로그램에서 전문가가 등산에대해 견해를 말한 것을 들은 기억이 난다. 한달에 한 번, 혹은 1주일에 한번 정도 주기적으로 등산을 하는 경우도 절대 무리한 산행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주 3회이상 운동을 하는 사람만 제대로 된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주말이라고 무리한 등반을 하면 오히려 건강을 헤친다는 것이다. 주 1회의 산행을 위해서는 평소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어야 하고, 등산 직전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도 빼먹지 말자. 평소 심장, 혈관계, 관절등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등산보다는 산책로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마지막 5장에서 말하고 있는 '등산 전의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솔직히 몇년전까지만 해도 나 스스로 '등산'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대학시절이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야외 행사시 등산한다는 말만 들으면 겁부터 났고, 실제로 함께 등산하는 하는 이들에게 너무나도 큰 짐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하는 긍정적 암시를 시작으로 등산복과 등산화를 장만했는데, 과거보다 훨씬 무거워진 몸에도 불구하고 놀랄만큼 힘이 덜어 졌다. 그 전엔 청바지에 단화운동화를 신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운동화에 가장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어쨌거나 등산할 때 편한 복장과 모자, 썬크림, 썬글라스, 장갑, 수통등 (별것 아닌것 같지만) 기본적인 준비물을 하나씩 갖추어 가는 것만으로도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등산이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무엇보다 등산은 가족이 혹은 단체가 함께 할 수 있는 야외활동이라는 점에서 강추할만 하다. 그러나, 사고는 예고없이 닥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등산... 그 까이꺼 그냥 슬슬 걷기만 하는데 사고 날 거 뭐 있나. '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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