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그 공존의 역사를 다시 쓴다, 비움과 나눔의 철학 3
이명권 지음 / 코나투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 테러와 납치가 발생하면 항상 배후에 이슬람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 그러한 경우도 많다. 종교의 기본적인 이념을 세세히 들여다 보면 '사랑'과 '평화'를 내세우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와 종교가 만났을 때는 대립과 갈등으로 표현되거나 때론 '전쟁'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그들은 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는가. 이 책은 무함마드와 예수의 생애를 통해 두 종교의 생성 배경을 알아보고, 그들의 가르침이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서술하였다. 서로의 다른점을 알아가고 이해를 통해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장 주목할만한 내용은 이슬람과 그리스도교가 같은 민족이고 종교적인 뿌리도 같이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슬람에서 말하는 유일신 '알라'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솔직히 이슬람에 대해서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은 이스라엘의 조상이고, 이삭의 배다른 형제가 이슬람의 조상이니 그들이 말하는 유일신이 다를 이유가 없다. 무함마드는 스스로를 구약에 나오는 모세와 욥과 같은 예언자라고 주장하며 알라의 말을 전하면서 지지세력을 모았다. 그렇다보니 꾸란(코란은 영어식이다)에는 구약과 신약의 일부를 인용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무슬림들은 꾸란이 순수하고 흠 없는 알라의 계시라고 믿고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구약성서나 신약성서의 일부를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참으로 화해할 수 없는 차이점을 서로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p.160" 이슬람은 유일신 알라만 있을 뿐 '삼위일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고 예언자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무함마드는 그리스도교를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그리스도교는 무함마드가 성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함마드는 예수의 신성을 주장한 12사도를 비난하였지만, 무함마드 사후에 무슬림 또한 무함마드를 여전히 예언자로 보는 순니파와 '무오류성' 즉 신성을 주장하는 시아파로 나뉜 뒤, 후대에 내려오면서 계속 파벌이 생긴다.  

그 외에도 예수는 생애를 통틀어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함마드는 초기부터 신정정치를 통해 지지세력을 결집하였고, 세력을 확장하기위해 정복 전쟁도 끊이질 않았다. 예수는 간음한 여인을 죽이려는 자들에게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지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슬람에서는 꾸란에 따라 도둑질한 자의 손을 자르고 율법을 어긴 자들을 돌로 쳐죽였다. 이는 오늘날에까지 이어져 옴으로써 인권문제등을 야기시키고 있는데 정치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에도 여전히 꾸란에 따르고 있다. 또한 예수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던 것에 반해 무함마드는 많은 부인들을 두었다. 전쟁으로부터 과부와 노예들을 지키려는 초기의 의도와는 달리 개인의 소유욕에 의해 여인들을 취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무함마드 자신도 주위의 비난을 무릅쓰고 양자의 아내를 맞거나, 부인들간의 갈등을 '계시'를 내세워 일축하기도 했다.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책을 통해 이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꾸란'이나 '라마단(이슬람의 단식)'에 대해서만 들어봤을 뿐 언론에서 '시아파'나 '순니파'가 어쩌구하면 어떤 의미인지 못알아 들을만큼 용어조차 낯설었는데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두 종교가 아예 다른 지역, 다른 민족이었다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적극적이지는 않았을까. 앞서 언급한대로 '알라'와 '하나님'이 동일하다는 시각에서는 무슬림과 그리스도교가 공존하지 못할 이유도 없어보였는데 세세하게 살펴보니 결정적인 부분에서는 타협점을 찾기가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한 사람의 개인을 예로들어 보자. 우리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도 하고,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태어날 때 물려받은 유전적인 요인에다 어린시절부터 조금씩 형성된 성격들을 어느순간 바꾼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뜻일게다. '한국인은 이러이러하다'라고 표현되는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가 스스로 문제점으로 인식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다보니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의 공존과 갈등은 쉽게 생각할수만은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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